응답하라 메이플스토리… ‘너무 재미있어요’ 반응 나올 때까지
2013.12.09 12:18 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 '메이플스토리'의 겨울 업데이트 '유앤아이'
지난여름 RED 업데이트로 새 역사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가 이번 겨울 '유앤아이'로 다음 페이지를 채운다. '유앤아이'는 RED와 같이 게임내용뿐 아니라 정책적인 변화도 포괄하는 내용이다.
한때 동접 62만을 뛰어넘으며 국민 캐주얼게임으로 발돋움한 '메이플스토리'는 RED를 통해 유저들과 교감 및 소통 강화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RED는 신규 콘텐츠 추가 위주로 진행되던 지난 업데이트와 달리, 마일리지 시스템(게임플레이만으로 캐시아이템을 살 수 있는 포인트) 부분 도입, 24시간 상담센터 운영 등 서비스 정책적인 부분까지 변화를 주며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게임 내용만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유저 목소리를 더 귀담아들으며 지금까지의 10년이 아닌,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신호탄 같은 업데이트였던 셈이다.
이번 '유앤아이' 업데이트 역시 게임성 강화, 캐시 아이템 부담 완화, 신규 콘텐츠 추가 등 다양한 내용을 두루 안고 있어 유저들의 긍정적 반응이 한 번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넥슨 메이플 본부는 이번 업데이트를 기념해 '유앤아이' 개발자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오한별 프로듀서, 고세준 디렉터, 강원기 팀장이 직접 나와 게임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데, 업데이트 명칭만큼 유저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 교감과 소통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에 게임메카는 어제(4일) 해당 영상의 주인공인 세 사람을 만나 지난 RED의 성과와 '유앤아이'의 세부 내용,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메이플스토리'의 방향 등을 들어봤다.
▲ 핵심 개발진이 전하는 '메이플스토리' 유앤아이 업데이트 발표영상 (영상제공: 넥슨)
- 만족과 아쉬움 교차했던 RED 업데이트
"RED 업데이트는 내부적으로도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욕심이 많았어요. 모험가 직업 개편도 성공리에 마쳤고, 캐시 아이템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유저들의 큰 호응을 받아서 만족스러웠죠. 다만 마지막 공개된 신대륙과 거대보스전 등은 완성도에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오한별 프로듀서)"
넥슨 오한별 프로듀서(본부장)는 지난여름 공개된 RED 업데이트의 성과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사실 해당 업데이트는 그에게 있어 모험적인 성향이 있었다. 늘 새로운 것 중심으로 사고하며 업데이트했던 것과 줄기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마일리지 시스템 도입 등 캐시 아이템 부담을 줄이는 정책은 꼭 그가 아닌 넥슨 입장에서도 꽤 거대한 변화를 알리는 시작이었다.
다행히 오한별 프로듀서는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확신'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걱정이 컸지만 유저들의 반응을 보니 '이렇게 가도 되겠다'라는데 확신을 얻었다는 것이다. 특히 유저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은 메이플 본부 모두에게 큰 힘이 됐다.
이에 오한별 프로듀서는 이번 겨울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기존보다 더 어려운 숙제를 스스로에게 냈다. RED가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번 '유앤아이'에서는 게임의 '기원'이 될 수 있는 부분까지 손을 뻗쳐 게임 내용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원래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연차가 늘어날수록 거기에 적응된 유저들이 많아 내용 자체를 함부로 개선하는 것이 까다롭다. 잘못 만지기라도 하면 '드디어 망하려고 작정했다'는 식의 무시무시한 유저 의견이 쏟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 프로듀서가 이에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맞다. 앞서 언급했듯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RED를 통해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가 조금 더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이 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에 새로운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기원'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개선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을 정도다.
고세준 디렉터 역시 생각이 같다. 그 역시 RED 업데이트 이후 무수히 쏟아진 유저들의 피드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분명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단순히 '넥슨 뭐하냐, 고쳐라' 정도의 불멘소리식 피드백이 아니라, 내용에서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의미가 크다. 드디어 유저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말을 해도 듣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듯, 유저들은 '진짜로 해주네?' 정도로 평가해준 것은 메이플 본부 입장에서 무척 기분이 좋다.
"RED 업데이트가 그랬고, 현재 우리의 개발 방향은 유저 분들과 함께 게임을 만든다는 것으로 정했거든요. 그 신호탄이었던 RED 이후 유저 분들이 정말 많은 의견을 주셨어요. 과거에는 '한풀이' 정도의 공격적인 내용이 많았는데,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주는 내용이 상당했죠.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인 만큼, 우리의 기조를 더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습니다(고세준 디렉터)"
▲ 넥슨 메이플 본부, (좌측부터) 강원기 팀장, 오한별 프로듀서, 고세준 디렉터
- '유앤아이' 양적팽창보다 질적성장에 집중
'메이플스토리'의 겨울 업데이트 '유앤아이'는 총 세 차례에 걸쳐 게임에 적용된다. 오는 19일에는 1차 '메이플스토리 ORIGIN', 1월 2일에는 2차 '잊혀진 영웅 은월', 그리고 1월 16일에는 마지막 3차 '메이플스토리 THE SEED'가 적용된다. 이 외에도 지난 5일에는 특별한 제약 없이 다른 서버로 이동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월드 리프'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우선 첫 번째 단계 '메이플스토리 ORIGIN(기원)'은 의미 그대로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모든 온라인게임은 서비스 이후 몇 년 이상이 지나면 본래 모습은 점차 희석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콘텐츠 기반 업데이트 중심으로 게임 서비스를 이어온 '메이플스토리'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이 과정이 틀린 것은 아니다. 시대 트렌드와 유저 성향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플 본부는 바로 여기서 잠시 브레이크를 걸었다.
"현재 유저들의 플레이를 분석해보면 크게 사냥-파밍-커뮤니티 나누어집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해당 패턴에 기반해 늘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에만 신경 썼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해도 세 가지 패턴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유저들의 의견을 종합해봐도 바로 이 패턴에 아쉬움을 표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바로 이 패턴, 즉 '메이플스토리'의 기원이 되는 부분을 이번 '유앤아이'에서 바꾸기로 했죠(오한별 프로듀서)"
오한별 프로듀서의 말대로 대부분의 게임은 업데이트가 된다고 해서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블리자드의 '와우'도 무려 다섯 개의 확장팩이 나왔지만, 결국 퀘스트를 진행하고 필요한 전투를 하는 과정 자체는 크게 변함이 없다. 즉, 프레임은 같다는 것이다. 때문에 메이플 본부는 유저들이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기초적인 부분에 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말 그대로 ORIGIN이다.
▲ 유앤아이에서 새로 추가되는 뾰족귀마을(상)과 엘리트 몬스터(하)
내용을 보면 공감 가능하다. 우선 유저들이 캐릭터 육성에 가장 시간을 투자하는 필드 사냥이 개편된다.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사냥하던 몬스터가 엘리트 몬스터로 변화하는데, 몸집이 더 커지는 외적 변화와 함께 더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이 과정이 계속되면 엘리트 보스가 곧 등장하는데 혼자 잡을 수 없으니 유저들에게 그때그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즉 지루함을 없애면서 동시에 그때그때 인터랙션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외에도 필드에 룬 시스템을 추가해 버프 같은 추가 효과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기본 공격에 대해서도 각종 콤보 개념을 추가해 사냥 자체에서 주는 재미로 높였다. 즉, 밋밋하던 필두 전투에 다양한 방식의 '재미'를 넣은 셈이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레벨업 시스템 역시 개편된다. 성장 동선을 개편해 초보 유저들도 '낯설지' 않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길라잡이 시스템을 통해 현 상황(레벨 등)에서 가장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 역시 기본기를 강화하는 의미에서다.
또한, RED에서 진행된 무료화 혜택 역시 더 강력해진다. 기존 아이템 강화에 필요한 큐브나 프로텍트 실드 등을 인게임에서 더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며, 복합 결제를 사용했던 마일리지 시스템을 개편해 해당 포인트만으로(100%) 캐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전용샵도 오픈될 예정이다.
특히 마일리지 전용삽은 유저들에게 단연 최고 기대순위다. 해당 샵에는 실제 캐시샵에서 판매하는 전부가 제공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잘 팔리지 않는 비인기 아이템만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아이템 선정은 정말 힘든 고민이었어요. 특히 기존 캐시 아이템은 특정 유저들에게 큰 만족을 준,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의 부분유료화를 한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불특정 다수의 유저 분들이 이를 지나치다고 하면, 우리는 당연히 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일리지 전용샵에서는 바로 이런 부분을 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제공될 거예요. 우리는 건전함을 추구하고 있고, 억지로 뜯어내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요(오한별 프로듀서)"
오한별 프로듀서의 말처럼 이번 마일리지 샵 오픈 역시 ORIGIN이라는 의미에 부합한다. 이는 곧 '넥슨 게임' 정확히 말해 '돈슨'에 대한 선입견까지 고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는데 캐시 아이템이 방해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함' 정도의 인식을 심어주고, 동시에 굳이 돈을 쓰지 않아도 게임 플레이만으로 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유앤아이'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인 '잊혀진 영웅-은월'과 '메이플스토리 THE SEED'는 신규 콘텐츠 추가와 더불어 MMORPG 본질에 가까운 도전적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신규 캐릭터 '은월'은 '메이플스토리'에 오랜만에 등장하는 동양형 캐릭터로, 스토리상 검은 마법사를 봉인시키고 메이플 월드를 지켜낸 영웅 중 숨겨진 영웅으로 등장한다. 갖가지 정령 스킬을 사용하며, 깊이감과 공간감을 살린 캐릭터 디자인으로 새로온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세 번째 THE SEED에서는 유저들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던전 콘텐츠가 추가된다.
"THE SEED는 도전요소가 강화된 던전입니다. 누구나 도전하기는 쉽지만, 스테이지를 클리어할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내 실력과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지표로 삼을만한 콘텐츠가 될 수 있겠네요. 종합적인 '메이플 실력'을 겨루어볼 수 있는 형태로 이해해도 괜찮습니다(고세준 디렉터)"
▲ 메이플스토리 웹상점(상)과 엘리트 보스(하)
- 유저들과 함께 만드는 '메이플스토리'
"사실 이번 업데이트 명칭은 RED에 이어 계속 색깔로 가보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어요. 그러나 우리 는 이름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더 집중하고 싶었죠. '유앤아이'라는 명칭 역시 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됩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서비스 1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더 나아가는 일만 남았죠. 이를 위한 내실을 다지는 단계가 바로 RED와 '유앤아이'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어려 합니다. 이제 '메이플스토리'는 '유저들이 만드는 게임'이니까요(오한별 프로듀서)"
앞서 여러 번 언급한 대로 현재 '메이플스토리'는 유저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온전히 이루어져야 '지금까지의 10년'이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넥슨과 메이플 본부는 내년 보다 다양한 형태로 이를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개발 팀이 전국을 돌며 유저들의 의견을 듣는 원정에 나선다.
"메이플스토리가 가장 메이플스토리 같았던 시기는 언제인가?"
오한별 프로듀서에게 해당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명쾌했다. 바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몇몇 유저들은 과거가 좋았다고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부일 뿐이다. 실제로 메이플 본부는 '메이플스토리'의 과거 버전을 그대로 가져와 전용 서버를 오픈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다. 정말 누군가에게만 '좋은' 그런 게임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현재 메이플 본부가 생각하는 '모범답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까지 '메이플스토리'가 주는 고유의 '즐거움' 덩어리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이번 겨울 '유앤아이'로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새로 조립하는 가장 정확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은 '메이플스토리'가 단순히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IP 자체에 대한 확장성이었어요. '메이플스토리'라는 IP가 어떻게 하면 더 장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죠. 때문에 저희는 단기적인 업데이트 정책보다는 장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에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지 모르겠지만 RED와 '유앤아이'가 그 시작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개발진 모두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유저 분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오한별 프로듀서)"
"정말 올해는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던 해인 거 같아요. 그 결과를 '유앤아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돼 개인적으로 기쁩니다. 2014년에는 전국 각지를 돌며 피드백 프로모션도 진행하는 만큼, 모든 유저 분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게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고세준 디렉터)"
"유저들과 소통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그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은 거 같아요. '유앤아이'는 이를 더 보강했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강원기 팀장)"
▲ '유앤아이'는 과연 유저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