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
‘붕어빵 타이쿤’은 지금의 컴투스를 만들어 낸 게임으로 통한다. 10년도 훨씬 전에 사내 아이디어 공모로 탄생한 이 소박한 게임은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피처폰 게임 역사상 최초로 백만 다운로드 시대를 열며 컴투스를 피처폰 시장의 메이저 주자로 올려놓았다.
‘붕어빵 타이쿤’ 이후 컴투스를 이끈 또 다른 역군을 꼽으라면 단연 ‘액션퍼즐패밀리’다. 코스닥 상장의 좌절을 맛봤을 무렵, 컴투스의 입지를 확고하게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엄마의 3단 정리, 할매의 뽁뽁뽁뽁 등 엽기발랄하고 천진난만한 미니게임으로 남녀노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추억의 게임이지만 ‘붕어빵 타이쿤’과 ‘액션퍼즐패밀리’는 명실공히 컴투스가 자부하는 탑 플레이어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그리고 최근, 이들이 한 번 더 뭉쳤다. '액션퍼즐패밀리'는 '돌아온'이라는 마크를 달고 새로운 레이스를 시작했고, '붕어빵 타이쿤'은 여기에 조력자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가 출시된 이후, 미니게임으로 '붕어빵 타이쿤'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에 게임메카는 추억의 두 이름이 떠올리게 해준 ‘액션퍼즐패밀리’의 유승민 수석 개발자와 ‘붕어빵 타이쿤’을 탄생시킨 유청 수석 개발자를 만나 보았다.
▲ '붕어빵 타이쿤'의 유청 수석과 '액션퍼즐패밀리'의 유승민 수석
두 게임 다 옛날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줄줄 나왔다. 그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을 하나 꼽자면, ‘액션퍼즐패밀리’가 호시절에도 딱히 일인자 게임은 아니었다는 이야기였다. 1위는 못해도 언제나 5위권에는 꾸준히 살아 다음 시리즈에게 바톤을 넘긴 장거리 주자였다.
‘액션퍼즐패밀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책임지고 있는 유승민 수석은 자신의 아이들을 일컬어 ‘죽지 않는 게임’이라 칭하며, 첫 시리즈가 나오고 3년 반 가까이 계속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 피처폰 시절 처음 등장한 '액션퍼즐패밀리'의 모습 (사진제공: 컴투스)
다시 돌아온 후에도 ‘액션퍼즐패밀리'는 역시 핏줄(!) 이어받았다.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는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 낸 창작 퍼즐이라는 과거 모습에 피버 모드, 다양한 아이템, 최신 트랜드인 소셜 랭킹 시스템 등을 적용시켰다. 출시 이후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고 매출 순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승민 수석은 ‘액션퍼즐패밀리 2'가 나올 때부터 내부에서는 터치폰 출시를 염두에 두었기에 스마트폰 게임으로 만들기가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존 미니게임 중 8개 이상은 되려 터치가 더욱 용이했을 정도.
다만 퍼즐게임이다 보니 터치를 가미하면 조작성, 특히 액션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 다양한 효과를 살려 문제를 극복했다. 유승민 수석은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예전의 게임성이나 느낌은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생소했던 점은 라이브 서비스다. 피처폰게임은 출시하면 ‘끝'이다. 밸런싱이 무너지면 무너진 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차피 모든 유저가 공평한 상황에 부닥쳐있으니 말이다. 피드백을 받아서 게임을 수정해도 유저들은 업데이트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비용을 더 아까워했다.
유승민 수석은 "지금은 언제든지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이다 보니 불편한 요소, 재미적인 요소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졌지만, 너무 많은 피드백을 받다 보면 어느 순간 게임이 유저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쫓는데 급급해질까 유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액션퍼즐패밀리와 붕어빵 타이쿤이 만나기까지
출시된 게임에 미니게임으로 넣는 것도 쉬운 길은 아니었다. 당연히 ‘붕어빵 타이쿤’에 미니게임을 넣는 부분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려반 걱정반이랄까. 그는 "재미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검증받은 게임이지만, 워낙 큰 브랜드를 가져다 쓰는 거라 소제에 대제를 넣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 초창기 '붕어빵 타이쿤'의 게임 화면 모습 (사진제공: 컴투스)
‘액션퍼즐패밀리’의 선배격인 ‘붕어빵 타이쿤’은 유명 경영 시큘레이션 게임인 타이쿤 시리즈에서 착안, 붕어빵을 만들어 팔아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붕어빵은 너무 오래 구우면 타기 때문에 적당한 타이밍에 맞게 붕어빵을 구워내고 손님의 주문에 정확한 양을 팔아야 한다. 당시 휴대폰의 키조작을 활용하여 ‘손맛’과 ‘스피드’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붕어빵 타이쿤’은 하나의 온전한 게임으로 출시해도 좋을 만큼 고유의 게임성이 충분하다. 때문에 별도의 앱이 아니라 왜 미니게임 형태로 붙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 수밖에 없다.
이에 원작자인 유청 수석은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가 나오기 전까지 ‘붕어빵 타이쿤’을 스마트 디바이스에 맞춰 재창조하는 것이 다소 회의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유청 수석은 "붕어빵 타이쿤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바쁜 게임”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런 게임이 시장에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는 것.
게다가 간단해 보이는 캐주얼게임이라도 서로 시스템상 다른 부분이 있었기에 내부에서도 콜라보레이션은 생각치도 못했던 이야기였다. 다만 유승민 수석이 먼저 용기를 내 원제작자인 유석 수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예상과 다르게 흔쾌히 ‘붕어빵 타이쿤’을 활용해도 좋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유청 수석은 “처음 콜라보레이션 요청이 왔을 때는 개발팀에서 보여줬던 의지나 옛 향수를 상기시키는 측면에서 수락했는데 실제 나온 게임도 흡족할 정도였다”며 특히 원작에서 붕어빵을 굽고 펌프질하면서 더 빠르게 속력을 높이는 느낌이 옛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다고 칭찬했다.
사인은 떨어졌지만 있는 그대로 게임에 적용할 수는 없었다. ‘붕어빵 타이쿤’의 컴백은 ‘돌아온’이라는 콘셉에는 부합됐지만, 스릴넘치는 타이밍 잡기, 피버 모드, 아이템 사용 등 짜릿한 맛이 특징인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와 붕어빵을 굽고 손님에게 판매하는 ‘붕어빵 타이쿤’의 박자는 차이가 있었다. 나름의 ‘액퍼화’가 필요했다.
원작은 굽고 파는 재미가 있었다면 미니게임으로 온 ‘붕어빵 타이쿤’은 타이밍에 맞게 붕어빵을 굽는 것에만 집중했다. 플레이적인 요소 일부분을 떼어서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붕어빵 타이쿤’을 도입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의 긴장감을 즐기는 어린 유저 외에도 추억을 상기시키는 청년층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금까지도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는 인기순위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 3천만을 넘어섰다.
유승민 수석은 "오래가는 데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컴투스의 오래된 투탑은 다시 한번 긴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다.
▲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의 붕어빵 굽기 실력이 일취월장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