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게임 스타트업 개발사, 퍼니파우 서우원 대표
스타트업 창업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옛말에 딱 들어맞는 케이스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단점을 극복하는 것을 반복해야 성공의 문턱에 도달할 수 있다. 1인 개발자로 유명한 ‘도톰치’ 장석규 대표는 2013 인디 게임 개발자 서밋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첫 작품으로 대박이 나는 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며 보통 3번째에서 5번째 게임부터 두각을 드러낸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처음부터 만족할만한 성공을 거두기란 쉽지 않은 일이며, 넘치는 아이디어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도 많다. 이처럼 창업 초반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창업지원제도가 있다. 정부 쪽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 등이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업체에서도 스마일게이트, 게임빌,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스타트업 개발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즉, 본인의 프로젝트를 어필해 대상업체로 선정되어야 필요한 도움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게임메카는 스마일게이트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오렌지팜’에 입주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퍼니파우의 서우원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 업체의 패기, 결과물 창출에도 영향 준다
퍼니파우는 10:1의 경쟁률을 뚫고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팜에 둥지를 폈다.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은 입주공간과 유,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는 물론 필요한 법률 및 회계관련 자문을 지원해 입주자가 창업과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현업 전문가의 상시 멘토링과 사업 방향성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리뷰데이’, 해외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 스마일게이트의 스타트업 창업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
퍼니파우의 서우원 대표는 창업지원 심사 시, 스타트업으로서의 패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회사를 세우겠다고 생각할 정도면 창립자들이 가진 사업 아이디어는 제각각 참신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어필하지 못하면,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도 이 개발사가 정말로 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입사면접을 예로 들면, 아무리 스펙과 경력이 뛰어나도 본인의 장점을 면접에서 잘 이야기하지 못하면 인사 담당자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개발사로서의 열정과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한다. 서우원 대표는 “판에 박힌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결론은 패기다. 스타트업 업체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신선한데, 그렇기 때문에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곳도 있다. 다시 말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라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열정과 패기가 추진력이 되어 준다. 개발 진척도나 프로젝트의 참신함, 구성원의 경력과 포트폴리오도 중요하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퍼니파우의 모바일게임 '소울킹' 공식 이미지 (사진제공: 퍼니파우)
이어서 서우원 대표는 스타트업 회사 설립을 꿈꾸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최근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대개 이런 프로그램은 연초에 몰린다. 따라서 지원을 받고 싶다면 연말에 회사를 차리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지원 프로그램은 중복으로 받을 수 없는 종류도 있으니 세부사항을 잘 살펴봐야 한다”라며 “외부투자를 받는 것 역시 좋지만 그만큼 창업자들의 지분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끈끈한 정으로 뭉쳤다. 15년 지기 친구들이 모인 퍼니파우
스타트업 회사가 해결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문제는 인력과 자금이다. 특히 회사를 꾸린지 얼마 되지 않는 스타트업 개발사는 의견차이를 중재할 책임자가 불분명해 의견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중에 인력이 이탈하기도 한다. 안 그래도 직원 수가 적은 회사에서 구성원이 빠져나가는 것은 매우 큰 난제로 다가온다.
퍼니파우 서우원 대표는 이런 점에서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우원 대표를 포함해 회사의 창립 맴버는 모두 고등학생 동창이며, 15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사이다. 즉, 구성원을 단단히 묶어주는 감정의 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고등학교 때 ‘나중에 모여서 게임을 만들자’고 약속한 뒤 각자 다른 회사에 아트, 프로그래밍, 기획 등 각자의 분야에서 실력을 쌓고 있었다. 이제 모두 만족할 수준을 달성했다고 생각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 퍼니파우의 미들코어 RPG '소울킹' 공식 영상 (영상제공: 퍼니파우)
그리고 그 첫 결과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 주인공은 모바일 미들코어 RPG ‘소울킹’이다. ‘소울킹’은 70% 이상 개발이 완료되었으며, 현재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 서우원 대표는 “최근 게임들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조작 한계성과 진입장벽이 낮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턴 방식의 자동전투로 흘러가는 것 같다. 그러한 한계 속에서도 RPG이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소울킹’은 이 믿음에서부터 발전해 여기까지 왔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