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블 레전드 체험기, 영웅은 RPG처럼 악당은 던전키퍼처럼
2014.06.11 17:45 게임메카 E3 특별취재팀
▲ 영웅과 빌런의 대립이 핵심인 '페이블 레전드'
MS가 올해 E3를 통해 공개한 게임의 주요 공통점은 온라인 협력플레이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콘솔 멀티플레이의 대중화를 불러온 '헤일로' 시리즈는 물론,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역시 현장에서 4인 플레이가 시연됐다. 피터 몰리뉴의 대표 시리즈인 '페이블'의 최신작, '페이블 레전드' 역시 마찬가지다. '페이블 레전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시리즈 최초로 4인 온라인 협동플레이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체를 E3 2014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블 레전드'는 4인이 함께 팀을 이루는 온라인 협동플레이를 지원하며, 만약 홀로 게임을 할 경우 AI 캐릭터 3명이 파티원 역을 맡는다. 또한 역으로 플레이어 1인이 '빌런' 역을 맡아 몬스터를 지휘하며 던전에 침입한 다른 유저를 쓰러뜨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 중, 기자는 4명이 힘을 합쳐 던전을 공략하는 4인 협동 플레이와 영웅을 처단하는 '빌런' 역을 모두 체험해봤다.
약 20분 간의 시연을 통해 느낀 점은 4명이 함께 던전을 공략하는 '영웅' 쪽은 MMORPG, 그리고 홀로 적들을 상대하는 '빌런' 쪽은 '던전키퍼'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게임 하나에 2가지 종류의 장르가 혼합된 형태다. 특히 '빌런'의 경우, 다수의 유닛을 한 번에 컨트롤하기 용이한 편리한 조작이 돋보였다. MMORPG와 던전키퍼, 한 게임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2종의 재미가 한 곳에 모였다는 점이 '페이블 레전드'의 특징이다.
▲ '페이블 레전드' E3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쓰러진 동료를 일으키세요, 협동 강조한 영웅 모드
이번에 체험한 부분은 4인 온라인 협동 플레이로 '고블린'을 물리치며 안쪽에 침투해 거대한 '오우거'를 쓰러뜨리면 완료되는 것이었다. '페이블 레전드'는 전투를 강조한 타이틀이다. 실제로 각 직업별로 특징이 뚜렷하다. 냉기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의 경우, 적의 체력을 빼앗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더 빛을 발한다. 방패와 갑옷으로 무장한 여전사의 경우, '디아블로3'의 '성전사'처럼 방패로 적을 밀쳐내거나, 적을 내리찍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석궁과 수류탄을 함께 사용하며 화끈한 화력을 자랑하는 궁수나 은신마법으로 몸을 숨기는 암살자, 단검을 던져 적을 즉사시키는 도적 역시 눈길을 끌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각 캐릭터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주력 스킬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파티의 효율을 높인다.
▲ 캐릭터 별로 주요 스킬과 포지션이 다르다
'페이블 레전드'는 흡사 MMORPG에서 4인 파티 플레이를 하는 듯한 게임성을 선보였다. 매복해 있던 '고블린'은 활로 기습적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하며, 터지는 순간 시야를 희뿌옇게 가리는 연막에 목숨을 위협하는 자폭병도 있다. 여기에 탄탄한 탱커도 공격을 무시하고 홀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몬스터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전방을 치고 나가는 쪽과 후방에서 화력을 퍼붓는 쪽의 짜임새 있는 전술이 요구된다.
▲ 강력한 몬스터인 '오우거'는 홀로 쓰러뜨리기 힘들다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부활'은 협동 플레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전투 중, 체력을 다해 쓰러지면 동료의 도움을 얻어 부활할 수 있다. 모든 게이머가 전장에 쓰러지면 던전 공략에 실패하기 때문에 동료가 한꺼번에 모두 사망하지 않도록 주위를 기울여야 한다. 서로를 살리고, 파티원의 도움을 얻어 부활하는 기능은 동료의 존재감을 실감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던전 내부에는 나무 방벽으로 막힌 부분이 존재한다. 이 역시 4명이 함께 때려 빠르게 부수고 진행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
혼자서 일당백이 가능한 이유, 빌런 모드
반대로 '빌런 모드'는 혼자서 영웅 4명을 상대하는 것이다. 시작은 '던전키퍼'와 유사하다. 원하는 위치에 필요한 유닛이나 함정을 배치해 영웅을 맞이할(?) 채비를 갖출 수 있다. 기자가 플레이했을 때는 모든 지역에 원하는 만큼 유닛과 장치를 설치할 때까지 약 60초가 소요됐다. 영웅들처럼 유닛 역시 종류에 따라 특징이 다르다. 활을 사용해 원거리에서 적을 위협하거나, 적 근처로 다가가 자폭하는 폭탄병과 근거리 공격 유닛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탄탄한 전투력을 선보이는 '오우거'도 존재한다.
▲ 다수의 유닛을 다루며 영웅을 처단하는 '빌런' 모드
'빌런 모드'의 플레이는 비단 던전 세팅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미리 배치해둔 유닛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서 영웅을 공격하도록 명령하는 전술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키보드가 아닌 Xbox One 컨트롤러로 원하는 유닛을 지정해 도착지를 지정하거나, 필요한 유닛만 뽑아 부대를 구성하는 단기간에 손이 많이 가는 조작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페이블 레전드'는 이러한 한계를 효율적인 조작으로 커버했다. 전장에는 총 4종류의 유닛이 있으며, 유닛 종류별로 지정버튼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즉, 필요한 유닛의 지정 버튼을 누르고 이후 위치를 지정하면 된다. 여기에 동일한 종류의 유닛이 자동으로 한 부대로 묶이기 때문에 부대지정에 골머리를 않을 필요도 없다.
'빌런' 모드의 핵심은 영웅이 한 자리에 모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흩어놓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영웅'은 동료를 살릴 수 있는 '부활'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빠르게 전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유닛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영웅을 흩어놓고 각개격파하는 전술이 요구된다.
▲ 적재적소에 배치한 유닛이 승리를 부른다
여기에 일종의 필살기라 할 수 있는 '스페셜 어택'이 마련되어 있다 유닛을 지정한 상태에서 오른쪽 트리거를 누르면 '스페셜 어택'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거리 공격 유닛은 '분노' 상태가 되어 2배의 대미지를 주며, 궁수는 '연막탄'을 쏴서 영웅들을 방해할 수 있다. 여기에 영웅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박격포'를 발사할 수 있는 유닛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