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 재미와 차별성 모두 갖춘 FPS
2014.11.12 21:06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 블리자드 신작 '오버워치' (사진제공: 블리자드)
이번 블리즈컨 2014에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단연 17년 만에 발표된 블리자드의 신규 IP ‘오버워치’였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에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FPS장르다. 이전에도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로 FPS 시장에 도전한 바 있지만,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된 만큼, 2015년 베타테스트를 앞둔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의 첫 FPS라고 할 수 있다.
게임메카는 블리자드 신작게임 ‘오버워치’ 시연 버전을 블리즈컨 2014 행사장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제공: 블리자드)
난이도부터 역할까지 확연하게 다른 ‘오버워치’ 영웅들
‘오버워치’는 AOS게임처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웅의 분류는 돌격(Tank)와 수비(Defense), 지원(Support), 공격(Offense)의 4가지 역할로 나뉜다. 돌격은 이름과 달리 높은 방어력으로 전방에서 아군을 수호하며, 수비는 포탑 설치나 공성 모드로 아군의 거점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지원은 아군의 회복을 공격은 방어력은 약한 대신 저격이나 치고 빠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오버워치’는 역할에 따라 영웅의 플레이와 특색이 확연하게 다르므로,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영웅들을 가지고 팀원과의 협력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FPS처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유저 혼자서 대량의 킬 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기자는 블리즈컨 2014에서 4가지 역할별로 각기 다른 영웅을 선택해 직접 체험해봤다.
먼저 공격형 영웅으로는 근접 캐릭터인 리퍼와 저격에 특화된 위도우메이커, 한조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리퍼는 ‘망령화’와 ‘그림자 밟기’와 같은 회피기로 적진에 침투한 뒤, 궁극기 ‘죽음의 꽃’으로 적을 학살하는 방식의 근접형 암살자다. 반면 위도우메이커와 한조는 원거리 저격에 특화됐다. 갈고리 발사, 벽타기 등으로 탑과 같이 높은 곳도 쉽게 이동할 수 있어, 다른 영웅에 비해 저격 위치를 선점하기 좋다.
▲ 가까운 거리에서 한조는 무섭지 않았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특이한 점은, 저격형이라고 하더라도 일반 밀리터리 FPS의 저격수와는 역할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오버워치’ 저격형 영웅은 후방에서 아군의 모자란 화력을 지원하는 RPG의 딜러에 가깝다. 그 이유는 좁고 굴곡이 많은 맵의 형태와 느린 탄속 때문으로, 한 방에 킬을 노리기는 어렵다. 다른 FPS게임과 비교하면 저격총보다는 로켓포 속도와 비슷하다. 그나마 가장 좋은 위치가 탑 위인데, 근접 공격수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또 일직선으로 이뤄진 맵이 아니기에 가만히 서서 멀리서 걸어오는 적을 저격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돌격형 영웅으로는 라인하르트를 체험해봤다. 이 영웅은 방어력이 높은 근접캐릭터로, 일정량의 피해를 흡수하는 방패들기 스킬을 통해 적에게 접근해 로켓 해머나 돌진으로 적을 사살하는 방식으로 플레이 한다. 돌진은 적에게 달려가 차징하는 스킬로, 대부분의 캐릭터를 한방에 빈사 상태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 때문에 지원형 캐릭터가 후방을 받쳐준다면 무쌍류 게임과 같은 플레이도 가능했다.
그러나, 우수한 성능만큼 컨트롤도 가장 어렵다. 방패들기 스킬로 막는 것이 가능한 수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접근하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고, 돌진의 경우 강력하지만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스킬 사용 타이밍을 파악하면 쉽게 피할 수 있다. 원거리 스킬로 화염 강타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플레이하는 유저의 손을 가장 많이 타는 영웅이다.
지원형 영웅은 메리스를 체험해봤다. 이 영웅은 아군 체력을 회복시키는 힐러로, 팀 내 라인하르트 같은 탱커 캐릭터 뒤에서 카두세우스 지팡이 스킬로 체력 관리만 해줘도 된다. 카두세우스 지팡이의 사정 거리가 꽤 긴 편이기에 전장에 접근하지 않고도 아군을 회복할 수 있어 위험도도 낮다. 시연 버전의 맵이 굴곡이 심한 외길이라 저격이나 후방 공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게임 플레이 내내 거의 죽지 않고 팀을 위해 공헌할 수 있었다.
포탑을 건설해 적을 견제하는 수비형 영웅 토리비욘도 조작이 쉬운 편이었다. 체감상 힐만 담당하는 지원형 캐릭터보다도 쉽게 느껴졌다. 이는 토리비욘의 포탑 건설 스킬 때문이다. 적의 이동 경로에 포탑 설치 스킬을 사용한 뒤 길목에 숨어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킬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엄폐물에 숨어서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적이 포탑을 공격하면 뒤에서 기습하는 것도 가능하다.
▲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영웅 토리비욘 (사진제공: 블리자드)
개인보다는 팀 플레이, 실력에 자신이 있어도 ‘닥돌’은 금물
‘오버워치’ 조작 방식은 FPS지만, 게임성은 오히려 6대 6으로 진행되는 AOS에 가깝다. 따라서 고수 유저 한 두 명으로 승리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시연 버전에서 플레이 가능했던 모드는 방어와 공격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거점 점령전 이었다. 이 중 기자가 주로 체험한 맵은 진입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뒷길로 돌아가 적을 기습하는 것이 가능한 다른 FPS와 달리 굴곡이 심한 외길이었다. 주로 전투가 벌어지는 중앙의 넓이는 ‘서든어택’의 대표 맵 웨어하우스의 반 정도로 좁다. 그 외에 다른 길은 중앙에 위치한 4개의 탑이 끝이다. 각 탑은 다리로 이어져 저격을 하거나 뛰어내려 적 뒤를 기습하는 용도까지는 가능하지만 다른 FPS처럼 먼 길을 돌아 기자의 사각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나마 리퍼는 ‘그림자 밟기’ 스킬로 순간 이동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영웅으로는 힘들었다.
좁은 외길에서 전투가 진행되는 만큼 1:1보다는 다 대 다 전투가 펼쳐진다. 특히 탑에 접근하기 쉽지 않은 방어팀이라면 방어력이 높은 돌격형 캐릭터를 앞세워 뚫지 않으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위도우메이커와 한조는 벽을 타고 탑 위에 올라갈 수 있지만, 그 곳에 포탑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면 올라가는 순간 킬 수를 상납하는 상황이 발생된다.
이 때문에 돌격형 영웅의 체력을 지원형 영웅이 회복시키면서 길을 뚫고, 뒤에서 공격형 영웅이 화력을 지원하는 등의 협력 플레이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라인하르트 등 돌격형 영웅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여럿이 공격해도 버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혼자서 활약하기 힘든 것은 공격 역할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리퍼나 트레이서와 같은 공격 영웅은 점멸과 시간 역행, 망령화와 그림자 밟기 같은 회피기로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지만, 각 스킬마다 쿨타임이 존재하기에 무한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공격 영웅은 방어력이 낮기 때문에 실력차가 매우 크지 않은 이상 혼자 다수를 상대하는 것은 힘들다. 저격무기를 사용하는 위도우메이커와 한조는 이런 회피기도 없어, 더욱 팀원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만약 팀원들이 선택한 영웅들이 한쪽 역할에 치우쳐 있다면 시작 전 리스폰 지역에서 영웅을 교체하면 된다. 게임 시작 전 준비 시간이 꽤 길고 제한 시간 내에 여웅을 자유롭게 변경가능하기에, 팀원이 선택한 영웅을 살펴보고 교체하기에 충분하다. 체감상 AOS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대기 시간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 라인하르트라도 이렇게 다굴에는 장사없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 아군 라인하르트라가 앞에 있다면 매우 든든하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전투에 특화된 FPS의 재미에 전술을 더한 종합선물세트
‘오버워치’는 AOS처럼 각 영웅별 역할이 4가지로 확연하게 구분됐고, 특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다르다. AOS 요소를 담은 FPS 게임인 만큼, 블리자드의 신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만 공개된 시연 버전에서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다른 '오버워치'만의 차별성과 재미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히어로즈’ 스타일의 AOS 게임과 다른 ‘오버워치’의 차별성은 액션이 있는 전투와 전술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오버워치’는 일반적인 FPS와 달리 마우스 클릭 외에도 E와 시프트 키로 별도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게이지를 모아 궁극기가 사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AOS와 비슷하지만 하지만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쿼티뷰인 AOS와 달리 좀 더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오버워치’는 탑과 미드, 봇의 3라인으로 진행되는 AOS와 달리 외길이다. 후방을 공격하거나 하는 전략을 포기한 대신, 각기 다른 스킬을 가진 영웅을 활용한 다양한 전술로 승부를 펼칠 수 있다. 또 플레이 시간도 10분 정도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비해 매우 짧다.
이처럼 블리자드 첫 FPS ‘오버워치’는 빠른 진행, 짧은 플레이 시간 속에서 협동 플레이와 전술의 재미를 통해 다른 FPS게임과의 차별성을 추구하면서 재미까지 챙겼다. 짧은 시간 동안 정해진 맵에서만 플레이를 즐겼음에도 1년 만에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났다. 2015년 베타테스트를 통해 시작될 FPS시장에서의 블리자드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게임이 ‘오버워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