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플랫폼으로 확정, 북미는 '가상현실'로 들썩
2015.03.05 16:02 게임메카 GDC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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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의 인기 소재인 '가상현실(VR)'은 게임에서도 예전부터 관심받는 플랫폼이었다. 이 가상현실(VR)은 '오큘러스 리프트'가 발표되면서 구체화 되었고, 소니와 삼성, 페이스북 등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개발자에서 소비자의 관심으로 번져 갔다. 그리고 올해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15'에서 그 관심과 열기가 절정에 올랐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15’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2일부터 6일(현지시간)까지 개최된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강연이 진행되는데, 이번 GDC 참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 주제는 다름 아닌 가상현실(이하 VR)이다.
VR에 대한 높은 관심은 회장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오큘러스VR과 소니 VR 관련 세션에는 강연 시간 1시간 전부터 사람이 몰렸고, 4일부터 시작된 GDC 엑스포에서도 VR에 관련된 콘텐츠가 다수 전시됐다. 또한, 에픽게임스와 크라이텍, 유니티와 같은 엔진 업체도 자체 부스에 오큘러스 리프트로 구동되는 데모 시연 공간을 마련했다. 이처럼 VR콘텐츠를 시연하는 부스 대부분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 강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사람이 꽉 들어찬 존 카멕 세션
▲ 소니 '프로젝트 모피어스' 강연에 늘어선 줄
미지의 세계, VR 콘텐츠에 공식은 없다
왜 북미는 이렇게도 VR에 열광할까. 오큘러스VR 존 카멕(John Carmack) CTO는 “VR은 모바일 이후 현시대 콘텐츠에 변화를 일으킬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둠’이 FPS 게임에 기술적인 변화를 불러왔다면, 이번에는 VR이 판도를 바꿀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다. 즉,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기에 북미 개발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VR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 공식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정해진 틀이 없기에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밸브는 VR 전용 OS를 런칭했고, 팝캡 설립자 존 베치도 VR 콘텐츠 전문 개발사 ‘플루토VR’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큘러스와 함께 ‘기어VR’을 출시한 삼성은 국내 스타트업 개발사와 손잡고 기어VR 전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 존 베치가 설립한 '플루토VR' 로고 (사진출처: '플루토VR' 공식 홈페이지)
관련 업체들은 이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운영한다. 오큘러스는 개발자들이 오픈마켓 개념의 ‘오큘러스 쉐어’에 자유롭게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1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공모전 ‘모바일 VR 게임잼 2015’를 유니티와 함께 개최한다. 소니는 모피어스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개발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개발 전반에 피드백을 준다. 여기에, 레이저는 ‘OSVR’를 오픈소스 하드웨어로 내놓아 개발과 소스 수정의 제한을 풀었다.
오큘러스VR-소니-밸브까지, VR ‘판’도 커진다
북미 인디게임 업계도 VR 플랫폼에 주목했다. ‘인디를 위한 VR(VR for Indies)’ 강연에 패널로 참석한 큐브하트게임즈 맥스 가이거(Max Geiger) 프로듀서는 “나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는 스크린을 통해 이런저런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며 “특히 지금 막 태동하는 시장이기에 진입이 오히려 쉬울 수 있다. 빠른 대응이 장점인 인디에게는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대감에 걸맞게 북미 VR 시장의 규모도 증가하는 중이다. 밸브는 HTC와 협력해 개발한 자체 VR기기 ‘바이브’를 공개했고, 레이저에서 발표한 ‘OSVR’도 시연 버전과 함께 전시됐다. 특히 밸브의 경우는 ‘바이브’ 발표에 힘을 싣기 위해 이례적으로 GDC 부스를 크게 냈다. 여기에, 선두주자인 오큘러스VR과 소니는 상용화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오큘러스와 삼성의 합작인 모바일 VR기기 ‘기어VR 2’도 ‘갤럭시 S 6’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처럼 게임 업계에서 영향력을 지닌 ‘파워 플레이어’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대중화 가능성도 점차 확장된다는 점도, 향후 VR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 크라이텍 부스에서 시연되고 있던 오큘러스 리프트 데모
▲ 중소 개발사에서도 VR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었다
▲ 레이저 부스에 등장한 'OSVR'
▲ '옴니트레이드밀' 부스인데...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