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성공한 댄스업, 비결은 '경쟁심' 공략
2015.05.21 19:1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댄스업'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게임드림머)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장르는 RPG다. 5월 21일 기준 구글 플레이 무료 인기 순위 10위에 든 게임 중 무려 6종이 RPG다. 이러한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리듬게임이 있다. 현재 인기 순위 2위를 지키고 있는 대만발 '댄스업!(이하 댄스업)'이다.
지난 14일에 출시된 '댄스업'은 출시 1주일 만에 구글 무료 인기 순위 2위에 올랐다. 대만 모바일 리듬게임이 한국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댄스업'을 서비스하는 게임드림머 천보창 한국 운영 센터 디렉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게임드림머 천보창 한국 운영 센터 디렉터
천 디렉터는 '댄스업' 강점을 '경쟁'과 '협동'에서 찾았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경쟁심이 높은 한국 유저들에게 4인이 함께 춤을 추고, 그 안에서 순위경쟁을 벌이는 '댄스업' 게임성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그는 "다른 나라 유저들의 경우 점수가 낮거나, 1등을 하지 못해도 크게 경쟁심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한국 유저들은 경쟁심이 강해서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다음에 더 잘하겠다는 마음이 샘솟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노래가 끝나면 순위가 공개된다
경쟁과 함께 강조된 부분은 협동이다. '댄스업'은 마음에 맞는 유저들이 '댄스팀'을 이루고, 서로 교류하는 커뮤니티 요소가 있다. 천 본부장은 "게임 안에서 댄스팀을 구성해 시합을 벌이거나, 멤버들과 교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전목마'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등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한국 유저들도 이러한 부분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 역시 '협동'과 일맥상통한다. 마음에 맞는 유저들이 팀을 이루고, 이들이 의기투합해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노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게임드림머는 전에도 중국, 대만 등 각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세계대회를 열어왔다.
천 디렉터는 "2014년 대만에서 열린 대회에는 7개 국가에서 선발된 8개 팀이 출전했으며, 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현장에 방문했다"라며 "한국에서도 오는 여름에 '댄스업' 유저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2016년부터는 세계대회에 한국에서 선발된 대표팀도 초청해서 다른 국가 팀과 대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댄스업' 소개 영상 (영상제공: 게임드림머)
'댄스업'을 한국에 출시하며 내세운 또 다른 카드는 KPOP이다. 현재 게임 안에는 KPOP 25곡이 있으며, 37곡이 국내 및 해외 판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5년 말까지 KPOP 50곡을 공개하겠다는 것이 게임드림머의 계획이다.
이들이 신경 쓰는 부분은 단순히 '한국 노래를 넣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천 디렉터는 "KPOP을 좀 더 실감나게 넣기 위해 가수들의 동작을 게임에 넣어 캐릭터들이 그에 맞춰 춤을 출 수 있게 했다"라며 "여기에 의상이나 머리 모양도 한국 유저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패션잡지 등을 보며 좋아하는 스타일을 파악하거나, 좀 더 선호하는 종류로 아이템 색을 바꾸는 현지화가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짧게 들을 수 있었다. 우선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여름과 올해 연말에 대형 업데이트가 계획되어 있다. 천 디렉터는 "한복이나 태극기 모양이 들어간 부채, 한국의 거리, KPOP 등 한국 전용 콘텐츠를 비롯해 의상, 아이템, 머리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라며 "또한 카카오, 네이버 앱스토어, 티스토어 등 주요 플랫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게임드림머, 댄스업 기반 삼아 한국 시장에 안착하겠다
▲ 인터뷰 중인 천보창 디렉터
게임드림머는 '댄스업'을 기반 삼아 한국에 직접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천보창 디렉터는 "한국에 진출하며 '댄스업'을 첫 게임으로 고른 이유는 시장 자체에 리듬게임이 적기 때문에 장르에서 신선함을 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여기에 대만을 비롯해 태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성공이 검증된 게임이라 게임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에 이 게임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게임드림머의 계획은 동남아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는 '댄스업'으로 기반을 다진 후 순차적으로 신작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천 본부장은 "라인업 중에는 RPG도 2종 있다. 하나는 2D 기반의 무협 RPG고, 하나는 3D 그래픽을 바탕으로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게임이다. '댄스업'과 마찬가지로 자체 출시할 예정이며, 한국 지사 설립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천보창 디렉터는 대만과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각각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대만은 한국에 비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대만 유저들은 한국이나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게임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라며 "반면 한국은 업체 간 경쟁이 심하고, 유저들은 RPG를 선호하는 편이다. 대만 유저보다는 난이도가 높은 게임을 즐기는데 익숙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사실 동남아는 한국 업체도 진출하고 싶어하는 모바일게임 블루오션 중 하나다. 천 디렉터는 "같은 동남아라도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은 언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현지화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세심한 현지화를 위해서는 번역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에 맞는 마케팅을 잘하는 인재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 두 곳에서 성공한 게임도 대만에서는 흥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현지화에 일정 이상의 인력, 자본,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