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 다른 신선함, 세인트 세이야에는 무기가 없다
2015.09.03 13:36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 좌측부터 세가퍼블리싱코리아 이종혁 사업 총괄 PM과 이창현 현지화 총괄
‘세인트 세이야’는 80년대 일본 열도를 주름잡았던 만화다. 1987년에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드래곤볼’을 잠시나마 뛰어넘었으며, 갑옷의 힘을 빌려 싸우는 ‘배틀슈트물’이라는 신 장르를 개척한 바 있다.
이러한 인기 만화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게임이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이는 일본 세가와 중국 퍼펙트월드가 개발한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으로, 오는 10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러나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는 다른 인기 만화 원작의 게임과 달리,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바로 원작이 80~90년대 최전성기인 고전이라 국내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비슷한 사례의 다른 게임과 달리, 팬층이 부족하다. 이종혁 사업 총괄 PM 역시 “’세인트 세이야’가 너무 오래된 고전이다 보니 처음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곤혹스러웠다”며 “인지도 조사를 했을 때도 원작의 팬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또 2년 전 게임이다 보니 그래픽 수준도 다른 신작에 비해 낮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원작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어떤 점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일까? 게임메카는 국내 서비스를 맡은 세가퍼블리싱코리아 이종혁 사업 총괄 PM과 이창현 현지화 총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10일 정식서비스에 돌입하는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
(사진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무협과 판타지로 양극화된 온라인 시장, 신선함으로 승부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2013년 중국 출시된 MMORPG다. 이 작품은 원작의 성투사들로 구현된 클래스와 ‘크로스(주인공이 입는 배틀 슈트)’에 따라 달라지는 필살기, 만화 내용으로 구성된 스토리 던전 등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재미와 감동을 온라인게임 속에 그대로 담은 점이 특징이다. 즉, ‘세인트 세이야’의 팬이 주 타겟층인 게임이다.
그렇다면 원작의 인지도가 낮은 한국에서 세가퍼블리싱코리아가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의 서비스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종혁 사업 총괄 PM은 그 이유를 ‘신선함’에서 찾았다. 이종혁 PM은 “국내 MMORPG는 판타지와 무협으로 양분화된 상태”라며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시장에서 ‘세인트 세이야’라는 독특한 세계관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기존 게임과 설정이 완전히 다르다. 먼저 온라인게임 기본인 '무기'가 없고, 판타지 필수인 '마법'도 없다. 그만큼 독특한 설정으로 무기와 마법 대신 ‘크로스’를 활용해 캐릭터를 육성 한다. 게임에는 별자리를 본딴 88개의 ‘크로스’가 존재하며, 이 중 어떤 것을 장착하는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가 달라지게 된다.
또한, 브론즈와 실버, 골드, 갓의 4단계에 걸쳐 ‘크로스’ 등급을 진화시킬 수도 있고, ‘크로스’ 수집을 통해 새로운 패시브 스킬을 얻을 수도 있다. 정리하자면 ‘크로스’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같은 직업이라도 전투 방식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구조다.
다만, 너무 신선하면 오히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스토리 던전으로 자칫 생소한 용어들을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 골드 등급으로 '크로스'를 진화시키면 외형도 달라진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스토리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만화 컷신을 삽입했다
(사진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유저의 도전 욕구 자극하는 탄탄한 콘텐츠
신선함만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힘들다.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은 퀘스트와 필드 보스, 레이드 등 MMORPG가 갖춘 기본적인 콘텐츠 외에 유저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연대기’와 ‘은하쟁패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먼저 ‘연대기’는 차기 콘텐츠를 유저가 직접 개방하는 시스템이다. 이종혁 PM은 “정식서비스 버전의 최고 레벨은 100이지만, 실제로 개방된 콘텐츠는 49까지”라며 “이 이상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달성해 다음 연대기를 개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유저의 플레이에 따라 다음 콘텐츠가 개방되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창현 현지화 총괄은 “정식서비스 버전에 적용된 100레벨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총 8개의 연대기를 개방해야 한다”며 “49레벨부터 59, 79, 98 등 10~20레벨마다 연대기가 지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연대기 개방되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더욱 다양해진다. 예를 들어 다른 게임의 특성과 비슷한 개념인 ‘코스모’의 경우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강화시키는 효과뿐이다. 하지만 49레벨에 도달해 새로운 연대기를 열면, 또 다른 ‘코스모’를 개방한 뒤 전투력이나 속성 공격, HP 상승 등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은하쟁패전’은 군단(길드)간 대전을 펼칠 수 있는 콘텐츠다. 매주 진행되는 ‘군단순위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면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진영당 40명이 팀을 이뤄 상대와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또한, 1위 군단을 제외한 나머지 군단이 연맹을 맺고 ‘은하쟁패전’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은하쟁패전’에서 승리하면 특정 지역을 차지할 수 있으며, 이 곳에서는 다양한 강화 재료를 얻을 수 있다.
▲ 각각 사업과 현지화를 총괄하는 두 사람에게 차후 콘텐츠에 대한 내용도 들을 수 있었다
이종혁 PM은 “10월 초 신규 클래스로 ‘씨드래곤이 추가된다. 이는 기존까지와 달리 원작 주인공이 아닌 다른 세력의 캐릭터”라며 “이외에도 6명, 18명, 24명이 팀을 이뤄 전투를 벌이는 것부터 AOS게임의 룰에 따라 전투를 벌이는 ‘미니대전’까지 다양한 PvP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혁 PM은 “원작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을 접하면 오히려 실망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게임으로 먼저 접한 뒤 원작을 보면 상대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드래곤볼 온라인’도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괴리감도 컸던 것”이라며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 입장에서는 원작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신선하고 독특한 세계관과 탄탄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일일 접속자 20만 명,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