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조작, 답답한 전투! 창세기전 4 많이 고쳤나요?
2015.09.04 16:17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소프트맥스 장경주 기획팀장(좌)과 최연규 이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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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4’ 1차 테스트를 경험했던 유저들은 실망이 컸으리라 짐작한다. 전투는 답답하고, 조작은 불편하고, UI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삼중고에 시달렸다.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는 “창세기전 시리즈를 만들 때도 좋은 평가로 시작한 적은 없었다. ‘창세기전 4’ 1차 테스트 때도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검증을 위해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을 외부에 처음 선보이며 내부에서 보지 못한 부분을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다. 당장의 지적은 마음 아프지만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9월 중 만나볼 수 있다. ‘창세기전 4’ 2차 비공개 테스트가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이다. 관건은 1차 테스트 때 지적된 문제를 얼마나 고쳤냐는 것이다. 게임메카는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 장경주 개발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적절한 자동화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투와 UI 개편
가장 큰 문제는 전투였다. ‘창세기전 4’는 캐릭터 5종이 ‘군진’을 이뤄 싸우며, 일반 스킬과 필살기 2가지를 사용한다. 여기에 캐릭터 2종 이상이 협공하는 ‘연환기’도 있다. 다시 말해 키 10개 이상을 왼손으로 일일이 눌러가며 전투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나친 피로감이 쌓였다. 최연규 이사는 “그래서 일반 공격은 자동화를 도입했다. 기본 공격은 자동으로 진행되어 키를 안 눌러도 알아서 공격한다. 여기에 필살기 등 중요 스킬은 숫자키를 눌러 사용하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 '창세기전 4' 1차 테스트 유저 피드백
개선 부분에 전투, 조작, UI 관련 의견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자료제공: 소프트맥스)
이동도 까다로웠다. 1차 테스트 때에는 전투 중 캐릭터를 이동시키려면 알트(Alt) 키를 누르고 그 캐릭터가 배정된 숫자키를 눌러야 했다. 다시 말해 누를 것이 많아 빠른 회피가 불가능했다. 이에 개발진은 알트 키를 없애고 F1부터 F5를 이동키로 도입했다. F3에 지정된 캐릭터의 이동을 원한다면, F3 키를 누르고 우클릭으로 원하는 지점을 찍으면 된다. 마우스 컨트롤도 가능하다. 캐릭터를 좌클릭한 뒤, 원하는 곳을 우클릭으로 찍으면 바로 이동한다.
UI가 화면 아래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스킬 쿨타임이나 버프, 디버프 상태를 알리는 UI가 모두 화면 하단에 있어 게임을 하다 보면 모니터 아래에 시선이 고정되어 전투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최연규 이사는 “이번에는 쿨타임이 끝난 스킬 아이콘이 캐릭터 머리에 뜨기 때문에 화면 아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으로 화면 가운데만 봐도 문제 없이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 이제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중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는 개선을 거치며 전투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빨라졌다. 속도가 빨라지고, 조작 부담이 줄어들며 한 번에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2차 테스트에서는 새로운 던전 ‘이상시공’을 도입했다. 최대 4명이 참여하는 디펜스인데, 매 단계마다 쏟아지는 적들을 제한 시간 내에 처치하는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아바타와 일반 아르카나, 더 이상 잉여로 만들지 않겠다
‘창세기전 4’ 핵심 콘텐츠는 ‘군진’과 캐릭터다. 우선 ‘창세기전 4’ 캐릭터는 3가지로 나뉜다. 유저 역을 맡은 ‘아바타’와 유저를 돕는 ‘파트너 캐릭터’가 있다. 그리고 ‘아바타’와 ‘파트너’ 외에 플레이를 통해 수집해 ‘군진’에 넣을 수 있는 ‘아르카나’가 있다.
그리고 여러 캐릭터가 모여 팀을 이룬 것을 ‘군진’이라 한다. 기본적으로 ‘군진’에는 ‘아바타’가 반드시 들어가며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아르카나’를 골라 넣을 수 있다. 캐릭터 종류와 배치에 따라 다른 전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 ‘군진’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1차 테스트에서는 그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조합과 상관 없이 등급이 높은 ‘아르카나(캐릭터)’만 찾아서 넣으면 끝이었다. 여기에 유저 역으로 등장하는 ‘아바타’ 캐릭터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일반 아르카나’와 ‘아바타’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아바타’에는 ‘멘토’ 시스템이 새로 들어간다. 최연규 이사는 “원래는 전직을 통해 ‘아바타’에 새 능력을 붙이는 식이었는데 실제로 테스트해보니 ‘아바타’가 자리만 차지하는 잉여가 되고 말더라. 그래서 전직을 없애고 원하는 ‘아르카나’ 능력을 ‘아바타’에 붙이는 ‘멘토’ 시스템을 넣었다”라고 말했다.
▲ '잉여'와 다를 바 없었던 '아바타' 활용도를 높여줄 '멘토' 시스템 (자료제공: 소프트맥스)
‘아르카나’ 자체에도 성장 요소가 붙었다. 랭크를 올리는 ‘강화’와 새로운 효과를 붙여주는 ‘각성’ 2가지다. 최연규 이사는 “강화는 다른 ‘아르카나’를 재료로 사용해 진행할 수 있으며, ‘각성’은 던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1, 2단계 각성은 ‘크리티컬 확률 증가’와 같은 패시브가, 마지막 3단계는 스킬 자체가 바뀌거나 새로운 액티브 스킬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로운 ‘아르카나’나 필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영자조합기’가 새로 도입됐다. 이 외에도 1차 테스트 때 없었던 ‘군진’ 효과와 ‘연환기’를 추가했으며, 특정 ‘아르카나’를 사용해 깰 수 있는 ‘서브 미션’을 넣어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하도록 했다.
▲ '아르카나' 자체 성장 요소도 추가된다 (자료제공: 소프트맥스)
1차 테스트 때 ‘설명충’은 잊어달라, 단계적으로 익히는 스토리
‘창세기전 4’ 1차 테스트에서 많이 언급된 단어는 ‘설명충’이다. 시공간을 이동하는 전함 ‘라이트 블링거’와 게임 속 도시 ‘에스카토스’, ‘창세기전’ 과거 사건을 재구성한 스토리. 시간여행과 평행세계가 조합된 세계관을 텍스트로 전하다 보니, 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경우가 많았다.
장경주 기획팀장은 “모든 것을 텍스트로 주입하다 보니 신규 유저의 경우 이해도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라며 “여기에 서브 퀘스트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메인 퀘스트만 따라오다가 유저 레벨과 필드 난이도가 맞지 않아 초반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번에는 ‘설명’을 줄였다. 대신 퀘스트로 필요한 요소를 배워가도록 했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 이 곳은 어디고, 유저의 임무는 무엇이며, 아르카나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를 순서대로 익힐 수 있다.
여기에 2차 테스트에서는 ‘창세기전 2’ 중요 사건 중 하나인 ‘영광의 홀 탈취 작전’을 다룬 액트 2가 공개된다. 최연규 이사는 “액트 2는 ‘창세기전 2’의 해방군 비밀기지나 커티스 지역, 마녀의 숲, 다크 포레스트 등을 배경으로 한다”라며 “액트 1 후반에 등장한 ‘헬터스켈터’의 뒤를 추격하며 본격적인 역사 개입에 들어서고, 그 과정에서 ‘이올린’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보상으로 저항군 시절의 ‘네미시스 이올린’ 아르카나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액트 2에서 '이올린'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 2차 테스트에서 공개되는 신규 지역 '오스칼 고원' (사진제공: 소프트맥스)
정리하자면 소프트맥스는 불편한 조작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를 다듬고, 활용도가 낮았던 일반 아르카나와 아바타의 효율을 끌어올렸다. 최연규 이사는 “1차 테스트를 기반으로 게임을 전반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해 4개월 동안 총력을 다했다”라며 “창세기전 4는 2015년 하반기 공개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개선된 콘텐츠를 다시 검증하고, 추가 의견을 수렴해 좀 더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