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서비스에서 답을 찾다, 빅포인트 한국 재도전 선언
2015.09.15 17:28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 빅포인트 칼레드 힐리우이 대표와 빅포인트코리아 오영훈 대표
2002년 설립된 독일 게임사 빅포인트는 유럽 대표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분류된다. 대표작 ‘드라켄상’을 필두로 200개 국가에 50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보유 유저 수는 3억 8,000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러한 빅포인트가 좌절을 맛본 곳이 있다. 바로 한국이다. 2013년에 NHN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자사의 대표작 ‘드라켄상 온라인’을 선보였으나 2014년 11월에 서비스 종료를 맞이하며 씁쓸히 퇴장했다.
한국에서 냉혹한 실패를 경험한 빅포인트가 다시 한 번 재도전한다. 두 번째 도전을 맞이한 빅포인트의 전략은 180도 달라졌다. 퍼블리셔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국내 시장에 경험이 풍부한 인원으로 구성된 한국지사를 설립해 직접 사업을 진행한다. 난공불락으로 평가된 한국 시장에 빅포인트가 찾은 공략법은 무엇일까? 빅포인트는 15일 열린 ‘드래곤 라이즈’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및 아시아 시장 사업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드래곤 라이즈’는 ‘드라켄상 온라인’의 새로운 이름으로 한국지사 의견을 반영해 새로 붙인 것이다. 한국 유저에게 생소한 독일어 ‘드라켄상’보다 ‘드래곤 라이즈’라는 영어 이름이 친숙하게 다가가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 '드래곤 라이즈' 공식 트레일러 (영상제공: 빅포인트코리아)
바뀌는 것은 이름만이 아니다. 빅포인트코리아 오영훈 대표는 “한국에서 ‘드래곤 라이즈’가 실패한 원인은 과도한 과금 유도와 낮은 편의성, 밸런스 문제 3가지로 압축된다. 따라서 지난 6개월 간 이를 대대적으로 고치는 과정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우선 25레벨까지 과금 없이도 플레이에 무리가 없도록 조정했으며, 20레벨 이하 구간 몬스터 능력치를 낮추고, 보스 아이템 드랍률은 30% 높여 파밍 재미를 강화했다. 여기에 5만 줄에 달하는 텍스트를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다시 번역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끊김 없는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웹이 아닌 클라이언트를 내려 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름부터 콘텐츠, 과금까지 한국 유저 입맛에 딱 맞춘 게임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빅포인트의 각오다. 이를 위해 빅포인트는 2014년 11월 한국지사를 설립해 직접 게임 서비스와 마케팅을 준비해왔다. 2013년 한게임에 게임을 서비스할 당시 운영 및 유저 피드백 수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상기해 한국지사를 통해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빅포인트 칼레드 힐리우이 대표는 “현재 넷마블게임즈,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출신 동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현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핫한 장르 중 하나인 AOS 신작도 대기 중이다. 2016년 상반기 출시를 예정한 ‘샤즈오브워’가 그 주인공이다. 한 판에 길어야 30분 정도 진행되는 짧은 플레이타임과 한타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격렬한 게임성에 입장 전 아이템을 세팅해 놓으면 일일이 본진에 돌아가지 않아도 자유륩게 필요한 물품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앞세웠다.
▲ '샤즈오브워' 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제공: 빅포인트코리아)
물량공세도 이어진다. 앞서 소개한 '드래곤 라이즈', '샤즈오브워' 외에도 2016년 하반기까지 웹게임 신작 '다크 오빗', 현재 개발 중인 MMORTS 신작을 한국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 빅포인트코리아 향후 라인업
빅포인트가 아시아 첫 지사를 한국에 설립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칼레드 힐리우이 대표는 “모바일 위주의 다른 나라에 비해 온라인게임 시장이 큰 편이라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지사를 가장 먼저 설립하게 됐다. 현재는 한국 퍼블리싱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한국 지사가 개발 스튜디오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칼레드 힐리우이 대표는 “빅포인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아시아에서도 1,000만 명 이상이 자사의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더욱 공격적인 방식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