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한 달 맞은 파판 14, 유저 붙잡을 대책 있나?
2015.10.05 12:01 게임메카 임지민 기자
▲ '파이널 판타지 14' 에오르제아의 수호자 업데이트 이미지 (사진제공: 아이덴티티모바일)
‘파이널 판타지 14’가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상용화 후 한 달간의 성적을 보면 준수한 수준이다. 신작 온라인게임 중 드물게 ‘정액제’라는 과금 정책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순위 차트에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즉 ‘정액제’ 첫 번째 난관인 ‘유료화 허들’을 안정적으로 넘은 것이다.
이처럼 ‘파이널 판타지 14’가 유료화를 잘 안착시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 한차례 더 중요한 고비가 남았다. 일반적으로 정액제 게임은 결제일이 돌아오는 30일과 90일경 콘텐츠 부족으로 유저 이탈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국내 서비스를 맡은 아이덴티티모바일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2.3패치다. ‘하우징’과 ‘극 라무’,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 ‘RvR 전장’ 등을 주요 골자로 6일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게임메카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을 찾아가 정식서비스 후 30일 동안 ‘파이널 판타지 14’가 달성한 성적과 이번 난관 극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파이널 판타지 14' 사업팀 최정해 팀장
상용화 고비 잘 넘긴 파판 14, 지금까지 성적은?
일반적으로 정액제 게임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기는 유저들이 재결제에 들어가는 상용화 한 달 후다. 이 시기에 유저 이탈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가에 따라 해당 게임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일단 현재까지 지표로 봤을 때 ‘파이널 판타지 14’의 전망은 밝다. 일시적으로 꺾이긴 했지만 상용화에 들어선 이후에도 신규 유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게임메카 온라인게임 순위에서도 10위권 내를 사수 중이다.
최정해 사업팀장은 “상용화 이후 꺾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네이버 채널링 오픈 후 유입된 신규유저 숫자만으로도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꽉 채울 수 있을 정도”라며 “아직 초기 목표치인 동시접속자 수 10만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2.3패치와 겨울 업데이트까지 진행하면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접속자 수를 1.5~2배가량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온라인게임을 무료로 즐기는 것에 익숙한 한국 유저들이 유료인 ‘파이널 판타지 14’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추세에 대해 최 팀장은 ‘입소문’을 원인으로 꼽았다. ‘파이널 판타지 14’에 대한 호평이 퍼지면서 몰랐던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추석 기점으로 신규 가입과 결제자가 대폭 증가되고 있다”며 “온가족이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 다양한 혜택이 즐비한 친구 초대 이벤트도 신규 유저 유입에 한 몫했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에 ‘글로벌 서버와 동일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국 유저의 입맛에 맞게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향후 업데이트될 콘텐츠 중 일부를 미리 적용하는 전략도 주요했다. 실제로 ‘파이널 판타지 14’는 유저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 퀘스트에 한해 완수 조건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그 결과 유저 이탈도 눈에 띄게 감소하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또한, 국내 정서에 맞춰 파티장이 아이템을 직접 분배하는 마스터 루팅(글로벌 서버 기준 3.0패치 콘텐츠)도 미리 적용했다.
최 팀장은 “지표가 떨어지는 구간을 면밀히 분석해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외에도 초반 구간의 액션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나 불편한 캐릭터 이동과 시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논의 중인 만큼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로 한정판 패키지를 판매한 점도 유저들의 결제가 늘어난 원인이다
재결제 시기가 왔다, 준비한 콘텐츠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파이널 판타지 14’ 서비스 기조는 '글로벌 서버와 동일한 콘텐츠 제공'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서비스된 글로벌 서버와 달리, 한국은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난 상황이다. 이처럼 플레이한 시간이 짧은 만큼, 레이드의 난인도나 던전과 같은 콘텐츠를 무조건적으로 글로벌 서버와 동일하기 힘들다. 짧은 시간으로 캐릭터 이해도나 아이템 수준의 차이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더욱 어렵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덴티티모바일은 2.3패치 신규 콘텐츠 중 ‘극 라무’와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 레이드의 난이도를 하향하는 조치를 취했다. 먼저 ‘극 라무’는 보다 쉽게 레이드를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유저들의 능력치를 높여주는 ‘초월하는 힘’ 버프를 적용해 난이도를 낮췄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극 라무’부터 유저 버프 ‘초월하는 힘’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극 라무’는 3.0패치 이전 콘텐츠 중 가장 어려운 레이드인데, ‘극 타이탄’의 클리어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현 상황에서 그대로 넣으면 제대로 깰 수 있는 사람이 드물 것 같았다”며 “그래서 당초 계획에서 변경해 ‘극 라무’에 ‘초월하는 힘’을 적용했다. 또한 ‘극 라무’부터는 파티원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무찾기가 아닌 8인 파티로만 참여할 수 있게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 '극 라무' 공략 모습
이와 마찬가지로 신규 레이드 콘텐츠인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도 난이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그는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은 ‘초월하는 힘’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1~3층의 난이도를 완화해 유저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했다”며 “난이도가 하향되긴 했지만 글로벌 서버와 동일한 수준의 4층과 영웅 던전이 있는 만큼 도전하는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월 예정인 2.4패치 전까지 ‘대미궁 바하무트: 침공편(영웅)’ 던전 4층을 클리어하기는 힘들 것”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길드 또는 개인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하우징’과 24인씩 3개 진영으로 나눠 전투를 펼치는 ‘RvR전장’, ‘진 강우’와 ‘진 라무’ 레이드, ‘탐라라 묘소(어려움)’와 ‘돌방패 경계초소(어려움)’, ‘난파선의 섬’ 던전 등 유저 이탈 방지를 위한 다채로운 콘텐츠가 제공된다. 이중 ‘하우징’은 단순히 주거공간을 꾸미는 것을 넘어 ‘초코보’ 육성과 야채 재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유저들에게 사냥 외 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 하우징도 이번 2.3 패치의 핵심 콘텐츠다
▲ 하우징에서 축사를 건설하면 '초코보'를 육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글로벌 서버에서 제공 중인 캐시 아이템의 적용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최정해 팀장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경 ‘환생약’과 코스튬 아이템 등 글로벌 서버에서 판매 중인 캐시 아이템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가격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서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