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5: 가디언즈, Xbox의 수호자가 깨어났다
2015.10.26 18:19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Xbox의 수호자가 깨어났다 '헤일로 5: 가디언즈'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Xbox를 대표하는 게임을 단 하나만 꼽으라면, 누구라도 ‘헤일로’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2001년 첫 선을 보인 ‘헤일로’는 생소하기만 했던 신생 게임기 Xbox를 순식간에 PS2 대항마로 끌어올렸다. 당시 ‘헤일로’의 영향력이 어찌나 컸는지, 이 작품 하나만 보고 콘솔을 구매하는 유저가 많아 Xbox를 일명 ‘헤일로 머신’이라 부를 정도였다.
‘헤일로’는 그때까지 PC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FPS를 콘솔에 최적화시켰을 뿐 아니라,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흥미로운 세계관, 무엇보다 카리스마적인 주인공 ‘마스터 치프’를 앞세워 흥행과 비평을 모두 잡아냈다. ‘헤일로’에서 선보인 적극적인 탈 것 활용과 자동회복, 강력한 물리엔진 등은 이후 수많은 FPS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
Xbox 흥행을 이끈 ‘헤일로’는 이후에도 중요한 시기마다 등장해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4년 발매된 2편이 Xbox 황혼기를 장식했으며, 3편과 4편은 각각 07년과 12년 발매되어 Xbox360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Xbox One이 수세에 몰린 바로 지금, 저 먼 우주에서 ‘마스터 치프’가 돌아왔다. ‘헤일로 5: 가디언즈’는 10월 27일 전세계 동시 발매되며, 국내에서도 완전 한국어화로 만나볼 수 있다.
▲ '마스터 치프'의 새로운 전설을 목도하라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우주의 운명을 건 행보관의 장대한 서사시
‘헤일로’는 인류와 외계인 연합체 ‘코버넌트’, 그리고 이들을 아득히 초월한 고대 문명 ‘선조’의 유산을 둘러싼 장대한 우주전쟁을 그린다. 인류군 UNSC 강화병사 ‘마스터 치프’는 ‘코버넌트’와 교전 중 우연찮게 선조가 남긴 우주병기 ‘헤일로’를 발견하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생사를 건 임무에 돌입한다.
이 와중에 모든 것을 잠식하는 기생체 ‘플러드’가 풀려나고, 갑작스런 ‘코버넌트’의 내분까지 겹치며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아 간다. 결국 ‘마스터 치프’는 자신의 목숨을 받쳐 겨우 인류를 파멸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번지 오리지널 3부작의 대단원이다.
▲ 인류와 '코버넌트', 그리고 선조의 이야기 '헤일로'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물론 ‘마스터 치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번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343 인더스트리가 새롭게 ‘계승자’ 3부작으로 ‘헤일로’의 이름을 이었다. ‘마스터 치프’는 3편의 마지막 임무에서 살아남았으며, 수년간 우주를 떠돈 끝에 선조의 또 다른 유산 ‘쉴드 월드’에 도착하게 된다.
‘쉴드 월드’는 아주 오래 전 선조가 ‘플러드’로부터 문명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방주였다. ‘마스터 치프’는 이곳에서 선조의 마지막 생존자 ‘다이댁트’를 만나고, 그가 인류를 절멸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때마침 그를 돕기 위해 찾아온 UNSC 인피니티 호와 합류한 ‘마스터 치프’는 이번에도 인류를 위기에서 구해내지만, 오랫동안 함께해온 동료 AI ‘코타나’를 잃는 큰 희생을 치른다.
▲ 4편에서는 마지막 남은 선조 '다이댁트'에 맞서게 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이 과정에서 '마스터 치프'의 영원한 동반자 '코타나'가 희생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생환한 ‘마스터 치프’는 인류의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강화병사 양성소 시절 동기들과 함께 블루팀을 이룬다. 그러나 그는 ‘코타나’를 잃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고, 끝내는 그녀의 환영을 쫓아 무단 탈영을 감행하는 것이 5편의 도입부다.
만약 ‘헤일로 5: 가디언즈’를 즐기기에 앞서 못다한 전작들을 전부 소화하기 어렵다면, 대신 국내에 완역 출간된 공식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국내 최고의 ‘헤일로’ 마니아로 알려진 ‘에른스트’가 직접 번역한 공식 소설 시리즈는 현재 ‘리치 행성의 함락’, ‘플러드’, ‘선제공격 작전’, ‘오닉스의 유령’까지 총 4권이 나와있다.
▲ 전편을 모두 즐겨보기 어렵다면 완역 출간된 공식 소설을 보자 (사진제공: 제우미디어)
이제는 분대 전투다! 스파르탄 블루팀 vs 오시리스 화력팀
다시금 거친 운명에 휩쓸린 ‘마스터 치프’와 그를 지원하는 블루팀 멤버들, 그리고 탈영한 옛 영웅을 붙잡기 위해 투입된 ‘로크’ 소령과 오시리스 화력팀이 ‘헤일로 5: 가디언즈’의 두 축을 이룬다. 여기에 2편에서 ‘코버넌트’측 주인공을 맡았던 ‘아비터’ 텔 바담을 비롯해 강화병사를 처음 탄생시킨 핼시 박사 등 전작의 주요 인물들도 다시금 등장한다.
우선 ‘마스터 치프’ 존-117’를 위시한 블루팀에는 초기형 강화병사 ‘스파르탄 2’ 린다-058, 켈리-087, 프레드-104가 함께한다. 이들은 ‘마스터 치프’의 동기답게 수많은 전공을 세운 베테랑들로, 게임 내에선 캠페인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료로 활약한다. 린다는 정보 수집 및 해킹, 저격 전문가이며, 켈리는 고속 전투에 특화된 돌격병, 프레드릭은 팀의 지휘관인 동시에 근접전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
▲ 행보관님의 든든한 전우들 '스파르탄 블루팀'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이들을 쫓는 오시리스 화력팀은 ‘제임스 로크’ 소령을 중심으로 전원 신예 강화병사 ‘스파르탄 4’로 구성됐다. 팀을 이끄는 ‘로크’는 이번 작의 공동 주인공으로, 강렬한 투지와 날카로운 지능을 겸비한 재원이다. 그는 탈영한 ‘마스터 치프’가 인류의 위협이 된다는 판단 하에 추격 작전을 개시한다. ‘헤일로 5’ 일부 캠페인은 ‘로크’로 진행하게 되며, 이때는 오시리스 화력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플레이어는 ‘마스터 치프’ 혹은 ‘로크’로 플레이하며, 동시에 분대원들을 원하는 방식으로 지휘할 수 있다. 십자 모양의 전용 UI를 통해, 특정한 적을 공격하라는 단순한 지시부터 탈 것에 오르거나 무기를 바꾸라는 등 복잡한 명령까지 모두 하달 가능하다. 더불어 쓰러진 아군을 소생시키도록 하거나, 플레이어를 되살리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아군이 팀을 이룬 만큼 적들도 전작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력해져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다.
▲ 신규 주인공 '로크'를 위시한 '오시리스 화력팀'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스파르탄 4'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직접 확인해보자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블루팀과 오시리스 화력팀 양측의 대립이 예고된 가운데, 게임의 궁극적 목표는 다시금 고대의 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조보다도 한발 앞선 진정한 창조주 ‘선각자’가 남긴 통신망 ‘오르가논’이 깨어나면서, 게임의 부제이기도 한 ‘수호자’들 또한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이제 ‘마스터 치프’는 전고 1.5km에 달하는 거대한 기동병기 ‘수호자’와 일전을 치러야만 한다.
▲ 전고 1.5km의 엄청난 위용을 뽐내는 '수호자'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하이퍼 FPS로 원점 회귀, 강렬한 난전 구현한 ‘워존’ 모드까지
‘헤일로’하면 장대한 캠페인만큼이나 완성도 높은 멀티플레이를 빼놓을 수 없다. Xbox 유저들에게 ‘헤일로’는 ‘콜 오브 듀티’와 함께 PvP 양대 산맥으로 불리며, 캠페인이 끝난 후에도 몇 년이고 게임을 붙잡는 원동력이 된다. ‘콜 오브 듀티’가 밀리터리 FPS를 진수라면, ‘헤일로’는 다양한 탈 것과 빠른 교전 양상, 강력한 화력 등 하이퍼 FPS의 전형을 보여준다.
다만 외전 ‘헤일로: 리치’와 ‘헤일로 4’를 거쳐오며 이러한 전통이 다소 빛이 바랬는데, 마치 ‘콜 오브 듀티’의 ‘퍼크(Perk)’를 연상시키는 보급, 추가장비 시스템, 킬스트릭 등 여러 부가 시스템이 추가됐다. 이러한 변화는 어느 정도 플레이의 다양성을 부여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하이퍼 FPS 특유의 ‘단순함의 미학’을 크게 해치는 악수가 돼버렸다.
▲ 지나치게 복잡해진 '헤일로 4' 멀티플레이는 악평을 받았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343 인더스트리는 4편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원조 ‘헤일로’ 멀티플레이의 부활을 꾀했다. 전작에서 선보인 킬스트릭, 로드아웃, 아머 어빌리티 등 부가 시스템은 전면 폐기됐으며, 스러스트 팩을 통한 저공 비행과 돌진 몸통 박치기를 추가해 액션의 맛을 살렸다. 아울러 질주의 제한 시간이 사라져 마음껏 전장을 누빌 수 있게 됐으며, 난간을 기어오르거나 공중에서 적을 덮치는 등 복잡한 동작까지 수행 가능하다.
끝으로 AI가 조종하는 적들이 혼재된 가운데 12vs12 대전을 벌이는 ‘워존’ 모드가 추가됐다. 이 모드에선 적군 사살 혹은 지원을 통해 모은 포인트로 각종 장비를 즉각 장만할 수 있으며, 게임 도중 출몰하는 AI 세력을 처치해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대대적인 원점 회귀와 신규 모드 덕분에 ‘헤일로 5: 가디언즈’ 멀티플레이 베타에서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 하이퍼 FPS로 원점 회귀한 '헤일로 5' 멀티플레이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