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더 다채로운 재미, 글로벌 리그 초석 닦은 '던파'
2015.12.06 15:2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던전앤파이터 F1 월드 챔피언십 2015 현장
꾸준히 국내 리그를 진행해오며 e스포츠 행보를 이어가고 있던 '던전앤파이터'가 글로벌 리그의 초석을 닦았다. 각국 대표 선수들이 출전하는 'F1 월드 챔피언십 2015'를 개최한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직업군이나 경기 양상이 등장하며 액션토너먼트와는 또 다른 방향성과 재미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12월 6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F1 월드 챔피언십 2015'이 열렸다. 현장에는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신생 서비스 국가 선수가 모인 글로벌, 이렇게 4개팀이 출전해 우승을 향한 혈전을 벌였다. 특히 신생국가라 할 수 있는 일본과 글로벌 대표 역시 날카로운 한방을 보여주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면은 국내 정규 리그인 '액션토너먼트'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 다수 연출된 것이다. 일단 중국 대표 차이쟈이의 '소환사'와 위엔레이의 '퇴마사', 글로벌 대표로 출전한 테런스 존스의 '엘리멘탈바머', '사이먼 공의 '어벤저' 등이 주목할 직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어벤저'의 경우 리그에서 등장한 것이 처음일 정도로 이색적인 직업으로 손꼽혔다.
▲ 위부터 한국, 중국, 일본, 글로벌 대표 선수
국내 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 다양한 직업이 리그에 등장하며 내용 역시 풍성해졌다. 강력한 잡기와 띄우기를 바탕으로 공중을 장악하는 '어벤저'의 플레이나 정확한 카운터로 상대 공격을 끊고, 조금씩 체력을 갉아먹으며 기회를 보다가 준비해둔 한방을 적중시키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소환사'와 '퇴마사'도 핫한 직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차이쟈이의 '소환사'는 단순히 소환물을 불러놓는 것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몸을 지키는 동시에, 적절히 소환물을 운영해 반격과 공격 기회를 잡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차이쟈이는 3:3으로 진행된 단체전에서 일본 선수 3명을 홀로 잡아내는 화력을 뿜어냈다.
아직 '던파'의 경우 종주국인 한국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이번 F1 월드 챔피언십 역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한국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으며, 개인전 결승의 경우 정종민과 김형준, 두 한국 선수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그러나 짧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글로벌 리그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 역시 밝게 켜졌다. 특히 중국의 경우 단체전에서 세트 스코어를 1:1까지 이끌고 가고, 2세트 대장전에서는 양쪽 캐릭터가 하나씩 남는 각축전을 벌이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던전앤파이터'가 글로벌 리그를 통해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은 한국에서 부각되지 않은 직업이나 플레이가 재조명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환사'의 경우 기존에는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등장 빈도수가 줄어들며 약세라는 평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소환사'의 무서움이 부각되며 e스포츠 팬들이나 게임을 직접 즐기는 유저들의 주의가 환기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앞으로 좀 더 정기적으로 글로벌 리그가 열린다면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 선수들이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서로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폼까지 올라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대회'를 이벤트전이나 1년을 마무리하는 행사가 아니라 좀 더 자주, 주기적으로 열며 리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