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블리자드 미래 이끌 ‘영웅’이 나타났다
2016.02.18 19:33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오버워치'가 지난 17일 아시아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했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지난 ‘블리즈컨 2014’는 블리자드에게 있어 크나큰 변혁을 가져온 행사였다. 간판 타이틀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아닌 신작 ‘오버워치’를 처음으로 발표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무려 16년만에 만나는 새로운 세계관과 장르에 당시 많은 게이머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오버워치’는 당시 블리자드의 주류 타이틀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도전하는 FPS 신작으로, 실제 국가들을 기반으로 한 미래 세계관을 선보였다. 게임 그래픽도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으로 개발되어, 이전보다 훨씬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꾸며졌다. 여기에 다양한 영웅들을 활용해 FPS와 AOS 두 장르의 느낌을 담아낸 게임성은 게이머들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난 17일(수),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던 ‘오버워치’가 국내에서도 드디어 테스트를 시작했다. 완벽한 한국어화를 거쳐, 국내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오버워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 명성만큼이나 큰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그 주요 모습을 보다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게임메카에서 이번 테스트를 직접 체험해봤다.
▲ '오버워치' 공식 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 고르는 재미 확실히 잡았다
일단 ‘오버워치’를 처음 시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다. 캐릭터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기존 FPS와 달리, 이번 작품은 마치 흔히 볼 수 있는 AOS게임처럼 외형, 역할, 능력 모두 다른 21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전반적인 캐릭터를 살펴보면, 모두 각각 다른 캐릭터 설정과 외형을 지니고 있다. 날쌘 모험가인 ‘트레이서’부터, 강철의 기사 ‘라인하르트’, 마치 사신과도 같은 ‘리퍼’, 심지어 로봇을 탄 프로게이머인 ‘D.VA’도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매력적인 외형 덕분인지, 초기에 캐릭터를 고르는 것만으로도 나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 처음 튜토리얼에서 '트레이서'를 만났을 때의 충격이란...
▲ 캐릭터 고르는 시간이 길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개성은 단순히 외형에만 국한되지 않고, 캐릭터가 보유한 능력에도 잘 반영됐다. 한 예로, 음악가인 ‘루시우’는 음파를 쏘면서 아군을 치유하고, 기후학자인 ‘메이’는 가지고 있는 ‘냉각총’을 사용해 주위에 있는 적을 얼리는 등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여기에 모든 캐릭터가 일발역전이 가능한 ‘궁극기’를 보유하고 있어,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더라도 그 캐릭터만의 고유한 재미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
▲ 싸우는 대신, 아예 진로를 막아버리는 플레이로 해결!
직접 캐릭터를 플레이하면, 이런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고유함’이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오버워치’의 캐릭터 조작 키는 동일하지만, 설정된 스킬은 모두 다르다. 가령, 쉬프트를 누르면 질주하는 ‘솔져: 76’ 같은 캐릭터도 있는가 하면, ‘로드호그’처럼 쉬프트로 적을 끌어당기는 캐릭터도 있다. 이 외에도, 아예 ‘라인하르트’처럼 근접 무기만 사용하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이처럼 캐릭터마다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를 할 때마다 신선한 재미를 선보인다.
▲ 가장 무난한 '솔져: 76'부터...
▲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는 '라인하르트'까지, 모두 능력이 천차만별 다르다
협력 중심의 플레이, 하지만 개인도 충분히 돋보일 수 있다
‘오버워치’의 기본 플레이는 기존 FPS와 유사한 편이다. 조작은 ‘R’ 키를 이용한 장전 외에, 대부분 버튼이 표시된 스킬 위주로 구성됐다. 특히 무기 탄이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피격 판정 범위도 큰 편이라, 조금은 캐주얼한 느낌이 강한 편이다. 덕분에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이라도, 몇 판만 해본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조준점 자체도 큰 편이다
모드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화물 운송’, ‘거점 점령’, ‘거점 유지’ 총 3가지 모드가 공개됐는데, 전반적으로 기존 FPS에서 보던 ‘점령전’이나 ‘호위전’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점 위에서 일정 시간 버티거나, 호위 대상에 붙어 움직이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맵에 지름길이 많고, 체력 회복 오브젝트가 있어서 그런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할 여지가 많은 편이다.
▲ 킬, 데스보다는 목표가 핵심인 모드 위주로 구성됐다
안 그래도 개성 강한 캐릭터 능력과 맵 곳곳에 있는 지름길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지름길을 이용해 빠르게 뒤를 노리고 도망가는 적부터, 갑자기 뒤에서 기습해서 팀이 몰살당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FPS처럼 뿔뿔이 흩어져서 돌아다니는 행위는 그야말로 자살행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점령이나 호위는 혼자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선 팀원간의 긴밀한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캐릭터별로 나뉘어진 역할 구분만 보더라도, 이런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가령, ‘라인하르트’는 튼튼한 보호막을 정면에 불러와서 총알을 막아낼 수 있지만, 꾸준히 체력이 소모되기에 지원형 영웅이 붙어서 계속 회복을 해줘야 가장 큰 효율을 보인다. ‘공격형’과 ‘방어형’ 캐릭터도 이런 ‘탱커’ 캐릭터가 받쳐주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위치를 잡고 점령지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 후후... 이렇게 조심스럽게 전진하면 되겠지?
▲ 야매로! 기습은 모야매룽다!
기본 골자는 ‘협력 플레이’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처럼 개인 활약상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그 근간은 FPS에 두고 있어서 그런지, 여러 명의 적을 쓰러뜨릴 때는 연속 처치에 대한 표시도 뜨고, 향후 게임이 끝난 이후에는 이른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인 사람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등 나름 활약에 대한 소소한 보상도 제공한다. 특히 게임에서 펼친 활약상은 마지막에 게시되어, 해당 유저에게 ‘좋아요’를 줄 수 있는 등 나름 쏠쏠한 재미를 선보인다. 이런 점에서는 플레이어 활약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보다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 단순히 킬 수만 많이 올린다고 '최고의 플레이'에 뽑히진 않는다
▲ '최고의 플레이'는 아니더라도, 활약상을 자랑할 여지도 마련됐다
허공을 가르나, 적을 때리나... 타격감은 같네
‘오버워치’는 누구나 빠져들만한 요소로 완전무장하고 있다. 아직 비공개 테스트에 불과하지만, 그 완성도는 ‘역대급’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면, 조금 더 면밀히 FPS라는 측면을 살펴보면 어떨까?
이런 부분에서는 ‘오버워치’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타격감’의 부재다. 보통 FPS를 하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타격감’과 ‘피격감’이다. 특히 상대를 때린다는 감각은 ‘손맛’뿐만 아니라, 실제 플레이에도 치명적인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적을 무아지경으로 쏠 때, 그나마 타격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머리 위에 뜨는 체력 게이지 하나뿐이다.
▲ 그나마 공격한다는 걸 인지시켜주는 '체력바'
게이지를 떼고 생각한다면, ‘오버워치’의 타격감은 마치 허공을 공격하는 느낌이 난다. 한 예로, 거대한 ‘개틀링 포’가 연발로 적을 쏘더라도, 타격감에서 큰 쾌감을 얻기 힘들다. 오죽하면 ‘라인하르트’로 거대한 망치를 휘둘러도, 적을 타격했을 때 묵직한 손맛 대신에 밋밋함만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일부 커다란 ‘총’이나 ‘로켓런쳐’를 사용하는 캐릭터는 조금 나은 편이지만, 확실히 개성 강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오버워치’에서 부재한 타격감은 큰 감점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 뭔가 '쾅쾅'하는 느낌이 부족하다
대작의 가능성 보였다, 하지만 아주 조금만 더 고치자
이번 테스트에서 체험한 ‘오버워치’는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조작하는 재미, 협력을 중시하면서도 활약상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플레이는 기자로도 하여금 새벽에 ‘한판 더’를 외치게 만들 정도였다. 이런 면에서는 괜히 블리자드의 가장 큰 기대작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오버워치’는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도 마음 한구석에서 느껴졌다. 특히나 ‘타격감’의 부재는 지금 생각해봐도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보이기에는 화끈한 스킬을 난사하지만, 허공을 가르는 타격감은 지금 아무리 생각해봐도 치명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 ‘오버워치’는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고,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많다. 부디 출시에는 블리자드를 새롭게 견인한 ‘영웅’으로 자리잡은 ‘오버워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다음에 볼 때는 더욱 완벽한 모습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