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총알 장전 했는데 살 게임 없었던 '2월'
2016.03.02 17:24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국제전자센터와 용산 비디오게임 매장에 있어 2월은 몇 안 되는 대목 중 하나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게이머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주는 설 연휴와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지는 졸업 시즌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이 맞물리면서, 모처럼 늘어난 방문객으로 활기찬 매장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장 분위기는 설 연휴 덕분에 1월보다는 따스해졌지만, 전반적인 판매량은 진영별 개인 활약에 따라 성적이 갈렸다. Xbox One은 연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성적을 기존 ‘헤일로 5’와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그리고 ‘엘리트 컨트롤러’로 꾸준히 유지하고, PS4는 큰 인기를 끌었던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이하 나루티밋 스톰 4)’에 기대어 간신히 체면치레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작이 전무했던 PS비타와 3DS는 다시 한번 싸늘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게임메카는 이번 2016년 2월에도, 나진전자상가, 용산전자랜드, 국제전자센터 현장을 직접 찾아가 매장 분위기와 동향을 자세히 살펴봤다. 방문한 매장은 CD마을과 동서게임, 그리고 상호를 공개하지 않은 2곳이다.
▲ 용산전자랜드와 나진전자상가...
▲ 그리고 국제전자센터를 방문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5’ 미완성 논란, PS4에도 직격
이번 2월 게임매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활약이 기대된 콘솔은 바로 PS4였다. 2월 초부터 ‘나루티밋 스톰 4’로 기나긴 줄을 형성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될 ‘스트리트 파이터 5’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 다르게, PS4 성적은 1월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국제전자센터 CD마을과 나진전자상가 매장 관계자는 “설 연휴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그저 기존 성적을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고 입을 모았다.
▲ '나루티밋 스톰 4' 발매 당시 국제전자센터의 모습, 긴 줄이 형성됐다
2월 초부터 맹추격을 예고했던 PS4에게 갑작스레 제동이 걸린 원인은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 5’였다. 발매 전 ‘스트리트 파이터 5’는 2월 판매량을 견인할 대작으로 꼽혔으나, 정작 출시된 게임은 부실한 싱글플레이 콘텐츠, 심각한 서버 불안정으로 미완성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CD마을 매장 관계자도 “미완성과 부실함에 관한 이야기가 퍼져서 그런지, ‘스트리트 파이터 5’를 찾는 고객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초기 ‘나루티밋 스톰 4’과 기존 타이틀의 꾸준한 활약 덕분에 PS4 진영은 간신히 체면치레하는 수준에 그쳤다.
▲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스트리트 파이터 5'
Xbox One 상황은 주춤했던 PS4보다 훨씬 나은 편이다. 별다른 대작이나 독점작은 없었지만, 2월에도 기존에 출시된 제품으로 성장세 유지에는 성공했다. 특히 게임패드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엘리트 컨트롤러’는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며, 매장에서 제일 많이 찾는 제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Xbox360 하위호환 소식 덕분에 Xbox One으로 넘어오는 유저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동서게임 매장 관계자는 “이번 하위호환 소식을 듣고, 기존 Xbox360 유저들이 Xbox One으로 갈아타는 일이 늘었다”며, “방문객 중에서도 이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들이 설 연휴라는 특수와 겹치면서, 기존의 높은 성적 유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엘리트 컨트롤러' 인기는 예상대로 식지 않았다
▲ 물론, 나도 아직은 정정하다네!
PS비타와 3DS... 2월에도 침묵으로 일관
2월 어떻게든 살아남은 PS4와 Xbox One 두 진영과 달리, 휴대용 콘솔인 PS비타와 3DS는 1월에 이어 또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나 2월에는 성적을 견인해줄 기대작마저 없어서 약세가 더욱 눈에 띄었다. 실제로 휴대용 콘솔에 대해서는 매장 관계자들 모두 “PS비타와 3DS 모두 특별히 잘 나간 타이틀이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PS비타와 3DS 약세는 1월부터 관측됐다. PS비타의 경우, 1월에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PS비타용 타이틀인 ‘요마와리: 떠도는 밤’, ‘마괴신 트릴리온’, ‘기동전사 건담 익스트림 버서스 포스’ 등이 한국어화 출시됐지만 당시 아는 사람만 찾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여기에 2월에 출시된 ‘어쌔신 크리드 크로니클’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PS비타는 2월 내내 정체된 분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 1월에 조금이라도 인기를 끌었다면, 도움이라도 됐을텐데...
3DS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작년 12월 자녀 동반 고객 덕분에 연말 특수를 제대로 누렸던 3DS는 크리스마스 이후로 견인할 타이틀이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1월에는 3인 멀티플레이를 앞세웠던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삼총사’가 출시됐지만, 이마저도 게이머 시선을 끄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월에는 마땅한 타이틀도 없어 결국 2015년 출시된 작품들에 의존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 3DS 타이틀이 진열된 코너, 특별한 신작이 없다
개학 시작되는 3월, 기대작에도 고전이 예상된다
개학이 시작되는 3월은 게임매장에게 있어 한산한 시기다. 무엇보다 학생 게이머들 발걸음이 줄기 때문에, 연말과 연초를 겪으며 유지했던 판매량도 대부분 줄어드는 편이다. 특히나 설 연휴가 낀 2월에도 주춤해서 그런지, 매장 관계자들도 대부분 고전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런 낮은 기대치에도 3월 출시작 라인업은 나름 탄탄한 편에 속한다. 먼저 PS4와 PS비타로 ‘건담 브레이커 3’ 한국어판이 출시된다. 건프라를 소재로 한 ‘건담 브레이커’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국내에서도 나름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한 작품답게, 이번 작품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여기에 유비소프트 화제의 신작 ‘더 디비전’까지 합류하면서 이런 기대작 행렬에 힘을 더하고 있다.
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대부분 매장이 공유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시작된 Xbox ‘더 디비전’ 번들 사전 구매의 경우, 벌써부터 많은 사람이 예약 신청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뜨거운 반응에도, 대부분 매장 관계자들은 “기대는 하고 있지만, 일단 출시된 후 두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 Xbox One은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
▲ '건담 브레이커 3'도 3월 기대작이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