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PD, `검은 사막`으로 인기+롱런 모두 잡겠다!
2012.09.10 19:30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관련기사: [프리뷰] 검은 사막, 릴-C9 김대일 PD의 MMORPG 기대작
-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게임을 만들고 있다" 김대일 PD를 만났다. 그가 NHN게임스를 퇴사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신규 법인 펄어비스를 설립하고 현재 `검은 사막`이란 이름의 MMORPG를 제작하고 있다. `릴`부터 시작해 `R2`와 `C9`까지 제법 듬직한 커리어로 이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게임메카와 만난 그는 `검은 사막` 제작이 부담된다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털어놨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 답은 `롱런`에 있었다.
사실 그가 제작한 게임은 늘 이슈가 되며 `성공`이란 수식에 부합했지만, 아쉽게도 `리니지`나 `와우`처럼 장기간 롱런하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물론 `C9` 등은 여전히 서비스가 지속되고 있지만, 초창기 만큼 인기는 끌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김대일 PD는 이번 작품의 목표는 기존과 달리 `롱런하면서도 인기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임`이라고 전했다. 늘 강조해왔던 `재미의 완성`뿐 아니라, 그 호흡을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의미. 그렇다면 `검은 사막`은 어떤 식으로, 또 어떤 형태로 만들어졌을까?
▲ `검은 사막` 공식 트레일러
- "NPC와 친밀도를 올리는 것이 게임 설계의 기초" 김대일
PD는 순수한 개발자 출신 답게 게임을 설계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질문을
던졌다. 처음 간 도시에서 NPC가 무조건 퀘스트를 주고 친한 척 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때문에 그는 플레이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NPC와 친밀도를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처음에 퉁명스럽게 대하는 NPC도 계속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가 겪은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하다보면 친밀도가 쌓이면서
비로소 원하는 걸 손에 얻을 수 있다고. 판매하는 아이템을 사거나 내 것을 팔고,
혹은 거래를 함에 있어 더 많은 마진을 남기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상호작용의
시작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NPC들 사이에서도 나름대로 관계(평판)가 존재해 만약 플레이어가 대장장이와 친밀도를 쌓으면 다른 NPC집단과 친밀도가 떨어진다. 쉽게 말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NPC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는 것이다. 이렇게 `선택`적인 플레이로 NPC와 친밀도를 쌓고 그 기능을 온전히 얻는 단계가 되면, 비로소 플레이어는 `검은 사막`이 내세우는 특징인 모험과 전투를 차근차근 즐길 수 있다.
▲ NPC와의 친밀도는 기초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 "탐험은 검은 사막의 핵심 콘텐츠" 게임 내에 구현된 탐험은
쉽게 말해 맵 전체를 내 것으로 정복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모든 지역에는 곳곳에
탐험노드가 구현돼 있는데(나무에 걸려 있거나, 혹은 우물 앞에 걸려 있기도 한다),
이를 하나씩 찾아내면서 모든 노드를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구현돼 있기 때문. 마을과
던전 노드를 서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하면 아이템 드랍율이 올라가는 혜택이 부여되기도
하고, 마을과 마을의 노드를 연결시키면 교역을 통해 아이템을 더 비싸게 팔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이 노드 연결은 플레이어가 남긴 일종의 영역인 셈이다. 해당 콘텐츠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맵을 구석구석 `탐험`하는 동기부여를 제공하기도 하고, 이렇게 노드를 연결시킴으로써 나의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또, 노드를 찾아내고 연결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쓴 전투 등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자체도 하나의 재미요소다. 오픈 월드 자체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맵 전체를 정복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 탐험은 `검은 사막`의 핵심, 다양한 형태로 제공된다
- "교역과 고용 시스템은 소셜 게임 같은 느낌 줄 것" 탐험으로
나의 영역으로 구축하다보면 할 일이 많아진다. 이에 따라 여러 보조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교역과 고용 시스템이다. 우선 교역은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특산품 거래와 비슷한 방식이다. 모든 지역에는 고유의 특산품이 생산되는데
이를 노드로 연결된 다른 도시에 판매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하우징 시스템이 뒷받침된다. 노드로 연결된 지역에 건물을 구하면 여기에 생산시설 갖춰 원하는 특산품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 이렇게 준비를 끝내면 NPC를 고용하여 생산시설에 놓고 일을 시키거나 방어(가드)를 맡길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NPC와의 친밀도와 깊은 관계가 있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김대일 PD는 해당 시스템이 최근 유형하는 `팜빌` 등의 소셜게임의 느낌도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트랜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였다.
▲
교역의 궁긍적인 목표는 더 많은 게임머니를 획득하는 것!
- "논타겟팅 전투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로 이거다.
`검은 사막`이 내세우는 탐험 콘텐츠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 안에 꾸준히 발생하는
전투가 흥미로워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김대일 PD의 전문분야다. `릴`도 그랬고
`C9`도 그랬고, 화끈한 타격감과 함께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그의 특별한 전투 제작
감각은 감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해도 될 정도. 실제로 김대일 PD는 전투에
대해서는 타격감이나 액션성은 확실히 전달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지난 `C9`과
달리 정적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고 전했다. MORPG가 아닌 MMORPG로 제작하는
만큼 피로감을 덜겠다는 의도다.
전투는 내가 휘두르는 방향에 따라, 내가 쏘는 목표에 따라 정확히 날아가 타격을 가하는 자유도 높은 방식을 추구했다. 쉽게 말해 논타겟팅 전투인데, 김대일 PD는 이 표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슬쩍 웃음을 보였다. 그냥 자유도가 잔뜩 부여된 전투방식으로 이해해 달라고. 지난 `C9`에서 조작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저가 많았는지, 그는 마우스 조작 기능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직업의 경우 탱, 딜, 힐 이라는 룰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딜러`로써 활약할 수 있게 방향을 잡았다.
▲ 다른 특징에 밀리긴 했지만, 김대일표 게임의 가장 큰 재미는 전투
- "모든 노력은 공성전에서 빛을 발한다" 이번에 공개된 `검은
사막`에서
가장 이슈가 될만한 콘텐츠는 역시 공성전이다. 김대일 PD 스스로도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라고 언급했을 정도. 우선 공성전은 길드 단위 전투가 기반이 된다. 길드라는
건 플레이어 한 명 한 명이 모여 단체가 되는 집단이다. 맞다. 강한 길드가 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모든 콘텐츠를 꾸준히 행한 플레이어가 많을 수록 좋다. 만약
A라는 길드원 대부분이 북쪽 지역 탐험 노드를 집중해서 연결시켰다면 바로 이쪽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남쪽이라면 그쪽에서 힘을 쓸 수 있다. 또한, 특산품 거래
등으로 더 많은 게임머니를 획득한 길드원이 많을 수록 공성무기나 사다리 등을 더
많이 생산에 그렇지 않은 쪽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전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다.
결국 공성전은 플레이어 각각의 노력의 운집체인 셈이다. 물론 전투 자체도 현재 400:400명까지 지원해(오픈 월드 위에서 펼쳐진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고. 김대일 PD는 공성전 자체가 게임의 큰 콘텐츠 중 하나인 만큼, 오픈 월드 내에서 더 많은 유저들이 각각의 역할로 참여할 수 있도록 더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 공성전은 다양한 형태로 전략을 지원한다
-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현재 펄어비스에서
`검은 사막`을 제작하는 인원은 약 50명이다. `릴`부터 시작해 `C9`까지 호흡을 맞춰
온 개발자들이 꽤 있어 제작기간이 훨씬 단축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때문에 (국내
기준) 첫 비공개 테스트는 내년 상반기에 진행하고, 정식 서비스 역시 내년 안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현재 펄어비스는 게임온과 `검은 사막`의 일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 뒷전이냐고? 아니다.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뿐이다. 펄어비스는 NHN의 투자를 받아 게임을 제작하고 있지만, 국내 서비스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때문에 적합한 조건에 손을 내미는 회사가 있다면 언제든 서비스 계약을 맺고 애초에 계획한 대로 내년 상반기에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여기에는 펄어비스가 `독립 개발사`인만큼, 각 국가별로 차근차근 서비스 계약을 맺으며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의도까지 깔려 있다. 그러면서 김대일 PD는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로, 열심히 일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회사로, 모든 직원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잊지 않았다. 정말 순수한 `개발자`다운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고 릴과 R2, 그리고 C9을 제작하면서 `재미`만을 추구했는데, 꼭 서비스를 시작하면 부분적으로 하나씩 빠지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이제 대표 자리까지 왔고, 여기서 과거를 돌이켜보니 비로소 재미있으면서 롱런할 수 있는 요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창피하지만 성숙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은 놓치지 않고 게임에 붙여넣고 있습니다. `검은 사막`은 게임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롱런할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입니다."
▲ 김대일 PD와 펄어비스 사무실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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