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없는 '꽉 찬' 힐링 게임, ‘소피의 아틀리에’
2016.03.23 21:16게임메카 신원식 기자
▲ '소피의 아틀리에' 일본어판 오프닝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거스트의 ‘아틀리에’ 시리즈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발매된 작품은 외전까지 포함하면 약 23개 정도지만, 이 중 한국어로 출시된 작품은 단 3개에 불과해 국내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한국 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렸다. ‘소피의 아틀리에’가 한국어화 소식을 알린 것이다. 여기에 ‘게임돌’로 유명한 아이돌 ‘지숙’이 OST를 부른다는 소식이 겹쳐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반가운 소식을 가득 안긴 ‘소피의 아틀리에’가 17일(목), PS4와 PS비타로 발매됐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재료를 수집해서 아이템을 만들고 직접 만든 아이템을 끼고 적과 싸우는 것이 핵심이다. 또, 악역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평가가 뒤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수백 가지나 되는 재료를 하나하나 살펴야 되며, 그 장소를 찾아가거나 하는 복잡한 시스템은 진입장벽을 높이기도 했다. 간만의 한국어 발매로 팬들을 웃게 했던 ‘소피의 아틀리에’는 여행을 끝낼 때까지 게이머를 웃게 할 수 있을까?
▲ 타이틀 화면
악역 없이 따뜻함 가득한 이야기
‘아틀리에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반전도, 위기도, ‘통수’도 없는 잔잔한 스토리를 앞세웠다. 이러한 흐름은 ‘소피의 아틀리에’에서도 이어진다. 주인공 ‘소피’는 우연히 만난 말하는 책 ‘플라흐타’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나선다. 이것이 최종 목표이자 스토리의 전부다. 여기에 ‘소피의 아틀리에’는 ‘꿈’이라는 테마를 넣어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훈훈한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
그에 걸맞게 다양한 인물이 저마다 ‘꿈’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소피’와 ‘플라흐타’의 ‘기억 찾기’ 여행이 계속될수록, 두 사람은 물론 같이 모험을 하는 사람들 역시 제각기 성장하며 꿈을 이룬다.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기 위해 본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려 노력하는 ‘코르네리아’나 가게를 차려 동생들과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소녀가장 ‘테스’의 이야기는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시기 충분하다.
이런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은 마왕이 등장하고, 세계가 위험에 빠지지 않아도 공감을 사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저마다 꿈을 가진 인물들은 캐릭터성을 풍부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 대장장이로 전직(?)한 전전작의 주인공
더 쉽고 다양해진 연금술
‘아틀리에’ 시리즈의 할 일은 재료를 탐색하고 원하는 장비를 만들어 내는 ‘연금술’이다. 원래는 재료만 수백 가지나 되는 데다가, 효과도 다양하고, 조합법에 따라 같은 아이템이라도 성능이 천지차이로 갈려 원하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이런 요소는 ‘아틀리에’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익숙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 월드맵은 여전하다
이에 ‘소피의 아틀리에’에서는 조합을 간단히 정리했다. 모아야 하는 재료 종류는 줄고, 재료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장비는 늘어났다. 여기에 빈 칸에 재료를 채워 넣는 미니게임을 추가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손맛을 더했다. ‘소피의 아틀리에’에서 연금술은 재료를 가마에 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패널’이 넓은 ‘가마’는 비교적 쉽게 모든 재료를 넣을 수 있지만 조합 보너스를 얻기 힘들다. 반대로 좁은 ‘가마’는 재료를 넣기 까다로워 많은 생각을 요하지만 보너스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보너스가 많을수록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무슨 ‘가마’를 쓸지 고민하게 된다.
이전 시리즈에서 불편하다고 지적된 ‘시간 제한’도 완전히 없앴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원래 ‘시간’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된다. 즉, 원하는 엔딩을 보기 위해 정해진 시간 내에 해야 하는 일이 있어 채집이나 연금술에 몰두해 시간을 놀리면 스토리가 막히게 된다. 이에 전작 ‘샤리의 아틀리에’부터 ‘시간 제한’은 없지만, 이 때는 오히려 목표가 불분명해져 진행이 밋밋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 이렇게 빈 칸에 재료를 알맞게 넣어야 한다
‘소피의 아틀리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리즈 최초로 ‘낮과 밤’을 도입했다. 시간에 따라 채집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적이 바뀌기 때문에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계산해 움직일 필요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이번 시리즈부터 색다른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인형’을 다양한 모습으로 바꾸는 ‘돌 메이크’ 시스템이다. 게임 속에서 ‘플라흐타’는 다양한 인물의 도움을 받아 인형이 된다. 그 후로 ‘플라흐타’ 각 부위에 적절한 재료를 넣어 능력을 올리는 것이 바로 ‘돌 메이크’다.
‘돌 메이크’는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성능과 의상이 달라져 ‘나만의 인형’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브라이트소울’ 타입을 완성하면 방어력과 체력이 높은 탱커로 활약하며, 거대한 기계를 장착한다. ‘비터스위터’ 타입을 완성하면 공격력이 극단적으로 높은 딜러가 되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바뀐다. 자신의 파티에 맞는 역할 혹은 취향에 맞게 ‘플라흐타’를 완성하는 재미는 ‘연금술’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
▲ 다양한 인물의 도움을 받는다
동료도 아이템을 들 수 있다
작품마다 다른 전투 시스템을 선보인 ‘아틀리에’ 시리즈답게, 이번에도 색다른 전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동료도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이전 시리즈와 달리 캐릭터를 운용하는 폭이 넓어졌다.
▲ 승리를 거머쥔 주인공 일행
기존에는 공격 캐릭터는 공격 외의 보조 부분이 약했고, 반대로 회복 캐릭터는 체력을 채워준다는 장점은 있지만 공격력이 약해 운용 폭이 좁았다. 그러나 이제는 부족한 능력을 보완할 아이템을 쓸 수 있게 되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졌다. 공격 캐릭터도 회복 아이템을 사용해 약한 캐릭터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을 주거나, 아예 공격에 집중해 범위 공격이 가능한 폭탄으로 많은 적을 한 번에 공격할 수 있다.
▲ 공격이나 방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여기에 동료가 연속으로 같은 자세를 취하면, 자세에 맞춰 추가 타격을 입히거나 피해를 감싸주는 ‘서포트 액션’이 자동으로 발동된다. 전투가 시작되면 행동을 선택하기 전 ‘공격’과 ‘방어’ 중 원하는 자세를 선택할 수 있다. ‘공격’을 고르면 한 번에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지만, 받는 데미지도 올라간다. 이어서 ‘방어’는 공격력은 약해지지만 받는 데미지를 줄일 수 있다. 기존에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발동했기에, 이제는 자세만 겹치면 무조건 쓸 수 있어 쉽게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 캐릭터마다 액티브 스킬은 4개씩 가지고 있다
감성은 살리고, 불편함은 덜었다
‘소피의 아틀리에’는 치열하지는 않지만, 전작에서 받은 지적을 보완해 게임을 깔끔하게 다듬었다. 여기에 잔잔한 스토리에, 직접 만든 아이템으로 적과 싸우는 시리즈의 핵심은 계승하되 새로운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한 점은 눈에 띈다.
▲ 연금술에 대해 조사하는 목적은 게임에서 밝혀진다
엔딩에서도 ‘편의성 확보’를 위해 기울인 노력이 느껴진다. 본래 ‘아틀리에’ 시리즈는 멀티 엔딩에, 모든 결말을 보기 위해서는 반복 플레이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엔딩을 하나로 압축해 ‘반복 플레이’에서 오는 피로감을 줄이고, 엔딩을 본 후 새 던전이나 ‘돌 메이크’를 즐기게 해 ‘제작’과 ‘전투’에 더 몰입하게 했다.
강화와 승부에 집착하느라 게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요즘 시대다. 치열하지는 않지만, 쫓기듯이 게임을 하는 스트레스가 없는 ‘소피의 아틀리에’를 하며 지친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 따뜻한 분위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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