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떠나간 게임업계, 홀로 남은 PC방
2016.06.21 19:04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한국 게임시장 규모 및 전망 (자료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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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4년 한국 게임시장은 9조 7,197억 원이다. 2013년보다 2.6% 성장했지만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위기는 상반된다. 모바일게임은 25.2% 뛰어오른 2조 9136억 원을 기록했으나 온라인게임은 1.7% 상승에 그친 5조 5,425억 원이다. 시장 규모는 아직 온라인게임이 크지만 성장은 멈춰버렸다. 이와 함께 살펴볼 부분이 PC방이다 게임백서 기준 전국 PC방 수는 13,146곳으로 추산되며 이는 2013년보다 6.6%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시장 규모도 2013년보다 2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이 멈춤과 동시에 PC방 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5,000여 곳 이상의 PC방이 회원사로 속해 있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김병수 협회장 역시 PC방 업계가 침체되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5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4년 PC방 월 평군 매출액은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미만이 42.4%이며 500만 원 미만도 17.8%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월 매출이 1,000만 원을 넘지 못하는 PC방 비중이 전체의 60%라는 것이다.
월 매출이 높아도 그만큼 지출이 많은 게 PC방이다. 김 협회장은 “대부분의 PC방이 회원제로 요금을 7~800원 선으로 맞춰주고 있다. 그 중 1시간에 2~300원을 게임사에 지불한다. 그러면 400원이 남는데 임대료, 인건비, 전용선비, 전기요금 등 고정지출이 많게는 300원까지 빠진다”라며 “다만 업장마다 비용을 처리하는 부분이 다르고 부족한 부분을 먹거리 등 부가사업으로 채우는 곳도 있기에 매출 편차는 크다. 여기에 PC방은 주기적으로 PC를 업그레이드해야 되기 때문에 재투자 비용도 크다. 따라서 PC 대여료만으로는 빠듯하다”라고 설명했다.
▲ 인문협 김병수 협회장
즉, 주 수익원인 PC 대여료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이 PC방의 현실이다. 이토록 PC방 경기가 나빠진 주 원인으로 김 협회장은 온라인 신작 부재를 손꼽았다. 그는 “내수경기가 좋지 않은데다가 국내 게임사 신작 중 마땅한 히트작이 없다. 여기에 3년 전부터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PC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라며 “엔씨소프트나 넥슨 같이 메이저 업체에서 많은 신작이 출시되어야 국내 시장도 활성화되고,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방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상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금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초반 흥행에 오르며 갈증이 조금 가신 상황이다. 김병수 협회장은 “이용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오버워치’ 출시 후 PC방에 찾는 유저가 전보다 조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PC방에 오지 않던 유저도 ‘오버워치’를 하기 위해 좀 더 유입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오버워치’는 24일 출시 당일 게임트릭스 순위 3위에 올랐으며, 26일에는 2위까지 치고 올랐다. 문제는 게임트릭스 1, 2위를 외산 게임이 독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6월 20일 기준 게임트릭스 1위는 29.08%를 기록한 ‘리그 오브 레전드’이며 2위는 28.36%를 차지한 ‘오버워치’다. 두 게임을 합치면 57.44%다. 다시 말해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두 외산 게임이 국내 PC방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 6월 20일 기준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 순위 (자료출처: 게임트릭스)
반면 국내 게임업계에는 외산 게임의 점유율 독식을 막을 강력한 신참이 없었다. 2015년부터 업계는 극심한 온라인 신작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작년에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2’, ‘트리 오브 세이비어’, ‘아이마’, ‘애스커’ 등은 장기흥행을 이어나가지 못했으며 올해 초에 나온 ‘문명 온라인’, ‘블레스’, ‘창세기전 4’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기는 게임사가 급등하며 신작 수 자체도 줄었다. 이미 출시된 게임을 제외하고 2016년 공개서비스를 예정한 주요 신작은 엔씨소프트의 ‘MXM’, 넥슨의 ‘서든어택 2’와 ‘하이퍼 유니버스’, ‘니드 포 스피드 엣지’, 네오위즈게임즈의 ‘아이언사이트’ 등으로 압축된다.
김병수 협회장은 “협회 입장에서는 외산 게임이 1, 2위를 다툰다는 점이 안타깝다. 국산 게임이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면 PC방은 물론 게임업계에도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국내 게임사도 외국 게임에 1, 2위를 빼앗긴 현실을 보며 각성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오버워치’가 출시된 후 PC방 유저가 늘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매출이나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뛰어오른 것은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오버워치’로 이동한 측면도 많다는 것이 김 협회장의 의견이다. 즉, 두 게임만으로는 갈증을 채우기는 부족하다. 따라서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사에서도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처럼 새로운 이용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신작을 꾸준히 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김 협회장의 바람이다.
▲ '오버워치'는 최근 1,000만 이용자를 돌파했다 (사진제공: 블리자드)
PC방 과금 구조 개선과 최저요금제 도입,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김병수 협회장은 PC방 업계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라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PC방 유통구조 개선이다. 김 협회장은 PC방 업주가 게임사에 사용료를 내는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PC방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처럼 생산자에게 물건을 받으면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업이다. 통상적으로 유통업은 생산자가 유통사에 일정 수수료를 내고 물건을 납품한다. 그러나 PC방은 반대로 게임사에 유통사가 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를 개선해서 게임사가 업주가 아닌 게이머에게 사용료를 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PC방 요금을 이 금액 이하로 내릴 수 없는 것을 법으로 정하는 ‘최저요금제’ 도입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PC방 최저요금제’에 대한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본회의를 통화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김 협회장은 “최하 1,500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PC방 사업이 시작된 지도 20년이 넘었고 전국에 10,000여 곳이 있다. 이 정도면 과도기를 넘어 안정화라고 생각한다. 안정화를 위해서는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 19대 국회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20대 국회에서는 다른 소상공인 단체와 힘을 합쳐 ‘최저요금제’를 통과시키려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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