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뇌가 '섹시’하다는 그들, 게임 속 이공계 캐릭터 TOP5
2016.10.06 23:03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이공계가 ‘핫’합니다. 정부에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 뒤쳐질 수 없다며 과학과 수학, 공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죠. 연초에 있었던 프로 바둑기사와 ‘알파고’ 대국, 가정용 VR시대 개막, 그리고 최근 ‘포켓몬GO’ 열풍까지 더해져 신기술에 대한 열망이 커졌고, 이것이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코딩 조기교육 붐이 일어 게임업계도 인력이 늘어나리란 기대가 큽니다.
사실 게임 속 세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공계를 편애해왔습니다.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거진 이과 아니면 공과대 출신이에요. 수많은 게임을 뒤져봐도 어문계열 주인공은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작문보다는 기계 다룰 일이 많은 게임 캐릭터 특성상 이공계여야 상황 설명이 쉽거든요. 처음 보는 무기를 노획해 사용하고 잠긴 문도 열고 하는데 ‘대학 시절 배운 원리와 비슷해’라고 하면 그럭저럭 수긍이 되죠.
오늘도 어딘가에서 퍼즐 풀고 장비 고치고 가끔 외계인도 처치하고 있을 뇌가 섹시한 그들, 게임 속 이공계 캐릭터 TOP5입니다.
사실 게임 속 세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공계를 편애해왔습니다.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거진 이과 아니면 공과대 출신이에요. 수많은 게임을 뒤져봐도 어문계열 주인공은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작문보다는 기계 다룰 일이 많은 게임 캐릭터 특성상 이공계여야 상황 설명이 쉽거든요. 처음 보는 무기를 노획해 사용하고 잠긴 문도 열고 하는데 ‘대학 시절 배운 원리와 비슷해’라고 하면 그럭저럭 수긍이 되죠.
오늘도 어딘가에서 퍼즐 풀고 장비 고치고 가끔 외계인도 처치하고 있을 뇌가 섹시한 그들, 게임 속 이공계 캐릭터 TOP5입니다.
5위 이사라 균터(전장의 발큐리아), 소일거리로 전차를 개수하는 미소녀
▲ 허리춤에 스패너를 주렁주렁 차고 다니는 '이사라'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가장 먼저 소개할 캐릭터는 ‘전장의 발큐리아’의 ‘이사라 군터’입니다. 주인공 ‘웰킨 군터’ 의붓 여동생으로, 16살에 벌써 다수의 산업 자격증을 취득한 전도유망한 공학도죠. 그녀가 갓난아기 시절에 사망한 친아버지는 여러 우수한 기계를 개발한 천재 기술자였답니다. 작중 배경인 ‘갈리아’ 공국은 국민개병제로 어려서부터 일종의 예비군 훈련을 수료해야 하는데, ‘이사라’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능을 살려 전차 정비 및 조종술을 익혔습니다.
취미는 공구수집이고 평소 소일거리로 아버지의 역작 ‘에델바이스’ 전차를 개수(…)하는 등 아주 훌륭한 이공계에요. 마침 오빠 ‘웰킨’은 전차장 교육을 이수한 터라 ‘브룰루에’ 제국군이 침략해왔을 때 함께 ‘에델바이스’를 몰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그녀가 아니었다면 세 번째 스테이지에서 그대로 게임오버죠. 평범한 가정집에서 전차가 튀어나왔을 때 제국군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아, ‘기계 다루는 것은 역시 부사관’이라는 클리셰에 걸맞게 입대 후 직책은 하사랍니다.
4위 라쳇(라쳇 & 클랭크), 렌치를 휘둘러 우주를 구한 비범한 수리공
▲ 평범한 수리공에서 우주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라쳇'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음은 ‘라쳇 & 클랭크’의 ‘라쳇’입니다. 이름 뜻부터가 톱니바퀴인 통칭 ‘공구전사’에요. 본래 조그만 점포를 운영하는 평범한 수리공으로 우연찮게 주운 불량로봇 ‘클랭크’를 고쳐서 단짝으로 삼았죠. 기계 다루는 것 외에 특출한 능력은 없지만 내심 정의로운 ‘은하계 레인저’가 되고자 하는 꿈 많은 청년이기도 합니다. 그가 우연히 사악한 사업가 ‘드렉’이 행성을 파괴하려는 것을 알게 되어, 동경하는 영웅 ‘캡틴 쿼크’를 찾아 떠나는 것이 모험의 시발점이죠.
그러나 실상 ‘캡틴 쿼크’는 돈만 밝히는 속물인데다 심지어 ‘드렉’에게 매수돼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공구를 들고 분연히 일어선 ‘라쳇’과 ‘크랭크’가 여기저기 바삐 뛰어다니며 직접 은하계를 구원하죠. ‘캡틴 쿼크’처럼 역삼각형 육체미를 뽐내진 않아도 렌치 하나로 어지간한 상대는 다 때려눕히고 공학 지식을 활용해 별의별 신무기를 만들어냅니다. 직접 수리해준 ‘클랭크’는 부스터 역할부터 원호 사격까지 못하는 일이 없고요. 이게 다 이공계 주인공이니까 가능한 것이죠.
3위 시드 하이윈드(파이널 판타지 7),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비공정 전문가
▲ OVA '어드벤트 칠드런'에 등장한 '시드', 영상화되며 더 회춘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일본의 간판 RPG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대대로 ‘시드’라는 인물이 나오는 전통이 있죠. 1편에서 ‘비공정’을 만들었다는 고대인 ‘루페인의 시드’가 시초로, 그 후로 인종도 성별도 제각각이지만 거의 항상 비공정과 관련된 ‘시드’가 등장해왔습니다. 비공정이란 쉽게 말해서 하늘을 나는 배인데 판타지 세계관에선 굉장한 오버 테크놀로지인지라 자연스레 제작자인 ‘시드’에게 이공계 기믹이 생겼죠. 물론 정비는 못하고 그저 여객 업무만 보거나 아예 비행조차 하지 않는 ‘시드’도 극소수 있습니다만.
이제껏 등장한 십여 명의 ‘시드’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파이널 판타지 7’의 ‘시드 하이윈드’입니다. 7편이 워낙 명작이라 잘 알려지기도 했고, 캐릭터 자체도 행실은 거칠지만 속 깊은 아저씨 콘셉트가 호평을 받았죠. 이전까지 ‘시드’는 전부 흰머리 성성한 할아버지였는데 회춘한 것만으로도 파격적이었답니다. 게임 내에서는 비공정 ‘하이윈드’의 함장으로 파티에 마지막으로 합류하여 ‘클라우드’와 일행이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데 일익을 담당하죠. 전투 중에 비공정을 불러와 포격을 가하는 최종 리미트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2위 고든 프리먼(하프라이프), 지식보다는 완력과 사격술이 돋보이는 박사
▲ 총으로 다 쓸어버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고든 프리먼'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아마도 독자 여러분 대다수가 이번 주제를 보고 ‘하프라이프’의 ‘고든 프리먼’을 떠올렸을 겁니다. 출연작의 드높은 명성과 함께 명실공히 이공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캐릭터죠.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MIT 출신의 저명한 물리학자로 외계인의 지구침공이 시작되자 특수방호복에 쇠지렛대 하나 들고 우주구급 대활약을 펼칩니다. 어디까지나 ‘이론’ 물리학자이고 특별히 전투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데, 수일간 잠도 자지 않으며 수많은 외계인과 특수부대원을 때려잡고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기지를 와해시키는 타고난 인간흉기에요.
그럼에도 ‘고든’을 1위로 올리지 않은 이유는 딱히 이공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뿔테안경을 쓴 말쑥한 학자의 얼굴을 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오직 폭력으로 점철돼 있어요. 누군가 자길 방해하면 쇠지렛대로 패거나 총을 난사하고 중력 조작기로 저 멀리 날려버리죠. 사용하는 화기도 죄다 군용품이고 가끔 나오는 특수무기는 동료 과학자가 만들어준 겁니다. 그 흔한 키보드 두드리는 장면도 별로 없어요. 엄밀히 따지면 이론 물리학자가 공학에 어두운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1위 아이작 클라크(데드 스페이스), 공구 하나로 사선을 넘는 이공계의 귀감
▲ 공구만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는 이공계 패왕 '아이작'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순정남]이 선정한 최고의 게임 속 이공계 캐릭터는 바로 ‘데드 스페이스’의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입니다. 앞서 소개한 ‘고든’ 이상으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역전의 용사죠. 거기다 이쪽은 공학 기술자다운, 아니 공작 기술자이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큰 차이가 있어요. 시리즈 내내 난파된 우주선과 파괴된 우주정거장처럼 흉흉한 장소를 전전하는데, 무언가 엄청 복잡해 보이는 기계를 열고 고치고 작동시키며 꿋꿋하게 살아남습니다. 호신용이라고 들고 다니는 것도 ‘플라즈마 커터’, ‘라인 건’, ‘컨택트 빔’ 등 작업용 공구들이죠.
이처럼 타고난 베테랑 엔지니어가 우주 한복판에 고립된 데는 눈물겨운 속사정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사이비 종교에 투신하는 바람에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연인의 도움으로 겨우 안정을 취할 찰나 이번에는 그녀가 탑승한 우주선이 문제의 종교와 엮인 겁니다. 실은 승무원 대부분이 사이비 교도였고 그들이 숭배하는 외계 유물은 생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백해무익한(…) 애물단지였죠.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한달음에 우주를 가로지른 ‘아이작’은 이공계에 분노를 담아 좀비들의 사지를 절단합니다. 명필이 붓을 가리지 않듯 숙련된 기술자에게 쥐어진 공구는 그 어떤 총보다도 무서운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