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악의 하수인, 시작부터 다른 '티러니'
2016.11.08 19:21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 '티러니'가 오는 10일 발매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선한 영웅이 나타나 악인과 그의 세력을 꺾고, 온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 이런 이야기는 게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설정이다. 그런데 만약 최후의 대결에서, 악의 세력이 승리한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이런 독특한 발상을 RPG 명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일(목) 발매되는 신작 ‘티러니’에 고스란히 담았다.
‘독재’ 혹은 ‘압제’라는 뜻의 게임처럼, ‘티러니’에서 플레이어는 악의 지배가 만연한 세계를 모험하게 된다. 그래픽이나, 전투 시스템은 ‘발더스 게이트’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와 닮아있지만,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선택지는 세계관을 따라 더욱 난해해졌고, 그 영향도 한층 변화무쌍해졌다. 어떤 점에서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선택’의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티러니'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절대 악이 승리한 세계에서, 법의 집행자로 나서다
‘티러니’는 선과 악의 대전쟁에서 승리한 악의 군주 ‘카이로스’가 지배하는 세계의 이야기다. 플레이어는 악의 군주와 함께 전쟁을 치른 인물로, 폭군의 법을 집행하는 ‘페이트바인더(Fatebinder)’ 직책을 맡고 있다. 자신의 법을 전달하라는 명령을 받은 주인공은 전쟁에서 쇠락한 마을부터, 아직 한창 ‘카이로스’를 상대로 투쟁 중인 도시, 대전쟁으로 파괴된 페허 등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게 된다.
▲ 세계는 이미 '카이로스'의 손아귀에 떨어진 상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쇠락한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어떤 광경을 마주하게 될까?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바로 ‘컨퀘스트 모드’다. 이번 게임에서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하기 전에, 악의 군주 ‘카이로스’의 대전쟁 당시의 이야기를 다룬 ‘컨퀘스트 모드’가 존재한다. ‘컨퀘스트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군대를 이끄는 인물로, 다양한 선택을 내리게 된다. 한 예로, 완강하게 저항하는 도시를 무고한 시민들과 함께 마법으로 날려버리거나, 혹은 병사들의 희생을 감수하고 시민들을 지키면서 점령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컨퀘스트 모드’에서 내린 선택들이 모두 주인공 캐릭터와 세계관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만약 아군을 노련하게 지휘했다면 영웅 취급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큰 희생을 냈다면 그만큼 명성에도 흠집이 난다. 정복 방식에 따라서,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느냐, 아니면 온전히 남아 역할을 하느냐도 결정된다. 이런 부분은 나중에 본 게임에서의 평판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 '컨퀘스트 모드'에서는 신중한 선택이 필수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선택에 따라, 제국의 영웅으로 남을 수도 있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본 게임에서도 퀘스트를 수행하는 중 수많은 선택지가 제시된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된 간단한 선택지도 있지만, 때로는 동료 중 누굴 죽이고, 누굴 살리느냐 같은 어려운 선택도 내려야 한다. 이런 선택에 따라, 정의로운 집행자로서 남을 수도 있고, 반대로 폭군의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압제자가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플레이어 손에 결정된다.
▲ 선택에 따라, 모든 게 바뀐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정통 RPG의 느낌은 살리면서, 조금은 더 쉽게!
‘티러니’의 전투 시스템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의 전작 ‘필러스 오브 이터니티’와 유사한 편이다. 주사위 굴림에 따라 공격의 명중, 회피 여부 등을 정하는 ‘던전앤드래곤’ 방식의 룰을 따르고 있으며, 4인 파티 단위로 실시간 전투를 내세운다. 특히 언제든지 시간을 정지해, 각각의 캐릭터 행동을 지시할 수 있어 전략적인 재미까지 선보인다.
▲ 전투의 기본 틀은 유사한 편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기본적인 재미는 같아도, 캐릭터들이 활용하는 마법은 그 체계가 다르게 변화했다. ‘티러니’에서는 마법 능력 사용이 제한된 ‘던전앤드래곤’ 방식과는 다르게, 직접 ‘마법’을 조합해서 사용하는 ‘주문 제작’을 선보인다. 방식은 간단하다. 마법의 속성과 효과를 정하는 ‘시길(Sigil)’을 합치면 끝이다. 덕분에 필요한 ‘시길’만 있다면 각 상황에 맞는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전투의 여러 부분이 쉽게 개선됐다. 가령, 적의 행동을 방해하는 능력이 좀 더 직관적으로 바뀌거나, 대기 시간이 필요하던 소모품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RPG 초보자들에게 난이도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군 공격’ 역시 사라졌다. 덕분에 이런 정통 RPG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만들었다.
▲ 이런 '광역 전기장'부터...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관통하는 '마법의 화살'까지 다양하게 조합해보자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개성 넘치는 동료들, 관계에 따라 강력한 콤보까지!
세계관을 탐험하다 보면, 다양한 동료와 만나게 된다. 등장하는 동료마다 모두 다른 직업, 고유한 스토리 설정과 능력, 성격을 지니며, 플레이어를 대하는 태도도 천차만별 다르다. 가령, ‘버스(Verse)’나, ‘바릭(Varik)’처럼 ‘카이로스’에게 충성하는 인물이 있는 반면, 반란군 소속으로 활동하는 마법사 ‘에브(Eb)’ 같은 동료도 있다. 이처럼, 모두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동료 사이의 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 종족, 성격, 가치관 모두 다른 동료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만약 동료와 특정한 관계를 형성하면, 전투에서 특별한 기술인 ‘동료 콤보’를 사용할 수 있다. ‘동료 콤보’는 전투 중 일발 역전의 기회를 주는 강력한 연계기로, 주인공과 동료, 혹은 동료끼리 펼치는 고유한 합동 기술이다. 한 예로, 동료가 때려 눕힌 적을 바로 주먹으로 내려찍거나, 충격파로 아군을 공중으로 날려보내 화살 세례를 퍼부을 수도 있다. 이런 능력은 동료와 좋은 관계를 맺었을 때뿐만이 아니라, 관계가 나빠져 화가 났을 때 개방되기도 한다.
▲ 사실 모두 계산된 '동료 콤보'였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주인공의 거점이 될 ‘스파이어’... 업그레이드야말로 곧 힘이다!
암울한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가끔 ‘스파이어(Spire)’라고 불리는 첨탑들을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은 이 ‘스파이어’들을 손에 넣어, 거점으로 활용하게 된다. 특히 각지의 ‘스파이어’는 모두 마법으로 연결되어, 빠른 이동뿐만 아니라, 향후 업그레이드를 거쳐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스파이어’ 업그레이드는 크게 치료소, 도서관, 대장간, 훈련장 4가지로 나뉜다. 우선, ‘치료소’를 택하면 치료사와 연금술사가 모여 물약과 독을 제조할 수 있으며, ‘도서관’에서는 마법 각인, 혹은 강력한 마법 제작이 가능해진다. ‘대장간’을 설치했다면, 직접 유물에 준하는 장비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마지막 ‘훈련장’에서는 전투의 대가들을 불러들여 파티원 스킬 연마가 가능해진다. 하나의 ‘스파이어’에는 업그레이드가 하나만 배정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 여행 중에는 거대한 '스파이어'를 발견하게 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어떻게 업그레이드하느냐에 따라, 기능도 천차만별!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