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범죄조직 다룬 게임 TOP5
2016.12.08 20:26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옛말에 ‘죄 짓고는 못사는 법’이라죠. 나쁜 짓을 하면 잠자리에 들어도 두 다리를 쫙 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게 준법정신이 투철해서건 아니면 그저 소심해서건, 대다수 사람들은 법과 도리를 지키며 살아갑니다. 그러고 보면 온갖 전횡을 일삼고도 ‘잠이 보약’이라며 단잠 취하는 누구누구는 정말 강심장인 것 같아요. 참 부럽습니다.
언제나 올바른 길만 따라 걷다 보면, 아주 가끔씩 본능이 이끄는 데로 탈선하고픈 욕구가 치밀기도 해요. 범죄자의 일탈이 자유로움으로 비치고 거친 삶이 멋있어 보일 수도 있겠죠. 물론 현실에선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되겠지만 정 죄를 짓고 싶다면(…) 게임에서 하면 될 일입니다. 극소심 기자도 가끔 ‘GTA’에서 인도로 차를 몰며 스트레스를 푸니까 말이죠.
하여 오늘은 암흑가에 군림하는 범죄조직을 다룬 게임 TOP5를 꼽았습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다들 심의등급이 높고 상당히 자극적으로 비치죠.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비행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억압된 감정을 원만하게 해소시켜준다고 믿습니다.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5위 마피아 2(마피아), 문화 아이콘으로 거듭난 범죄조직의 대부
▲ 역시 정장을 빼입어야 마피아 느낌이 제대로 산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마피아를 빼놓고 범죄조직을 논할 순 없죠. 명화 ‘대부’의 성공 이래, 시커먼 코트와 중절모 그리고 톰슨 기관단총을 든 시칠리아 마피아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됐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은 1940~50년대 미국의 성장과 함께 거대한 이권을 차지하고 암흑가의 신사를 자처했죠. 그 시절 마피아가 겪었을 삶의 명암을 체험하고 싶다면 ‘마피아 2’가 제격입니다. 너무 낭만적 느와르에 집중하다 보니 범죄자를 미화하긴 하지만요.
‘비토’는 빈곤한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크고 작은 범죄에 손을 댔습니다. 결국 체포되어 사면 조건으로 전쟁터까지 다녀온 후에, 친구 ‘조’의 소개로 본격적인 조직 생활을 시작하죠. 처음에는 허드렛일이나 처리하는 말단이었지만 점차 큰 건수를 올리며 조직의 상층으로 진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피아하면 떠오르는 가족애와 의리, 복수 등을 두루 만끽할 수 있어요. 아, ‘드라이버 2’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운전입니다만…
4위 용과 같이 제로(야쿠자), 인의를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협객
▲ 야쿠자가 협객이라니 조금 그렇지만, 키류니깐…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음은 일본의 조직폭력배 야쿠자를 살펴보죠. 이들의 뿌리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오르는데, 전란이 끝나고 에도 막부가 들어서자 싸움질 외에 달리 할 줄 아는 것이 없던 낭인들이 범죄자로 전락한 것입니다. 많이 변질되긴 했으나 어쨌든 사무라이에서 파생된 지라 지금도 스스로 협객이라 칭하며 나름의 정도(?)를 따른답니다. 이러한 일면을 부각시켜 낭만적으로 포장한 게임이 바로 ‘용과 같이’에요. 얼마 전 최신작 정식발매가 돌연 취소되어 아쉬움을 사기도 했죠.
‘키류 카즈마’는 이른바 ‘도지마의 용’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싸움꾼으로, 인의를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의협으로 그려집니다. 무고한 자를 핍박하거나 금품을 갈취하지도 않고 적수는 죄다 상대 조직원 아니면 인간쓰레기 정치인이나 사업가들뿐. 이게 어디가 야쿠자인가 싶지만 뭐, 어디까지나 허구니까요. 실제로 내용 상 ‘키류’는 어떻게든 손을 씻으려 노력하죠. 대신 한창 야쿠자로 잘 나가던 시절을 보고 싶다면 마침 지난달 한국어화 발매된 ‘용과 같이 제로’를 추천합니다.
3위 와치독 2(해커), 정보를 찾아 네트를 누비는 사이버 자경단
▲ 역시 해커라서 그런가 다들 패션부터가 '힙'하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범죄자라고 꼭 어깨가 남산만하고 허리에 칼 찬 것은 아닙니다. 최첨단 정보화 사회에선 광대한 네트를 주무대 삼아 법질서를 조롱하는 조직도 있죠. 바로 ‘어나니머스’로 대표되는 해커집단입니다. 이들은 뛰어난 컴퓨터 지식을 무기 삼아 개인이나 기업 나아가 정부의 보안 프로그램을 돌파하고 내용물을 유출합니다. 명백히 불법이지만 몇몇 해커가 기성 권력에 대항하여 정보의 자유를 외치면서 묘하게 사이버 자경단으로 포장됐죠. ‘와치독 2’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입니다.
‘마커스 할러웨이’는 치안이 땅에 떨어진 오클랜드에서 자라나며 공권력의 온갖 불의를 목도했습니다. 경찰을 믿을 수 없었던 그는 닉네임 ‘레트로(Retr0)’가 되어 해커집단 ‘데드섹’과 함께 직접 정의를 구현하기로 하죠. 이 세계는 ctOS라는 시스템이 모든 전자기기를 통제하는데, 이것이 권련의 주구가 되지 않도록 파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커라는 애가 옆 동네 어쌔신마냥 펄쩍펄쩍 뛰어다니는데, 만약 정말로 하루 종일 코드 락이나 푸는 게임이었다면 절대 안 팔렸겠죠.
2위 슬리핑 독스(삼합회), 피도 눈물도 없는 중국 암흑가의 지배자
▲ 경찰과 삼합회의 경계에서 목숨을 건 줄타기를 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일본에 야쿠자가 있다면 중국에는 삼합회가 있습니다. 이쪽도 청나라에 저항한 한족 비밀결사가 시작이라 할 만큼 그 역사가 길고 조직력도 막강합니다. 중화권에서 입지는 말할 것도 없고, 차이나타운을 거점으로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한번은 삼합회 두목 장례식에 조직원 1만여 명이 동원되어 대낮에 가두행진을 했다니 그 위세를 알만하죠. ‘슬리핑 독스’는 살벌한 삼합회에 위장 잠입한 경찰 ‘웨이 쉔’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웨이 쉔’은 홍콩 뒷골목에서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잠입에 적격이었죠. 그는 삼합회 때문에 누나가 마약 중독으로 죽고 가정이 파탄 난 터라 임무에 저돌적으로 매달립니다. 하지만 이런 설정이 다 그렇듯 점점 조직에 동화되고, 반대로 경찰과는 엇나가기만 하죠. 영화를 즐겨본다면 이정재가 호연한 ‘신세계’가 떠오를 겁니다. 다른 게임과 달리 범죄자의 폭력적이고 냉혈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점도 ‘슬리핑 독스’만의 매력이죠.
1위 세인츠 로우 더 서드(갱스터), 약 내음 짙게 풍기는 깡패이자 대통령
▲ 상식이 통하지 않는 약 빤 갱스터 '3번가 세인츠'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과거 미국의 암흑가를 지배한 것이 시칠리아 마피아라면, 오늘날에는 갱스터가 그 자리를 차지했죠. 소규모로 구역을 장악하고 무뢰배 노릇을 하는가 하면 조직적으로 무기나 마약밀매 등 큰 이권을 노리기도 합니다. 얼핏 보면 한국의 흔한 깡패들과 다를 바 없지만 미국은 총기 휴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갱단마다 고유한 상징과 색을 정해 여기저기 그려놓고 과시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입니다. 여기에 약(?)을 살짝 첨가하면 ‘세인츠 로우 더 서드’가 되죠.
‘3번가 세인츠’는 본래는 진짜 갱단이 아니라 경찰로부터 돈을 받고 다른 조직을 소탕해주는 어용집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입단한 주인공이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각종 사업에도 뛰어들어 점차 유명 브랜드로 거듭나죠.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보스가 대선 출마하질 않나… 이런 황당무계한 전개야말로 ‘세인츠 로우’의 백미죠. 배경설정과 등장인물은 물론 심지어 무기조차 상식을 거부해요. 거대한 딜도로 적을 후려치다 보면 문득 새로운 취향에 눈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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