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대작이라는 이름이 힘겹다(킹덤 언더 파이어)
2000.12.11 13:19박준호
롤플레잉 요소가 곳곳에 녹아든 판타지 전략시뮬레이션
워크래프트 이후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은 전무했다.
판타지는 마치 롤플레잉 장르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며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미사일, 탱크, 미래 병기, 외계인이 난무하는 전략시뮬레이션에 마법과 드래곤은 너무 고루한 것이었을까?
거기에 대한 멋진 반론을 바로 킹덤언더파이어가 보여준다. 칼과 화살만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공격형태에 마법이라는 요소를 섞음으로 기존의 전략보다 훨씬 다양한 공격형태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그 마법의 종류도 총 20가지가 넘고 그 쓰임새도 상황에 따라 어떤 마법을 쓰느냐에 따라 승패로 바로 연관될 만큼 파괴력이 높기 때문에 전투가 지루할 틈은 전혀 없다. 특히 양 진영에는 마법만을 전용으로 사용하는 마법유니트인 메이지, 소서리스, 리치, 뱀파이어가 있어 그들이 쏟아내는 마법들은 여태까지의 전략시뮬레이션에서 보여주는 마법보다 한차원 높은, 마치 RPG와 같은 다양한 마법을 보여준다. 소서리스의 골렘 소환, 리치의 애니메이트 콥스같은 경우 제 3의 유니트를 생성하는 소환마법으로 전략시뮬레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마법이다.
더구나 킹덤언더파이어는 롤플레잉 특유의 레벨업 개념을 보여준다. 그것도 단지 한 미션에서만 해당하는 레벨업이 아닌 다음 미션에서도 연결되는 레벨업이다. 이 레벨업을 게을리하면 중간 중간에 나오는 RPG 모드를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구나 중간에 나오는 RPG 모드란 결코 어설픈 RPG 흉내 수준은 아니다. 따로 떼어놓고 봐도 어지간한 액션 RPG 수준은 된다(그렇다고 디아블로 2 수준은 아니다. 오해하지말기를).
여기에는 갑옷, 칼, 목걸이, 반지, 힐링포션, 마나포션, 투명포션 등 다양한 아이템이 존재해 RPG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RPG 모드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더욱 구체화시키는 역할을 해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한다.
멋진 사운드와 그래픽,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대이하
킹덤언더파이어에서 제일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운드이다. 웅장하다가 때로는 애잔해지는 적절히 중세분위기를 살린 사운드는 정말 훌륭하다. 과연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사운드라는 느낌이다.
그래픽도 기본은 2D이지만 3D 모델링과 특수효과가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20가지가 넘는 마법사용시 표현되는 특수효과는 깔끔하면서도 환상적이다. 특히 암흑연합의 리치가 사용하는 아포칼립스는 전략시뮬레이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화려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대이하의 모습이다. 장거리 이동시에는 이동하는 부대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잠시라도 조종을 안 해주면 길을 못 찾아 엉뚱한 곳에 서있기 때문이다(줄서서 가도 좋다 제발 걸리지만 말아다오. 흑흑). 그리고 동료야 죽든 말든 옆에서 애궂은 건물만 부수고 있는 녀석이 있는 가하면 싸우는 동료 바로 뒤에서 멀거니 놀고 있는 녀석도 있다. 우선 공격순위 같은 개념(건물을 공격하다가도 자신의 시야에 공격력이 있은 유니트가 나타나면 자동적으로 그 유니트를 공격하게 하는 것)은 아예 게임에 들어있지 않는 듯. 이것은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필히 고쳐야 할 점이다. 그나마 전투시 대형이라는 개념이 있어 대형을 잘 선택하면 유니트의 열세도 극복할 수 있는 점은 위안이라고 하겠다.
독창성보다는 익숙함을 택한 인터페이스
킹덤언더파이어를 하면서 인터페이스면에서는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다. 이전에 나온 모 게임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달리보면 독창성의 결여라고도 느껴지는 점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독창성이라는 부분은 양날의 검과 같다. 독창적이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고 혹은 익숙하면 카피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선택에서 판타그램은 이미 게이머가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채택함으로써 최대한의 편의를 주는 방식을 택한 듯하다.
싱글플레이는 불합격, 멀티플레이는 합격
킹덤언더파이어의 싱글플레이는 솔직히 여타 다른 전략시뮬레이션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수준이다. 전략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이 수준이하인 탓이다(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위에서 밝힌 바 있으므로 생략). 또한 판타그램에서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던 영웅 캐릭터의 활약이 싱글에서는 전혀 쓸모없다. 그 이유는 바로 미션중 세이브가 안되기 때문. 보통 미션의 실패조건이 영웅의 죽음인데 세이브가 안되는 상황에서 영웅 캐릭터를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미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낮은 인공지능과 미션중 세이브의 부재로 싱글플레이는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에 반해 멀티플레이는 상당한 재미가 있다. 특히 게임의 스피감은 스타크래프트 못지않다. 최초의 공격유니트가 나오는 시간이 오크전사의 경우 게임 시작 2∼3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시간은 저글링이 나오는 시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빠른 스피감은 우리나라 게이머의 구미에 딱 맞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게임이 중반으로 넘어가 양 진영에서 마법유니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게임의 결과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해진다. 리치의 아포칼립스나 소서리스의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범위 공격으로 뭉쳐있는 주력부대 모두를 한번에 궤멸시킬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뱀파이어의 박쥐 변신, 메이지의 아스트랄 게이트 등의 마법이 더해지면 생각할 수 있는 전략, 전술의 수는 더욱 다양해진다. 전술이 다양해질 여지와 스피드감은 대다수의 게이머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싱글플레이에서의 문제점을 지적된 낮은 인공지능도 멀티플레이에서는 같은 조건인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어서 그다지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패치로 나아지길 기대하며...
전체적으로 킹덤언더파이어는 낮은 인공지능과 세이브 부재라는 큰 단점을 안고 있다. 물론 이것들을 제외하면 외국 대작에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은 대작이라는 이름이 붙기에는 미흡한 것 같다. 지속적인 패치와 개발이 뒤따라야 킹덤언더파이어는 비로서 대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곁에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워크래프트 이후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은 전무했다.
판타지는 마치 롤플레잉 장르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며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미사일, 탱크, 미래 병기, 외계인이 난무하는 전략시뮬레이션에 마법과 드래곤은 너무 고루한 것이었을까?
거기에 대한 멋진 반론을 바로 킹덤언더파이어가 보여준다. 칼과 화살만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공격형태에 마법이라는 요소를 섞음으로 기존의 전략보다 훨씬 다양한 공격형태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그 마법의 종류도 총 20가지가 넘고 그 쓰임새도 상황에 따라 어떤 마법을 쓰느냐에 따라 승패로 바로 연관될 만큼 파괴력이 높기 때문에 전투가 지루할 틈은 전혀 없다. 특히 양 진영에는 마법만을 전용으로 사용하는 마법유니트인 메이지, 소서리스, 리치, 뱀파이어가 있어 그들이 쏟아내는 마법들은 여태까지의 전략시뮬레이션에서 보여주는 마법보다 한차원 높은, 마치 RPG와 같은 다양한 마법을 보여준다. 소서리스의 골렘 소환, 리치의 애니메이트 콥스같은 경우 제 3의 유니트를 생성하는 소환마법으로 전략시뮬레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마법이다.
더구나 킹덤언더파이어는 롤플레잉 특유의 레벨업 개념을 보여준다. 그것도 단지 한 미션에서만 해당하는 레벨업이 아닌 다음 미션에서도 연결되는 레벨업이다. 이 레벨업을 게을리하면 중간 중간에 나오는 RPG 모드를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구나 중간에 나오는 RPG 모드란 결코 어설픈 RPG 흉내 수준은 아니다. 따로 떼어놓고 봐도 어지간한 액션 RPG 수준은 된다(그렇다고 디아블로 2 수준은 아니다. 오해하지말기를).
여기에는 갑옷, 칼, 목걸이, 반지, 힐링포션, 마나포션, 투명포션 등 다양한 아이템이 존재해 RPG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RPG 모드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더욱 구체화시키는 역할을 해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한다.
멋진 사운드와 그래픽,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대이하
킹덤언더파이어에서 제일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운드이다. 웅장하다가 때로는 애잔해지는 적절히 중세분위기를 살린 사운드는 정말 훌륭하다. 과연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사운드라는 느낌이다.
그래픽도 기본은 2D이지만 3D 모델링과 특수효과가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20가지가 넘는 마법사용시 표현되는 특수효과는 깔끔하면서도 환상적이다. 특히 암흑연합의 리치가 사용하는 아포칼립스는 전략시뮬레이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화려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대이하의 모습이다. 장거리 이동시에는 이동하는 부대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잠시라도 조종을 안 해주면 길을 못 찾아 엉뚱한 곳에 서있기 때문이다(줄서서 가도 좋다 제발 걸리지만 말아다오. 흑흑). 그리고 동료야 죽든 말든 옆에서 애궂은 건물만 부수고 있는 녀석이 있는 가하면 싸우는 동료 바로 뒤에서 멀거니 놀고 있는 녀석도 있다. 우선 공격순위 같은 개념(건물을 공격하다가도 자신의 시야에 공격력이 있은 유니트가 나타나면 자동적으로 그 유니트를 공격하게 하는 것)은 아예 게임에 들어있지 않는 듯. 이것은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필히 고쳐야 할 점이다. 그나마 전투시 대형이라는 개념이 있어 대형을 잘 선택하면 유니트의 열세도 극복할 수 있는 점은 위안이라고 하겠다.
독창성보다는 익숙함을 택한 인터페이스
킹덤언더파이어를 하면서 인터페이스면에서는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다. 이전에 나온 모 게임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달리보면 독창성의 결여라고도 느껴지는 점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독창성이라는 부분은 양날의 검과 같다. 독창적이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고 혹은 익숙하면 카피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선택에서 판타그램은 이미 게이머가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채택함으로써 최대한의 편의를 주는 방식을 택한 듯하다.
싱글플레이는 불합격, 멀티플레이는 합격
킹덤언더파이어의 싱글플레이는 솔직히 여타 다른 전략시뮬레이션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수준이다. 전략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이 수준이하인 탓이다(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위에서 밝힌 바 있으므로 생략). 또한 판타그램에서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던 영웅 캐릭터의 활약이 싱글에서는 전혀 쓸모없다. 그 이유는 바로 미션중 세이브가 안되기 때문. 보통 미션의 실패조건이 영웅의 죽음인데 세이브가 안되는 상황에서 영웅 캐릭터를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미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낮은 인공지능과 미션중 세이브의 부재로 싱글플레이는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에 반해 멀티플레이는 상당한 재미가 있다. 특히 게임의 스피감은 스타크래프트 못지않다. 최초의 공격유니트가 나오는 시간이 오크전사의 경우 게임 시작 2∼3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시간은 저글링이 나오는 시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빠른 스피감은 우리나라 게이머의 구미에 딱 맞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게임이 중반으로 넘어가 양 진영에서 마법유니트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게임의 결과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해진다. 리치의 아포칼립스나 소서리스의 메테오 스트라이크는 범위 공격으로 뭉쳐있는 주력부대 모두를 한번에 궤멸시킬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뱀파이어의 박쥐 변신, 메이지의 아스트랄 게이트 등의 마법이 더해지면 생각할 수 있는 전략, 전술의 수는 더욱 다양해진다. 전술이 다양해질 여지와 스피드감은 대다수의 게이머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싱글플레이에서의 문제점을 지적된 낮은 인공지능도 멀티플레이에서는 같은 조건인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어서 그다지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패치로 나아지길 기대하며...
전체적으로 킹덤언더파이어는 낮은 인공지능과 세이브 부재라는 큰 단점을 안고 있다. 물론 이것들을 제외하면 외국 대작에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은 대작이라는 이름이 붙기에는 미흡한 것 같다. 지속적인 패치와 개발이 뒤따라야 킹덤언더파이어는 비로서 대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곁에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