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튀는 통쾌함(이블 아일랜드)
2001.06.18 14:21이광호
그래픽이 좋은 것은 강력한 무기이자 든든한 방패이다. 게임들이 풀 3D 그래픽을 선호하면서 비약적인 그래픽효과와 표현의 발전은 하드웨어의 발전을 무색하게 만들고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높이는 작용을 담당했다. 2D 그래픽이 어울린다는 판타지 롤플레잉에서 조차 이제는 풀 3D그래픽으로 제작된 게임이 등장할만큼 그래픽적 발전에 가속을 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블 아일랜드는 풀 3D그래픽이란 강력한 조력자를 내세워 게임속 등장인물이나 몬스터에서부터 배경에 이르기까지 3차원으로 구성하고 있다.
판타지에 어울리는 3D
3D란 그래픽자체가 풍기는 이미지는 입체감이란 요소를 제외하면 강철같은 차가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본래부터 건물의 구조나 철의 구조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만들어진 덕분이기도 하고 폴리곤이란 사각형박스로 이루어져서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 이블 아일랜드의 그래픽은 이러한 불쾌감을 전달하지 않는다. 신기하기도 하면서 아무런 양성반응없이 그래픽효과에 빠져들게 만드는 등 이상할 정도로 판타지와 잘 어울린다. 하늘거리는 나무도 일반 3D게임에서 십자형태로 이루어진 나무들이 아닌 캐릭터를 모델링하듯 이루어진 배경 덕분이기도 하다. 물론 캐릭터의 움직임도 딱딱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있고 유연한 동작(뛰기, 걷기, 허리숙여 이동하기, 포복, 공격 등)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한다.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조화스러운 모습, 이블 아일랜드의 강력한 응원군이다.
하지만 이블 아일랜드는 3D 그래픽으로 이루어졌다는 고정관념에 지배된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다. 흔히 시점변환이 가능한 것도 3D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지만 3D에 맹신한 나머지 게임의 자연스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말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차라리 고정된 시점으로 진행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고정된 시점이 아니라 “캐릭터의 시야에 따라 변화되는 융통성있는 시점이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발목을 잡는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퀘스트
이블 아일랜드의 진행방식은 퀘스트 연결에 의한 사슬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퀘스트를 부여받고 해당 퀘스트를 끝마치면 바로 다음 퀘스트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이 말은 총 80여개의 퀘스트를 차분히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비로소 엔딩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중간에 주어진 퀘스트를 건너뛰어서도 안되고 선택해서 퀘스트를 부여받고 해결할 수도 없는 얼핏 ‘시간죽이기 게임’이라고 불리기 쉽다. 퀘스트를 해결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게이머라면 이블 아일랜드만큼 입맛당기는 게임이 없겠으나 퀘스트를 해결하기위해 꼼꼼히 문장하나하나를 이해하고 유추할 수 있는 게이머들이 아니라면 정신적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퀘스트 대부분이 전투를 통해 진행한다는 점도 마우스 클릭조차 힘겹게 만들어 버린다. 본래 퀘스트로 진행되는 전투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고 본다면 필드상에서 마주치는 적들과의 전투는 최소 1,000번 이상의 격전을 치루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블 아일랜드는 퀘스트와 전투를 즐겁게 치룰 수 있는 특별한 카드를 숨기고 있다.
전투가 즐거운 이유 그리고 이단자
롤플레잉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아마 전투, 마법, 아이템, 퀘스트로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 퀘스트와 전투는 상호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로 본다면 마법과 아이템이 롤플레잉 게임의 주요 관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블 아일랜드는 이점을 중시했는지 마법과 아이템을 자신이 창조할 수 있게 준비했다. 검을 만든다고 할 때 ‘블루 프린트’라는 일종의 설계도를 구입한 후 여기에 돌, 청동, 철, 미스릴 등 적당한 재료를 섞어 무기를 재조할 수 있다. 뿐인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의 마법 수용능력에 따라 마법도 섞어 마법검을 만들 수도 있는 자잘한 재미가 있다. 마법도 무기와 마찬가지로 마법효과 범위, 데미지 효과, 마나 소비량, 특정한 마법 대상 등 자신만의 마법을 창조할 수 있다. 그럼 이와 같은 일들이 퀘스트와 전투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바로 퀘스트와 전투를 통해서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료보다 좀더 좋은 원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도 1,000개 이상의 전투가 좀 짜증나더라도 군소리없이 치룰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투나 퀘스트를 통해 얻어지는 경험치로 주인공 잭(Zak)의 기술을 숙련시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지만?.
이블 아일랜드에서도 일정수치의 경험치를 얻으면 저절로 레벨이 올라가긴 하나 시각적으로 레벨 몇이라고는 표시되지 않는다. 그저 경험치를 축적하다보면 저절로 체력과 스테미너가 올라가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마치 사람이 매일 운동을 할 경우 저절로 근육이 붙고 체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기분으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조금은 답답해도 레벨을 숨겨놓아 쉽게 죽일 수 있는 적도 긴장감을 유발시키기 위함은 아닌지 생각되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이블 아일랜드는 정통 롤플레잉이 추구하는 퀘스트, 기술치, 몬스터, 배경 등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한 외형은 정통을 따를지라도 깊숙이 들어가면 정통을 거부한 이단자임을 목격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캐릭터 창조시스템(키, 민첩성, 힘, 지식 3개로만 능력치를 설정하고 능력치에 따라 캐릭터의 외형이 변화되는 특이한 시각적 효과)도 그런 색다른 요소를 갖고 있다. 마나대신 스테미너를 이용해 마법을 시연하고 언제 레벨이 올라가는 지 알 수 없으며 80여개의 퀘스트들이 기어처럼 맞물려 종속되어 있는 등 헤아릴 수 없는 정통 롤플레잉의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 이블 아일랜드를 빛나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판타지에 어울리는 3D
3D란 그래픽자체가 풍기는 이미지는 입체감이란 요소를 제외하면 강철같은 차가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본래부터 건물의 구조나 철의 구조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만들어진 덕분이기도 하고 폴리곤이란 사각형박스로 이루어져서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 이블 아일랜드의 그래픽은 이러한 불쾌감을 전달하지 않는다. 신기하기도 하면서 아무런 양성반응없이 그래픽효과에 빠져들게 만드는 등 이상할 정도로 판타지와 잘 어울린다. 하늘거리는 나무도 일반 3D게임에서 십자형태로 이루어진 나무들이 아닌 캐릭터를 모델링하듯 이루어진 배경 덕분이기도 하다. 물론 캐릭터의 움직임도 딱딱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있고 유연한 동작(뛰기, 걷기, 허리숙여 이동하기, 포복, 공격 등)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한다.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조화스러운 모습, 이블 아일랜드의 강력한 응원군이다.
하지만 이블 아일랜드는 3D 그래픽으로 이루어졌다는 고정관념에 지배된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다. 흔히 시점변환이 가능한 것도 3D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지만 3D에 맹신한 나머지 게임의 자연스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말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차라리 고정된 시점으로 진행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고정된 시점이 아니라 “캐릭터의 시야에 따라 변화되는 융통성있는 시점이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발목을 잡는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퀘스트
이블 아일랜드의 진행방식은 퀘스트 연결에 의한 사슬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퀘스트를 부여받고 해당 퀘스트를 끝마치면 바로 다음 퀘스트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이 말은 총 80여개의 퀘스트를 차분히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비로소 엔딩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중간에 주어진 퀘스트를 건너뛰어서도 안되고 선택해서 퀘스트를 부여받고 해결할 수도 없는 얼핏 ‘시간죽이기 게임’이라고 불리기 쉽다. 퀘스트를 해결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게이머라면 이블 아일랜드만큼 입맛당기는 게임이 없겠으나 퀘스트를 해결하기위해 꼼꼼히 문장하나하나를 이해하고 유추할 수 있는 게이머들이 아니라면 정신적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퀘스트 대부분이 전투를 통해 진행한다는 점도 마우스 클릭조차 힘겹게 만들어 버린다. 본래 퀘스트로 진행되는 전투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고 본다면 필드상에서 마주치는 적들과의 전투는 최소 1,000번 이상의 격전을 치루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블 아일랜드는 퀘스트와 전투를 즐겁게 치룰 수 있는 특별한 카드를 숨기고 있다.
전투가 즐거운 이유 그리고 이단자
롤플레잉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아마 전투, 마법, 아이템, 퀘스트로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 퀘스트와 전투는 상호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로 본다면 마법과 아이템이 롤플레잉 게임의 주요 관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블 아일랜드는 이점을 중시했는지 마법과 아이템을 자신이 창조할 수 있게 준비했다. 검을 만든다고 할 때 ‘블루 프린트’라는 일종의 설계도를 구입한 후 여기에 돌, 청동, 철, 미스릴 등 적당한 재료를 섞어 무기를 재조할 수 있다. 뿐인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의 마법 수용능력에 따라 마법도 섞어 마법검을 만들 수도 있는 자잘한 재미가 있다. 마법도 무기와 마찬가지로 마법효과 범위, 데미지 효과, 마나 소비량, 특정한 마법 대상 등 자신만의 마법을 창조할 수 있다. 그럼 이와 같은 일들이 퀘스트와 전투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바로 퀘스트와 전투를 통해서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료보다 좀더 좋은 원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도 1,000개 이상의 전투가 좀 짜증나더라도 군소리없이 치룰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투나 퀘스트를 통해 얻어지는 경험치로 주인공 잭(Zak)의 기술을 숙련시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지만?.
이블 아일랜드에서도 일정수치의 경험치를 얻으면 저절로 레벨이 올라가긴 하나 시각적으로 레벨 몇이라고는 표시되지 않는다. 그저 경험치를 축적하다보면 저절로 체력과 스테미너가 올라가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마치 사람이 매일 운동을 할 경우 저절로 근육이 붙고 체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기분으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조금은 답답해도 레벨을 숨겨놓아 쉽게 죽일 수 있는 적도 긴장감을 유발시키기 위함은 아닌지 생각되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이블 아일랜드는 정통 롤플레잉이 추구하는 퀘스트, 기술치, 몬스터, 배경 등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한 외형은 정통을 따를지라도 깊숙이 들어가면 정통을 거부한 이단자임을 목격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캐릭터 창조시스템(키, 민첩성, 힘, 지식 3개로만 능력치를 설정하고 능력치에 따라 캐릭터의 외형이 변화되는 특이한 시각적 효과)도 그런 색다른 요소를 갖고 있다. 마나대신 스테미너를 이용해 마법을 시연하고 언제 레벨이 올라가는 지 알 수 없으며 80여개의 퀘스트들이 기어처럼 맞물려 종속되어 있는 등 헤아릴 수 없는 정통 롤플레잉의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 이블 아일랜드를 빛나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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