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되고 싶은가? 그럼 CM을 선택하라 (챔피언쉽 매니저 2002 K-리그)
2002.07.16 11:33윤주홍
- CM의 문자중계 중
"최근식 왼쪽의 김은중 방향으로 패스!"
"사비트, 코난의 발 앞으로 붙여줍니다"
"코난, 김정수 선수를 제치려합니다!"
"길게 날아온 볼을 받아 슛! 골인!!!"
몇 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훈련시킨 자신의 선수가 골을 터뜨릴 때의 그 느낌, 열악한 유소년 팀에서 발굴한 자신의 선수가 해외 유명 클럽에 엄청난 몸값으로 매겨지고 있을 때의 그 느낌. 챔피언쉽 매니저가 그 엄청난 축구게임의 폭풍 속에서도 출시 때마다 유럽지역의 판매권 1위를 쓸어버리는 이유는 실제 축구감독만이 느낄 수 있었던 이러한 카타르시스를 안방에서 완벽히 재현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CM으로 통한다
챔피언쉽 매니저(이하: CM)는 말 그대로 축구팀을 경영하고 감독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팀의 감독과 트레이드 매니저가 되어 선수의 훈련과 구단관리, 트레이드, 전술까지 축구의 모든 것을 운영하는 게임. 경기의 중계 또한 오로지 문자와 숫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때문에 현대 게임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작품이라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외양만을 보고 평가절하를 서슴지 않는 소견이 얇은 게이머의 하소연에 지나지 않는다.
축구게임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함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거의 실제에 가깝게 구현되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탁월한 조작감이 현장감을 살려주고 있지만 실제 축구와 같은 완벽한 데이터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물론 멋진 영상과 실감나는 해설로 배가되는 아케이드형 축구게임이 주는 재미는 분명 뛰어나지만 CM은 이러한 게임과는 장르 자체가 틀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케이드형 축구게임에 많은 종류가 있듯 이러한 축구 매니저 게임 중에서도 CM이 차지하는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10만명이 넘는 실존 선수들에 대한 프로필과 최신 데이터, 그리고 3부의 하위리그까지 포함된 전 세계의 클럽팀에 대한 정보는 일반 게이머를 넘어 실제의 선수들과 감독까지 게임에 빠져들게 만드는 가장 큰 매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CM은 언론 플레이를 비롯, 선수들에 대한 상담과 관중수입, 구단주의 비위 맞추기 등등 어떻게 보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축구운영에 대한 엄청난 세부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CM에 포함되어 있는 전 세계의 프로축구 리그는 20개가 넘는 나라의 프리미어 리그, 세리에 J-리그 등 2부 3부의 하위리그까지 포함하고 있다. 과거부터 발전을 거듭한 CM의 시리즈 중 01/02 시즌을 담은 최신버전이 국내의 리그데이터가 포함된 챔피언쉽 매니저 2002 K-리그란 이름으로 한글화가 되어 출시된 것이다.
국내에선 CM K-리그로 통한다
CM3 엔진으로 제작된 챔피언쉽 매니저 2002 K-리그는 해외의 선수자료 못지않게 국내에서 뛰고 있는 프로/아마추어 선수의 거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사실 CM에 수록된 클럽팀의 숫자를 감안하면 K-리그는 거의 모래알 수준에 불과하다). 한재웅와 같이 떠오르고 있는 부평고의 신인에서부터 슈퍼스타 홍명보까지 모든 선수의 데이터가 거의 완벽한 상태로 재현되어 있다.
이제 게임 플레이 방법을 살펴볼까? 자신이 원하는 팀을 고르고, 해당 구단의 감독이 되면 먼저 구단주가 원하는 리그 목표가 언론에 공개된다. 물론 성남 일화와 같은 상위권 팀이라면 리그 우승이 목표로 나오겠지만 하위권이라면 그저 그렇게 원만한 대회운영만을 목표로 삼을 지도 모른다. 물론 2, 3부 리그가 있는 유럽권 지역의 하위팀이라면 리그잔류 자체가 목표가 될 수도 있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구단주는 이 목표를 해내기 위해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게 된다.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을 마치고 코치를 선발하며 이들을 이용해 훈련스케줄을 짠 뒤 `진행하기` 버튼을 누르면 날짜가 지나간다. 훈련도중에 분명 부상자가 나오기도 하며 어느 용병 선수는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극단적으로 팀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라이벌팀과의 결전을 앞두고 감독을 초조하게 만드는 구단주와의 갈등, 그리고 언론에서 쉴 새 없이 두들겨대는 근거 없는 소문 등 게이머는 마치 자신이 진짜 감독이 된 것처럼 CM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리그공간에서 울고 웃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CM을 즐길 때 자신이 진짜 감독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지 않다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실망한 구단주에 의해 쫓겨나버리고 말게 된다. CM의 재미는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치밀한 정보 수집으로 타구단의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 그리고 철두철미한 훈련 스케줄로 선수를 장악해나가는 과정이 없다면 팀의 승리라는 결과를 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게이머는 구단관리의 모든 점에 관여해야만 하는 것이다.
리그가 시작되고 자신의 팀이 시합을 시작하면 CM은 문자중계와 공차는 소리 그리고 관중의 함성만으로 경기의 내용을 표현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설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상상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기에 CM만큼 훌륭한 게임이 없다는 것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될 것이다. 언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또 그 때문에 관중의 숫자가 줄어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던 선수가 상대의 골문에 볼을 작렬시키는 문자가 나타나면 자신도 모르게 의자 위에 올라가 날듯이 뛰는 경험을 CM은 정적인 컴퓨터 화면으로 제공할 뿐이다.
사실 한 팀의 감독이 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닌가? 코칭 스태프를 비롯 40~50명의 대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자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겨운 싸움인지 CM을 즐기는 게이머는 이러한 고통을 충분히 느끼고 통감한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 끝에 자신의 팀이 우승컵을 거머쥐는 장면을 보는 순간 게이머는 CM의 중독증상(?)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혼/사표 제조기?
유럽지역에서는 이미 CM이란 게임 자체가 이혼과 회사 사직의 사유로 등장한지 오래이다. 놀랄만큼 단순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화면일색이지만 손을 뗄 수 없는 중독성을 지닌 게임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정식발매 전부터 CM과 관련된 많은 커뮤니티가 운영되어 오고 있었다.
사내스포츠사가 도맡았던 CM의 한글화 작업과 K-리그 선수 데이터 입력 작업은 훌륭하게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CM4의 해외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일정에 쫓겼던 탓인지 해외 선수의 이름과 뒤섞여버린 듯한 국내 신인선수들의 알 수 없는 이름, 한글입력 방법의 조잡함 등이 눈에 거슬릴 뿐. CM의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한 수준이라 할만하다.
축구 게임은 피파와 위닝 일레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던가? 자신이 직접 통렬한 슛을 성공시켜야만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CM은 최악의 게임으로 꼽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음악도 없고 동영상도 없으며 그 흔한 선수 사진조차 구경할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심도있고 색깔있는 축구 게임을 원한다면 필자는 CM이 그 욕구를 200% 채우고도 남는 작품이라 장담할 수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인 테디가 CM을 보며 했던 말이 있다.
“필드 위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이 안에 있었다” 라고…
"최근식 왼쪽의 김은중 방향으로 패스!"
"사비트, 코난의 발 앞으로 붙여줍니다"
"코난, 김정수 선수를 제치려합니다!"
"길게 날아온 볼을 받아 슛! 골인!!!"
몇 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훈련시킨 자신의 선수가 골을 터뜨릴 때의 그 느낌, 열악한 유소년 팀에서 발굴한 자신의 선수가 해외 유명 클럽에 엄청난 몸값으로 매겨지고 있을 때의 그 느낌. 챔피언쉽 매니저가 그 엄청난 축구게임의 폭풍 속에서도 출시 때마다 유럽지역의 판매권 1위를 쓸어버리는 이유는 실제 축구감독만이 느낄 수 있었던 이러한 카타르시스를 안방에서 완벽히 재현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CM으로 통한다
챔피언쉽 매니저(이하: CM)는 말 그대로 축구팀을 경영하고 감독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팀의 감독과 트레이드 매니저가 되어 선수의 훈련과 구단관리, 트레이드, 전술까지 축구의 모든 것을 운영하는 게임. 경기의 중계 또한 오로지 문자와 숫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때문에 현대 게임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작품이라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외양만을 보고 평가절하를 서슴지 않는 소견이 얇은 게이머의 하소연에 지나지 않는다.
축구게임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함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거의 실제에 가깝게 구현되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탁월한 조작감이 현장감을 살려주고 있지만 실제 축구와 같은 완벽한 데이터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물론 멋진 영상과 실감나는 해설로 배가되는 아케이드형 축구게임이 주는 재미는 분명 뛰어나지만 CM은 이러한 게임과는 장르 자체가 틀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케이드형 축구게임에 많은 종류가 있듯 이러한 축구 매니저 게임 중에서도 CM이 차지하는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10만명이 넘는 실존 선수들에 대한 프로필과 최신 데이터, 그리고 3부의 하위리그까지 포함된 전 세계의 클럽팀에 대한 정보는 일반 게이머를 넘어 실제의 선수들과 감독까지 게임에 빠져들게 만드는 가장 큰 매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CM은 언론 플레이를 비롯, 선수들에 대한 상담과 관중수입, 구단주의 비위 맞추기 등등 어떻게 보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축구운영에 대한 엄청난 세부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CM에 포함되어 있는 전 세계의 프로축구 리그는 20개가 넘는 나라의 프리미어 리그, 세리에 J-리그 등 2부 3부의 하위리그까지 포함하고 있다. 과거부터 발전을 거듭한 CM의 시리즈 중 01/02 시즌을 담은 최신버전이 국내의 리그데이터가 포함된 챔피언쉽 매니저 2002 K-리그란 이름으로 한글화가 되어 출시된 것이다.
국내에선 CM K-리그로 통한다
CM3 엔진으로 제작된 챔피언쉽 매니저 2002 K-리그는 해외의 선수자료 못지않게 국내에서 뛰고 있는 프로/아마추어 선수의 거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사실 CM에 수록된 클럽팀의 숫자를 감안하면 K-리그는 거의 모래알 수준에 불과하다). 한재웅와 같이 떠오르고 있는 부평고의 신인에서부터 슈퍼스타 홍명보까지 모든 선수의 데이터가 거의 완벽한 상태로 재현되어 있다.
이제 게임 플레이 방법을 살펴볼까? 자신이 원하는 팀을 고르고, 해당 구단의 감독이 되면 먼저 구단주가 원하는 리그 목표가 언론에 공개된다. 물론 성남 일화와 같은 상위권 팀이라면 리그 우승이 목표로 나오겠지만 하위권이라면 그저 그렇게 원만한 대회운영만을 목표로 삼을 지도 모른다. 물론 2, 3부 리그가 있는 유럽권 지역의 하위팀이라면 리그잔류 자체가 목표가 될 수도 있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구단주는 이 목표를 해내기 위해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게 된다.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을 마치고 코치를 선발하며 이들을 이용해 훈련스케줄을 짠 뒤 `진행하기` 버튼을 누르면 날짜가 지나간다. 훈련도중에 분명 부상자가 나오기도 하며 어느 용병 선수는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극단적으로 팀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라이벌팀과의 결전을 앞두고 감독을 초조하게 만드는 구단주와의 갈등, 그리고 언론에서 쉴 새 없이 두들겨대는 근거 없는 소문 등 게이머는 마치 자신이 진짜 감독이 된 것처럼 CM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리그공간에서 울고 웃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CM을 즐길 때 자신이 진짜 감독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지 않다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실망한 구단주에 의해 쫓겨나버리고 말게 된다. CM의 재미는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치밀한 정보 수집으로 타구단의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 그리고 철두철미한 훈련 스케줄로 선수를 장악해나가는 과정이 없다면 팀의 승리라는 결과를 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게이머는 구단관리의 모든 점에 관여해야만 하는 것이다.
리그가 시작되고 자신의 팀이 시합을 시작하면 CM은 문자중계와 공차는 소리 그리고 관중의 함성만으로 경기의 내용을 표현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설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상상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기에 CM만큼 훌륭한 게임이 없다는 것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될 것이다. 언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또 그 때문에 관중의 숫자가 줄어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믿던 선수가 상대의 골문에 볼을 작렬시키는 문자가 나타나면 자신도 모르게 의자 위에 올라가 날듯이 뛰는 경험을 CM은 정적인 컴퓨터 화면으로 제공할 뿐이다.
사실 한 팀의 감독이 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닌가? 코칭 스태프를 비롯 40~50명의 대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자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겨운 싸움인지 CM을 즐기는 게이머는 이러한 고통을 충분히 느끼고 통감한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 끝에 자신의 팀이 우승컵을 거머쥐는 장면을 보는 순간 게이머는 CM의 중독증상(?)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혼/사표 제조기?
유럽지역에서는 이미 CM이란 게임 자체가 이혼과 회사 사직의 사유로 등장한지 오래이다. 놀랄만큼 단순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화면일색이지만 손을 뗄 수 없는 중독성을 지닌 게임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정식발매 전부터 CM과 관련된 많은 커뮤니티가 운영되어 오고 있었다.
사내스포츠사가 도맡았던 CM의 한글화 작업과 K-리그 선수 데이터 입력 작업은 훌륭하게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CM4의 해외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일정에 쫓겼던 탓인지 해외 선수의 이름과 뒤섞여버린 듯한 국내 신인선수들의 알 수 없는 이름, 한글입력 방법의 조잡함 등이 눈에 거슬릴 뿐. CM의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한 수준이라 할만하다.
축구 게임은 피파와 위닝 일레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던가? 자신이 직접 통렬한 슛을 성공시켜야만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CM은 최악의 게임으로 꼽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음악도 없고 동영상도 없으며 그 흔한 선수 사진조차 구경할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심도있고 색깔있는 축구 게임을 원한다면 필자는 CM이 그 욕구를 200% 채우고도 남는 작품이라 장담할 수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인 테디가 CM을 보며 했던 말이 있다.
“필드 위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이 안에 있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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