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전략 게임의 백미(삼국지9)
2003.03.18 18:11지명근
삼국지라는 게임에 대하여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를 살펴보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타이틀이 있다. 코에이사의 삼국지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삼국지는 일본 내에서 발매되는 신장의 야망시리즈와 함께 일본 시뮬레이션 게임을 이끌어온 대표 타이틀인 것이다. 삼국지의 등장인물을 선택해서 내정을 관리하고 외교와 책략을 다루며 전쟁에서 승리하여 드넓은 중국대륙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인 이 게임은 지금까지 발매될 때마다 끊임없는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검증받은 대작이다.
과연 어떤 점들이 이런 삼국지의 인기를 가져왔는가? 무엇보다도 삼국지라는 세계의 인물들을 알아보기 쉬운 간단한 수치들로 각각의 특징을 살려 표현해 낸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500명에서 700명 이상의 인물들을 5~6가지 정도의 수치로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표현해 냈다는 것이다. 유비는 이러이러한 점이 뛰어나고 조조는 이러이러한 점이 특징이다. 제갈량이나 사마의는 지략이 뛰어나며 관우는 만능에 가까운 능력치를 지니고 있지만 성질이 급하다. 약간의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수많은 인물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잘 정리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의 이유는 전쟁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한 방법에 있다. 한번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몇 년간 준비를 하고 사전에 철저한 정보와 계략을 깔아두어야만 한다. 전쟁을 실행할 장수들과 그 준비를 할 문관들을 등용해야하며 타국의 인재를 등용하기위해 갖가지 계책을 이용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하나의 성을 차지해서 내정을 충실히 하고 전쟁을 통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면서 커진 세력의 관리에 골머리를 썩는 것들이 모두 삼국지의 재미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은 삼국지를 통하여 역사의 재구성을 맛보게 된다. 공손찬으로 천하통일을 이루는 간단한 것으로 시작해서 동탁과 조조가 손을 잡고 원소를 무찌르며 황건당의 천하를 만들 수도 있다. 유장이 제갈량을 얻어 천하삼분을 할 수도 있으며 적벽대전에서 화공을 사용하는 것은 조조가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자유로운 세상이며 게이머들은 자신이 보고 싶었던 삼국지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군주 플레이로 돌아오다
그렇다면 이번 삼국지 9에서 전작들과 달라진 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들자면 일반장수를 고를 수 없게 된 점과 전투가 완전히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 점이다. 일단 일반장수를 고를 수 없게 된 것은 전투의 방식이 바뀐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전투이기 때문에 일반장수로서 전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내정이나 각각의 행동이 세력단위로 이루어지게 된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번 삼국지 9에서는 대부분의 행동들을 넓게 보고 결정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보다 작은 내용들을 처리하는 일에 세세한 관심을 기울였던 전작과는 차이가 크며 이것이 일반장수로 플레이할 수 없게 된 이유 중에 하나이다.
또 하나의 큰 변경점인 전투의 변경은 삼국지특유의 지루함을 없애는 것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게다가 오히려 전술이나 계략의 비중이 크게 되어 전작들과는 짜임새면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가 인공지능이 되어 전투를 치르는 재미가 떨어졌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오히려 전투가 더욱 재미있어진 것이 사실이다. 적의 행동을 예측해서 진형을 짜 보내놓고 한 턴 후에 근처의 성에서 적에게 적절한 계략을 쓰거나 아군의 구원군을 보내고 함정을 설치해줌으로써 한 지역이 전투에 가담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전작까지의 전투는 적진에 보내놓은 군대는 고립된 듯한 느낌을 받기가 쉬웠으며 전투중의 보급이나 진격 목표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그것들이 모두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턴을 월별로 나누지 않고 10일씩 나누었다는 것도 이런 효과적인 전술사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외에 자잘한 변경점으로 진형시스템의 변화, 맵이 하나로 바뀐 것에 따른 성채 외의 요지의 활용과 도시의 발전 방법의 변화들이 있다. 진형 시스템의 변화는 인공지능 전투에 따른 부수적인 변화이지만 오히려 이것에 의해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치밀한 전략이 가능해졌다. 일단 5명까지의 장수들을 한 부대로 묶을 수 있으며 각각의 장수들은 진형에서 자신의 전술을 선택할 수 있다. 진형에 따라 쉽게 발동할 수 있는 전술이 다로 존재하며 진형끼리의 강약관계와 특정 상황에서 유리한 진형이 있기에 단순한 통솔력차이에 따라 장수의 승패가 갈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맵이 하나로 바뀌게 되면서 성과 성 사이의 요지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지게 되었다. 여러 세력이 겹치는 곳의 공터에 지어진 성채 하나는 그 곳의 전투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큰 전투가 벌어질 장소를 예측하고 그 곳에 요새나 망루를 지어두면 전투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큰 것을 보고 작은 것을 잃었다
삼국지 9는 넓은 면을 보기위해 전작들의 세세한 점들을 버렸다고 할 수 있다. 일개 무장으로 플레이하여 중원을 유람하며 능력치를 올리고 각지의 명사들과 친분을 이루어 여기저기에서 자신을 등용하려고 애쓰는 군주들을 바라보는 여유로움도 없으며 연인을 만들어 고된 직무 끝에 집에 들어가 쉬는 잔재미도 사라졌다. 전작들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인물들의 일러스트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유명무장의 일러스트는 쉽게 바꿀 수 없을 지라도 신규무장의 일러스트정도는 조금 바꿔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로고가 등장한 후에 나오는 삼국지 초기작의 음악을 들으며 감동에 몸을 떨었던 사람이라면 그것이 삼국지의 복고를 선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넓은 중국 대륙에 서서 삼국지의 본 모습을 바라보며 삼국지의 대륙을 유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지명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를 살펴보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타이틀이 있다. 코에이사의 삼국지시리즈가 바로 그것이다. 삼국지는 일본 내에서 발매되는 신장의 야망시리즈와 함께 일본 시뮬레이션 게임을 이끌어온 대표 타이틀인 것이다. 삼국지의 등장인물을 선택해서 내정을 관리하고 외교와 책략을 다루며 전쟁에서 승리하여 드넓은 중국대륙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인 이 게임은 지금까지 발매될 때마다 끊임없는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검증받은 대작이다.
과연 어떤 점들이 이런 삼국지의 인기를 가져왔는가? 무엇보다도 삼국지라는 세계의 인물들을 알아보기 쉬운 간단한 수치들로 각각의 특징을 살려 표현해 낸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500명에서 700명 이상의 인물들을 5~6가지 정도의 수치로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표현해 냈다는 것이다. 유비는 이러이러한 점이 뛰어나고 조조는 이러이러한 점이 특징이다. 제갈량이나 사마의는 지략이 뛰어나며 관우는 만능에 가까운 능력치를 지니고 있지만 성질이 급하다. 약간의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수많은 인물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잘 정리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의 이유는 전쟁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한 방법에 있다. 한번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몇 년간 준비를 하고 사전에 철저한 정보와 계략을 깔아두어야만 한다. 전쟁을 실행할 장수들과 그 준비를 할 문관들을 등용해야하며 타국의 인재를 등용하기위해 갖가지 계책을 이용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하나의 성을 차지해서 내정을 충실히 하고 전쟁을 통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면서 커진 세력의 관리에 골머리를 썩는 것들이 모두 삼국지의 재미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은 삼국지를 통하여 역사의 재구성을 맛보게 된다. 공손찬으로 천하통일을 이루는 간단한 것으로 시작해서 동탁과 조조가 손을 잡고 원소를 무찌르며 황건당의 천하를 만들 수도 있다. 유장이 제갈량을 얻어 천하삼분을 할 수도 있으며 적벽대전에서 화공을 사용하는 것은 조조가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자유로운 세상이며 게이머들은 자신이 보고 싶었던 삼국지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다.
군주 플레이로 돌아오다
그렇다면 이번 삼국지 9에서 전작들과 달라진 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들자면 일반장수를 고를 수 없게 된 점과 전투가 완전히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 점이다. 일단 일반장수를 고를 수 없게 된 것은 전투의 방식이 바뀐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전투이기 때문에 일반장수로서 전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내정이나 각각의 행동이 세력단위로 이루어지게 된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번 삼국지 9에서는 대부분의 행동들을 넓게 보고 결정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보다 작은 내용들을 처리하는 일에 세세한 관심을 기울였던 전작과는 차이가 크며 이것이 일반장수로 플레이할 수 없게 된 이유 중에 하나이다.
또 하나의 큰 변경점인 전투의 변경은 삼국지특유의 지루함을 없애는 것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게다가 오히려 전술이나 계략의 비중이 크게 되어 전작들과는 짜임새면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가 인공지능이 되어 전투를 치르는 재미가 떨어졌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오히려 전투가 더욱 재미있어진 것이 사실이다. 적의 행동을 예측해서 진형을 짜 보내놓고 한 턴 후에 근처의 성에서 적에게 적절한 계략을 쓰거나 아군의 구원군을 보내고 함정을 설치해줌으로써 한 지역이 전투에 가담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전작까지의 전투는 적진에 보내놓은 군대는 고립된 듯한 느낌을 받기가 쉬웠으며 전투중의 보급이나 진격 목표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그것들이 모두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턴을 월별로 나누지 않고 10일씩 나누었다는 것도 이런 효과적인 전술사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외에 자잘한 변경점으로 진형시스템의 변화, 맵이 하나로 바뀐 것에 따른 성채 외의 요지의 활용과 도시의 발전 방법의 변화들이 있다. 진형 시스템의 변화는 인공지능 전투에 따른 부수적인 변화이지만 오히려 이것에 의해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치밀한 전략이 가능해졌다. 일단 5명까지의 장수들을 한 부대로 묶을 수 있으며 각각의 장수들은 진형에서 자신의 전술을 선택할 수 있다. 진형에 따라 쉽게 발동할 수 있는 전술이 다로 존재하며 진형끼리의 강약관계와 특정 상황에서 유리한 진형이 있기에 단순한 통솔력차이에 따라 장수의 승패가 갈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맵이 하나로 바뀌게 되면서 성과 성 사이의 요지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지게 되었다. 여러 세력이 겹치는 곳의 공터에 지어진 성채 하나는 그 곳의 전투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큰 전투가 벌어질 장소를 예측하고 그 곳에 요새나 망루를 지어두면 전투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큰 것을 보고 작은 것을 잃었다
삼국지 9는 넓은 면을 보기위해 전작들의 세세한 점들을 버렸다고 할 수 있다. 일개 무장으로 플레이하여 중원을 유람하며 능력치를 올리고 각지의 명사들과 친분을 이루어 여기저기에서 자신을 등용하려고 애쓰는 군주들을 바라보는 여유로움도 없으며 연인을 만들어 고된 직무 끝에 집에 들어가 쉬는 잔재미도 사라졌다. 전작들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인물들의 일러스트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다. 유명무장의 일러스트는 쉽게 바꿀 수 없을 지라도 신규무장의 일러스트정도는 조금 바꿔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로고가 등장한 후에 나오는 삼국지 초기작의 음악을 들으며 감동에 몸을 떨었던 사람이라면 그것이 삼국지의 복고를 선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넓은 중국 대륙에 서서 삼국지의 본 모습을 바라보며 삼국지의 대륙을 유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지명근)
많이 본 뉴스
- 1 세나 리버스, ‘쫄작’ 남기고 영웅 머리 크기 줄였다
- 2 20년 전과 올해 지스타 풍경 변화, 전격 비교
- 3 [롤짤] 한 명만! 젠지 FA에 몰려든 팀들
- 4 엘든 링 DLC 포함, 더 게임 어워드 GOTY 후보 발표
- 5 [이구동성] 공로상...?
- 6 하프라이프 3는 레포데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
- 7 넥슨 신작 슈퍼바이브 "신캐는 페이커 영향 받았다"
- 8 [포토] 금손 코스어 집합, 지스타 코스프레 어워즈
- 9 9년 만의 복귀,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해피밀 출시
- 10 [순정남] 배상 따위 하지 않는 '락카칠' 캐릭터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