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라고? 천만에 전철이다(전차로 배틀)
2002.12.13 19:35이혁준
탈선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
집에 TV가 있는 사람이라면 은하철도 999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신비한 이미지의 아름다운 메텔이나 순돌이를 닮은 철이, 그리고 모자 벗은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게 만든 차장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탈선(비행 청소년의 탈선이 아님)한 채 우주를 자유로히 날아다니는 전철의 모습은 어릴 적 동심의 세계를 한 부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은하철도 999가 종적을 감추자 지하철과 기차를 바라보며 하늘로 솟아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사라졌고 모자 벗은 차장의 모습도 결국 영원히 못 보게 되었지만 우린 회사나 학교갈 때 여전히 전철을 이용한다. 물론 여행갈 때는 기차를 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항상 지정된 길로 가 정해진 시간안에 똑같은 역에 도착해야만 하는 차장의 심정은 어떨까?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만약 차장이라면 한 번쯤 탈선하고 싶을 것이다. 정해진 선로를 벗어나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달리고 역에도 정차하지 않으며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이 말이다. 바로 전차로 배틀은 이런 경우에 안성맞춤인 `탈선 전철 주행 게임`이다.
작지만 강하다
게임의 목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선 레이스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것, 전차로 배틀에 등장하는 전철은 크기가 작다. 버스라고 하기엔 바퀴가 많고 전철이라고 하기엔 차량의 길이가 너무 짧다. 마치 전철의 한 블럭을 분리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속도만큼은 발군! 최고 시속 130Km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전차의 종류는 총 80종으로 전 세계의 전차를 한 곳에 모아놓았고 이 중 50여대는 숨겨져 있어 처음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싱글 모드를 클리어 해 감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투어 모드` 의 경우, 정해진 순위안에 든다든가 짙은 안개속을 달려야만 한다는 식의 여러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추가 전철을 얻을 수 있다.
아슬아슬한 전철 레이스
전차로 배틀의 조작은 간단하다. 컨트롤러로 전철의 진행방향을 결정할 수 있고, 감속과 가속, 그리고 하중이동 기능만으로 육중한(?) 전철을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1인칭 또는 3인칭으로 변환, 특히 1인칭 시점의 경우 실제 전철을 운전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1인칭 시점을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커브 회전시 중심을 잃어버리기 쉬운 단점이 있다. 한편 화면분할을 통한 2인 대전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선로를 따라 가속할 경우 화면 오른쪽 하단의 속도 표시기와 게이지가 상승하는데 게이지 중간에 있는 조절바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탈선하게 된다(이 탈선은 정말 위험하다!). 또한 다른 전철들과 스피드 경합을 벌이던 중 뒤 또는 양옆으로 추돌 사고가 발생해도 탈선하므로 진행할 때는 항상 선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선로로 안가면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해도 사고는 발생하기 마련. 좌우 아날로그 스틱을 좌우로 몇번 흔들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이런 조치보다 유비무환식의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기 마련, 속도 게이지가 한쪽으로 치우치기 전에 감속하면 탈선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 전철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로 바꾸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1등으로 골인지점까지 왔다가 순식간에 최하위로 물러나는 황당한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또한 일단 목표지점에 도달했다해도 정해진 플랫폼에 있지 않으면 스코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 이는 마치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가 엄마를 외치며 달리다가 골인 지점을 지나쳐 벽에 부딪치는 경우라 하겠다. 즉 한없이 달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스테이지는 설원의 대자연속에서부터 지하철까지 다양한 곳이 준비되어 있으며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등장하는 숨겨진 코스와 차량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메뉴를 포함, 대부분의 게임 설명과 인터페이스가 한글로 되어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기존의 레이싱과 다른 재미가 있다
보통 레이싱하면 멋드러진 모습의 스포츠카나 경주용 자동차를 떠올리게 된다. 시속 200Km를 육박하는 초 스피드로 달리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드라이버의 생사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인 장면을 볼 때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이런 힘든 순간을 극복하고 우승한 선수에게는 영예와 부가 주어진다. 인생이 도전의 연속이고 모험이라는 말은 아마 이런 시련을 거친자만이 입에 담을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만약 하루라도 차장이 선로를 이탈해 자기 마음대로 주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다시는 전철을 운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차로 배틀에선 누구나 탈선해 마음껏 달릴 수 있다. 그란투리스모나 니드 포 스피드와 같은 전통적인 레이싱 게임보다 가끔은 상식을 벗어난 전차로 화면을 가로질러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글 / 이혁준>
집에 TV가 있는 사람이라면 은하철도 999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신비한 이미지의 아름다운 메텔이나 순돌이를 닮은 철이, 그리고 모자 벗은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게 만든 차장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탈선(비행 청소년의 탈선이 아님)한 채 우주를 자유로히 날아다니는 전철의 모습은 어릴 적 동심의 세계를 한 부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 은하철도 999가 종적을 감추자 지하철과 기차를 바라보며 하늘로 솟아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사라졌고 모자 벗은 차장의 모습도 결국 영원히 못 보게 되었지만 우린 회사나 학교갈 때 여전히 전철을 이용한다. 물론 여행갈 때는 기차를 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항상 지정된 길로 가 정해진 시간안에 똑같은 역에 도착해야만 하는 차장의 심정은 어떨까?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만약 차장이라면 한 번쯤 탈선하고 싶을 것이다. 정해진 선로를 벗어나 내가 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달리고 역에도 정차하지 않으며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이 말이다. 바로 전차로 배틀은 이런 경우에 안성맞춤인 `탈선 전철 주행 게임`이다.
작지만 강하다
게임의 목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선 레이스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것, 전차로 배틀에 등장하는 전철은 크기가 작다. 버스라고 하기엔 바퀴가 많고 전철이라고 하기엔 차량의 길이가 너무 짧다. 마치 전철의 한 블럭을 분리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속도만큼은 발군! 최고 시속 130Km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전차의 종류는 총 80종으로 전 세계의 전차를 한 곳에 모아놓았고 이 중 50여대는 숨겨져 있어 처음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싱글 모드를 클리어 해 감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투어 모드` 의 경우, 정해진 순위안에 든다든가 짙은 안개속을 달려야만 한다는 식의 여러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추가 전철을 얻을 수 있다.
아슬아슬한 전철 레이스
전차로 배틀의 조작은 간단하다. 컨트롤러로 전철의 진행방향을 결정할 수 있고, 감속과 가속, 그리고 하중이동 기능만으로 육중한(?) 전철을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1인칭 또는 3인칭으로 변환, 특히 1인칭 시점의 경우 실제 전철을 운전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1인칭 시점을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커브 회전시 중심을 잃어버리기 쉬운 단점이 있다. 한편 화면분할을 통한 2인 대전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선로를 따라 가속할 경우 화면 오른쪽 하단의 속도 표시기와 게이지가 상승하는데 게이지 중간에 있는 조절바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탈선하게 된다(이 탈선은 정말 위험하다!). 또한 다른 전철들과 스피드 경합을 벌이던 중 뒤 또는 양옆으로 추돌 사고가 발생해도 탈선하므로 진행할 때는 항상 선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선로로 안가면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해도 사고는 발생하기 마련. 좌우 아날로그 스틱을 좌우로 몇번 흔들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이런 조치보다 유비무환식의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기 마련, 속도 게이지가 한쪽으로 치우치기 전에 감속하면 탈선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 전철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로 바꾸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1등으로 골인지점까지 왔다가 순식간에 최하위로 물러나는 황당한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또한 일단 목표지점에 도달했다해도 정해진 플랫폼에 있지 않으면 스코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 이는 마치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가 엄마를 외치며 달리다가 골인 지점을 지나쳐 벽에 부딪치는 경우라 하겠다. 즉 한없이 달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스테이지는 설원의 대자연속에서부터 지하철까지 다양한 곳이 준비되어 있으며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등장하는 숨겨진 코스와 차량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메뉴를 포함, 대부분의 게임 설명과 인터페이스가 한글로 되어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기존의 레이싱과 다른 재미가 있다
보통 레이싱하면 멋드러진 모습의 스포츠카나 경주용 자동차를 떠올리게 된다. 시속 200Km를 육박하는 초 스피드로 달리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드라이버의 생사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인 장면을 볼 때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이런 힘든 순간을 극복하고 우승한 선수에게는 영예와 부가 주어진다. 인생이 도전의 연속이고 모험이라는 말은 아마 이런 시련을 거친자만이 입에 담을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만약 하루라도 차장이 선로를 이탈해 자기 마음대로 주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다시는 전철을 운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차로 배틀에선 누구나 탈선해 마음껏 달릴 수 있다. 그란투리스모나 니드 포 스피드와 같은 전통적인 레이싱 게임보다 가끔은 상식을 벗어난 전차로 화면을 가로질러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글 / 이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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