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계의 10갑자 내공(데빌 메이 크라이 2)
2003.02.07 18:42김성진
액션계의 10갑자 내공
황야의 무법자라는 영화를 아는가? 무명의 배우였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인생 대역전’의 영화가 바로 황야의 무법자다. 이 영화의 핵심은 찡그린 인상에 꼬나 문 담배, 긴 망토과 구식 총 한자루였으며, 엄청난 폼을 잡는 주인공의 총 솜씨는 날아가는 새의 오른쪽 다리 2번째 발가락 무좀도 맞출 정도였으니 머리 빈 악당들은 대적할 수도 없었던,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공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근 3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적절한 단어가 발생했으니 그것이야말로 스타일리쉬 액션이 아닐까 싶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표방한다. 일반적이고도 단순한, 흔히 말하는 액션게임을 거부하고 갖은 폼을 잡고 멋지고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깊이 있는 스토리나 새롭고 신선한 게임시스템이 아니라 액션이라는 장르에서만은 독보적이고 깊은 심해를 더듬고자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인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데빌 메이 크라이를 세계적인 대작의 반열에 올려놓는 역할로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다. 1편만 해도 국내외의 많은 게이머들과 언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그 2편이 제작되는 와중에서 공개된 몇 개의 동영상에 큰 감동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속편이 출시되었다.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논하기 전에 먼저 시리즈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끝도 없이 진행될 것 같은 파이날 판타지처럼 우리는 새롭고 신선하며 하늘아래 없었던 ‘그 무엇’을 시리즈에서 찾는 것은 아닐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만의 느낌, 감각, 감동이 시리즈로 연결되는 것이며 전편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충격적인 요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였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한다.
만약 그런 점을 이룬다면 그것은 시리즈가 아니라 별개의 게임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스타크래프트 2를 갑자기 어드벤처로 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소리다. 스타크래프트 2가 개발된다면 당연히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일 것이고 만약 다른 장르라면 다른 이름이 필수적으로 붙는다. 3D 액션 장르임이 밝혀진 스타크래프트: 고스트가 왜 스타크래프트 2가 아닌지를 상기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속편이며 멋있는 것이 목적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표방한다. 이는 전작과 완전히 같은 개념으로 그렇지 않아도 멋드러진 단테를 더욱 이상형으로 만들어 놨다. 세상의 멋있는 폼은 모조리 연구해서 붙여놨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얼굴이 무엇인지 연구해서 디자인했다.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더욱 부채질하며 게이머는 대리만족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는 젊디 젊은 잘 생긴 귀공자가 절세의 무공을 익혀 천하를 제패하는 무협지의 모토하고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위해 존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 과연 제대로 구현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최우선이다. 캐릭터의 완성도에서도 그렇지만 벽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나 레인스톰, 래피드 파이어, 스카이 하이, 흡사 대전 격투게임같은 콤보 기술 등은 개발자의 고심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전작에서 그 가능성만 보여주었던 데빌 트리거에서의 색다른 기술과 게임 플레이 방식은 게이머에게 ‘이 게임만이 가지는’ 다양한 면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게이머가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플레이하면서 “우와! 멋있다”, “재미있다”, “쥑인다” 등의 감탄사가 나오면 성공한 것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흥미가 없을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2의 단점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래픽이 전작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든가 스토리가 빈약하고 시점이 답답한 등 일련의 단점은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도 부정하지 않겠다. 특히 게임 시점을 적절하게 변화시키지 못하고 전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도대체 적은 어디에 있냐”는 느낌은 나지 않도록 배려했어야 했다. 전작에 비해 공간을 더욱 크게 활용하고 원근감과 공간감을 최대한 부각한 것은 진일보한 면이 있으며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더욱 살려 감동을 주지 못하고 게이머에게 TV화면의 구석진 곳만 유심히 살펴보도록 만든 것은 그야말로 아쉽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루시아라는 존재다. 캡콤은 DVD를 2장으로까지 만들며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다. 한 명의 캐릭터로는 부족하다는 점과 좀 더 긴 플레이 타임을 요구했던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등장했으나 단테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
여성을 등장시켜 스타일리쉬의 새로운 면을 개척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면 그녀만의 화려하고 화끈한 전투술이 무수히 등장해서 게이머들을 사로잡아야 했는데 아무래도 단테보다는 맛이 덜하다. 특히나 근접전을 위주로 하는 루시아의 기술은 보스전에서의 불리한 요소가 단테보다 높아 더욱 그러하다. 같은 맵이지만 다른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고 몬스터가 조금 달라지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마음에 들면서도 허전한 마음이 없지 않다. 그런 허전한 마음은 게임의 모든 것을 총괄한 다나카 프로듀서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 것과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 조금만 더 다듬었다면하는 아쉬움이다.
아마도 이런 아쉬운 점이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환호하는 게이머와 비난하는 게이머로 극명하게 분리시킬 것이며 결국에는 데빌 메이 크라이 3의 제작 생사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성진>
황야의 무법자라는 영화를 아는가? 무명의 배우였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인생 대역전’의 영화가 바로 황야의 무법자다. 이 영화의 핵심은 찡그린 인상에 꼬나 문 담배, 긴 망토과 구식 총 한자루였으며, 엄청난 폼을 잡는 주인공의 총 솜씨는 날아가는 새의 오른쪽 다리 2번째 발가락 무좀도 맞출 정도였으니 머리 빈 악당들은 대적할 수도 없었던,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공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근 3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적절한 단어가 발생했으니 그것이야말로 스타일리쉬 액션이 아닐까 싶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표방한다. 일반적이고도 단순한, 흔히 말하는 액션게임을 거부하고 갖은 폼을 잡고 멋지고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깊이 있는 스토리나 새롭고 신선한 게임시스템이 아니라 액션이라는 장르에서만은 독보적이고 깊은 심해를 더듬고자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인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데빌 메이 크라이를 세계적인 대작의 반열에 올려놓는 역할로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다. 1편만 해도 국내외의 많은 게이머들과 언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그 2편이 제작되는 와중에서 공개된 몇 개의 동영상에 큰 감동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속편이 출시되었다.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논하기 전에 먼저 시리즈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끝도 없이 진행될 것 같은 파이날 판타지처럼 우리는 새롭고 신선하며 하늘아래 없었던 ‘그 무엇’을 시리즈에서 찾는 것은 아닐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만의 느낌, 감각, 감동이 시리즈로 연결되는 것이며 전편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충격적인 요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였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한다.
만약 그런 점을 이룬다면 그것은 시리즈가 아니라 별개의 게임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스타크래프트 2를 갑자기 어드벤처로 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소리다. 스타크래프트 2가 개발된다면 당연히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일 것이고 만약 다른 장르라면 다른 이름이 필수적으로 붙는다. 3D 액션 장르임이 밝혀진 스타크래프트: 고스트가 왜 스타크래프트 2가 아닌지를 상기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속편이며 멋있는 것이 목적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표방한다. 이는 전작과 완전히 같은 개념으로 그렇지 않아도 멋드러진 단테를 더욱 이상형으로 만들어 놨다. 세상의 멋있는 폼은 모조리 연구해서 붙여놨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얼굴이 무엇인지 연구해서 디자인했다.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더욱 부채질하며 게이머는 대리만족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는 젊디 젊은 잘 생긴 귀공자가 절세의 무공을 익혀 천하를 제패하는 무협지의 모토하고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스타일리쉬 액션을 위해 존재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 과연 제대로 구현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최우선이다. 캐릭터의 완성도에서도 그렇지만 벽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나 레인스톰, 래피드 파이어, 스카이 하이, 흡사 대전 격투게임같은 콤보 기술 등은 개발자의 고심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전작에서 그 가능성만 보여주었던 데빌 트리거에서의 색다른 기술과 게임 플레이 방식은 게이머에게 ‘이 게임만이 가지는’ 다양한 면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게이머가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플레이하면서 “우와! 멋있다”, “재미있다”, “쥑인다” 등의 감탄사가 나오면 성공한 것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흥미가 없을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2의 단점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래픽이 전작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든가 스토리가 빈약하고 시점이 답답한 등 일련의 단점은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요소가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도 부정하지 않겠다. 특히 게임 시점을 적절하게 변화시키지 못하고 전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도대체 적은 어디에 있냐”는 느낌은 나지 않도록 배려했어야 했다. 전작에 비해 공간을 더욱 크게 활용하고 원근감과 공간감을 최대한 부각한 것은 진일보한 면이 있으며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이런 장점을 더욱 살려 감동을 주지 못하고 게이머에게 TV화면의 구석진 곳만 유심히 살펴보도록 만든 것은 그야말로 아쉽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루시아라는 존재다. 캡콤은 DVD를 2장으로까지 만들며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다. 한 명의 캐릭터로는 부족하다는 점과 좀 더 긴 플레이 타임을 요구했던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등장했으나 단테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
여성을 등장시켜 스타일리쉬의 새로운 면을 개척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면 그녀만의 화려하고 화끈한 전투술이 무수히 등장해서 게이머들을 사로잡아야 했는데 아무래도 단테보다는 맛이 덜하다. 특히나 근접전을 위주로 하는 루시아의 기술은 보스전에서의 불리한 요소가 단테보다 높아 더욱 그러하다. 같은 맵이지만 다른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고 몬스터가 조금 달라지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데빌 메이 크라이 2는 마음에 들면서도 허전한 마음이 없지 않다. 그런 허전한 마음은 게임의 모든 것을 총괄한 다나카 프로듀서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 것과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 조금만 더 다듬었다면하는 아쉬움이다.
아마도 이런 아쉬운 점이 데빌 메이 크라이 2를 환호하는 게이머와 비난하는 게이머로 극명하게 분리시킬 것이며 결국에는 데빌 메이 크라이 3의 제작 생사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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