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나 춤바람 났네(파이날 판타지X-2)
2003.03.25 17:59지명근
전작의 무게를 안고서
유우나가 돌아왔다. 그것도 전작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은 충격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여러 가지 우려와는 다르게 그녀의 성격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여러 가지 변화는 말 그대로 충격이다. 전작에 비해 표정도 많이 늘었으며 대담한 자기주장이나 행동력이 전작을 플레이해본 사람들에게는 의아함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전작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을 울린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녀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바뀌었단 말인가. 이번 이야기의 발단은 유우나가 ‘어떤 스피어’를 보면서부터이다. 한 남자가 나타나는 영상이 담긴 스피어. 그 영상속의 남자는 놀랍도록 티더와 닮아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스피어속의 그‘를 찾아 떠나는 그녀에게는 더 이상 망설임이나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전작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쫓아 X-2는 그렇게 시작된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다시 등장한다. 맵까지도 전작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 전작을 플레이 해본 게이머들은 게임을 해가면서 전작의 이야기를 되짚어가는 듯한 아련함을 느낄 것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살고 있구나……. ‘ 라고. 하지만 전작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게이머에게는 조금 불친절한 것이 아닐까. 중요한 인물과 주인공들이 대화를 하고 있지만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심지어 게임 초반에는 유우나와 류크가 왜 같이 다니고 있는지. 어떤 관계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유추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준 것이 아니라 당연히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이래서야 파이날 판타지의 이름을 믿고 새롭게 뛰어든 게이머는 낭패를 볼뿐이다. 스퀘어는 단지 전작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단 말인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작을 플레이해본 파이날 판타지 10의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티더의 이야기는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끝을 맺었다. 충분히 감동적인 이야기였으며 7 이후로 스토리 부분에서 많은 팬들의 질타를 받아왔던 파이날 판타지였지만 10에서만은 많은 유저들의 찬사를 받았던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는 애초에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이다. 그 전례를 깨가면서 애써 잘 만들어진 게임의 이미지를 버리는 것은 아닐까. 과연 전작의 좋은 마무리를 깨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기대감보다는 불안함이 큰 대작 아닌 대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ATB 시스템
파이날 판타지라는 게임의 특징은 무엇인가. 언제나 게이머들을 감동시키는 스토리. 사운드트랙을 반드시 구해서 듣고 싶을 정도의 사운드. 영화를 보는듯한 화려한 영상. 모두다 파이날 판타지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이날 판타지라는 게임의 가장 강한 특징으로서 ATB 시스템. 즉 액티브 타임 배틀을 빼놓을 수는 없다. 90년대 초에 발매된 파이날 판타지 4에서부터 사용된 이 시스템은 당시 어떤 RPG 시스템보다 뛰어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점점 개량이 되어갔으며 10에서는 시스템 자체가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10-2에서 액티브 타임 배틀은 화려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매우 빠른 전투를 이미지로 위치개념을 도입하였으며 공격을 받게 되면 딜레이가 생기는 등……. 역시 파이날 판타지는 ATB다!! 라는 것을 강한 임팩트로 전해주고 있다.
돌아온 것은 ATB만이 아니다. 1, 3과 5에서 “파판의 홀수시리즈에는 이것이 있다”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했던 잡 (job) 체인지 시스템이 드레스 업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한 것이다. 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인 관계로 잡 체인지 시스템이라는 이름보다 좀더 화사한 드레스 업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긴 했지만 분명히 그것은 잡 체인지 시스템이다. 빨라진 게임 분위기에 걸맞게 전투 중에도 드레스 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으며 사라진 소환술을 대신해 스페셜 드레스라는 것도 준비되어 있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서 플레이를 할 수도 모두 똑같은 아가씨로 만들어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바로 그 궁극의 자유도가 우리 앞에 돌아온 것이다.
다양한 미니게임과 서브스토리
어느새 파이날 판타지의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본편의 내용보다 즐기는 시간이 긴 숨겨진 요소들이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몬스터 훈련장부터 최초의 등장이었던 5의 오메가와 신룡까지. 최종보스는 우스울 정도로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적들이 무수히 등장해서 파워 업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한다. 스토리만을 즐기고 싶은 유저는 20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으며 게임의 깊은 곳까지 즐기고 싶은 사람은 100시간은 우습게 넘어가는 플레이타임이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게임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작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 흥미로운 미니게임들과 서브 시나리오들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키는데 일조한다. 하나의 게임으로서 100시간이 넘는 플레이 타임을 지속시키는 것은 파이날 판타지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번 작품에는 많은 특이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멀티엔딩’ 이다. 게임을 기대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자세한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게임 중의 여러 가지 행동에 따라 파이날 판타지 10-2의 엔딩은 총 5가지로 나뉜다. 각각의 엔딩들은 수많은 전작의 팬들이 바라는 그 장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전작의 애절함을 이어갈 뿐인 장면일 수도 있다. 진정으로 파이날 판타지 10-2를 즐기고 싶다면 여러 번 엔딩을 보라고 스퀘어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엔딩을 본 세이브의 정보를 이용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면 레벨이나 스토리에 관계된 이벤트 아이템외의 모든 것이 전승된다는 것은 애초에 스퀘어가 여러 번 플레이 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세계를 돌아다닐 수는 없다
전투에서의 그 자유도와 걸맞지 않게 사라진 것이 무기와 방어구이다. 일본식 RPG의 작고도 큰 재미였던 장비가 이번 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비록 액세서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라그나로크를, 엑스칼리버와 알테와웨폰을 장비하지 못하는 파이날 판타지는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드레스 업 시스템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이긴 하다. 전투 중에 매 드레스가 바뀔 때마다 장비를 다시 해줄 수도 없는 일이니 빠른 전투시스템을 희생할 바에야 아예 장비를 없애는 것을 선택한 것일까. 그리고 소환수 역시 사라진 것 중의 하나이다. 스토리의 문제로 소환술로 출현할 수 없게 되었지만 역시 거대한 소환수들의 멋진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
파이날 판타지 10에서 유저들의 불만을 샀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맵을 돌아다닐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맵과 맵사이의 공간은 나눠진 각각의 맵이 존재할 뿐이며 전체세계를 돌아다닌다는 느낌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퀘어가 9 이후로 계속 주장하는 듯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전작에서도 불만 사항이 많았던 점으로 이번에서도 맵을 돌아다니는 것은 비공정을 통해서 워프하는 기분일 뿐, 드래곤 퀘스트의 워프마법 ‘루라’에 대응해서 직접 걸어 다니는 현실감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 한마디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후속편이라는 이름의 양날의 검
파이날 판타지 10-2는 대작중의 대작인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첫 후속작이다. 지금까지의 파이날 판타지는 시스템과 이름, 분위기를 공유하는 작품일 뿐 스토리는 전혀 연계가 되지 않는 시리즈게임이었다. 게이머들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파이날 판타지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이번 10-2는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것에 오히려 생소함을 느끼고 있다. 전작보다 좋다 나쁘다, 라는 말은 게임의 시스템과 그 스토리에 흠뻑 빠져든 후에나 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게임의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분위기나 게임초반에 접하게 되는 이벤트들은 전작보다 조금 가벼워진 면이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대작의 후속작이라는 말의 무게는 전작의 환상과 싸워 이길 정도의 퀄리티가 아니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데에 그 대부분이 실려 있다. 전작을 직접적이나 간접적으로 즐겨본 사람들이 후속작을 구매할 것이다. 과연 10-2는 10의 그 환상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자신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지명근>
유우나가 돌아왔다. 그것도 전작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은 충격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여러 가지 우려와는 다르게 그녀의 성격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여러 가지 변화는 말 그대로 충격이다. 전작에 비해 표정도 많이 늘었으며 대담한 자기주장이나 행동력이 전작을 플레이해본 사람들에게는 의아함을 느끼게 할 정도이다. 전작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을 울린 애절한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녀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바뀌었단 말인가. 이번 이야기의 발단은 유우나가 ‘어떤 스피어’를 보면서부터이다. 한 남자가 나타나는 영상이 담긴 스피어. 그 영상속의 남자는 놀랍도록 티더와 닮아 있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스피어속의 그‘를 찾아 떠나는 그녀에게는 더 이상 망설임이나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전작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쫓아 X-2는 그렇게 시작된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다시 등장한다. 맵까지도 전작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 전작을 플레이 해본 게이머들은 게임을 해가면서 전작의 이야기를 되짚어가는 듯한 아련함을 느낄 것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살고 있구나……. ‘ 라고. 하지만 전작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게이머에게는 조금 불친절한 것이 아닐까. 중요한 인물과 주인공들이 대화를 하고 있지만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심지어 게임 초반에는 유우나와 류크가 왜 같이 다니고 있는지. 어떤 관계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유추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준 것이 아니라 당연히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이래서야 파이날 판타지의 이름을 믿고 새롭게 뛰어든 게이머는 낭패를 볼뿐이다. 스퀘어는 단지 전작을 플레이해 본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단 말인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작을 플레이해본 파이날 판타지 10의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티더의 이야기는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끝을 맺었다. 충분히 감동적인 이야기였으며 7 이후로 스토리 부분에서 많은 팬들의 질타를 받아왔던 파이날 판타지였지만 10에서만은 많은 유저들의 찬사를 받았던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는 애초에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이다. 그 전례를 깨가면서 애써 잘 만들어진 게임의 이미지를 버리는 것은 아닐까. 과연 전작의 좋은 마무리를 깨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기대감보다는 불안함이 큰 대작 아닌 대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ATB 시스템
파이날 판타지라는 게임의 특징은 무엇인가. 언제나 게이머들을 감동시키는 스토리. 사운드트랙을 반드시 구해서 듣고 싶을 정도의 사운드. 영화를 보는듯한 화려한 영상. 모두다 파이날 판타지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이날 판타지라는 게임의 가장 강한 특징으로서 ATB 시스템. 즉 액티브 타임 배틀을 빼놓을 수는 없다. 90년대 초에 발매된 파이날 판타지 4에서부터 사용된 이 시스템은 당시 어떤 RPG 시스템보다 뛰어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점점 개량이 되어갔으며 10에서는 시스템 자체가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10-2에서 액티브 타임 배틀은 화려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매우 빠른 전투를 이미지로 위치개념을 도입하였으며 공격을 받게 되면 딜레이가 생기는 등……. 역시 파이날 판타지는 ATB다!! 라는 것을 강한 임팩트로 전해주고 있다.
돌아온 것은 ATB만이 아니다. 1, 3과 5에서 “파판의 홀수시리즈에는 이것이 있다”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했던 잡 (job) 체인지 시스템이 드레스 업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한 것이다. 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인 관계로 잡 체인지 시스템이라는 이름보다 좀더 화사한 드레스 업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긴 했지만 분명히 그것은 잡 체인지 시스템이다. 빨라진 게임 분위기에 걸맞게 전투 중에도 드레스 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으며 사라진 소환술을 대신해 스페셜 드레스라는 것도 준비되어 있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서 플레이를 할 수도 모두 똑같은 아가씨로 만들어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바로 그 궁극의 자유도가 우리 앞에 돌아온 것이다.
다양한 미니게임과 서브스토리
어느새 파이날 판타지의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본편의 내용보다 즐기는 시간이 긴 숨겨진 요소들이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몬스터 훈련장부터 최초의 등장이었던 5의 오메가와 신룡까지. 최종보스는 우스울 정도로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적들이 무수히 등장해서 파워 업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한다. 스토리만을 즐기고 싶은 유저는 20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으며 게임의 깊은 곳까지 즐기고 싶은 사람은 100시간은 우습게 넘어가는 플레이타임이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게임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작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 흥미로운 미니게임들과 서브 시나리오들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지속시키는데 일조한다. 하나의 게임으로서 100시간이 넘는 플레이 타임을 지속시키는 것은 파이날 판타지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번 작품에는 많은 특이점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멀티엔딩’ 이다. 게임을 기대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자세한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게임 중의 여러 가지 행동에 따라 파이날 판타지 10-2의 엔딩은 총 5가지로 나뉜다. 각각의 엔딩들은 수많은 전작의 팬들이 바라는 그 장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전작의 애절함을 이어갈 뿐인 장면일 수도 있다. 진정으로 파이날 판타지 10-2를 즐기고 싶다면 여러 번 엔딩을 보라고 스퀘어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엔딩을 본 세이브의 정보를 이용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면 레벨이나 스토리에 관계된 이벤트 아이템외의 모든 것이 전승된다는 것은 애초에 스퀘어가 여러 번 플레이 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도 세계를 돌아다닐 수는 없다
전투에서의 그 자유도와 걸맞지 않게 사라진 것이 무기와 방어구이다. 일본식 RPG의 작고도 큰 재미였던 장비가 이번 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비록 액세서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라그나로크를, 엑스칼리버와 알테와웨폰을 장비하지 못하는 파이날 판타지는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드레스 업 시스템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일이긴 하다. 전투 중에 매 드레스가 바뀔 때마다 장비를 다시 해줄 수도 없는 일이니 빠른 전투시스템을 희생할 바에야 아예 장비를 없애는 것을 선택한 것일까. 그리고 소환수 역시 사라진 것 중의 하나이다. 스토리의 문제로 소환술로 출현할 수 없게 되었지만 역시 거대한 소환수들의 멋진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다.
파이날 판타지 10에서 유저들의 불만을 샀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맵을 돌아다닐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맵과 맵사이의 공간은 나눠진 각각의 맵이 존재할 뿐이며 전체세계를 돌아다닌다는 느낌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퀘어가 9 이후로 계속 주장하는 듯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전작에서도 불만 사항이 많았던 점으로 이번에서도 맵을 돌아다니는 것은 비공정을 통해서 워프하는 기분일 뿐, 드래곤 퀘스트의 워프마법 ‘루라’에 대응해서 직접 걸어 다니는 현실감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 한마디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후속편이라는 이름의 양날의 검
파이날 판타지 10-2는 대작중의 대작인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첫 후속작이다. 지금까지의 파이날 판타지는 시스템과 이름, 분위기를 공유하는 작품일 뿐 스토리는 전혀 연계가 되지 않는 시리즈게임이었다. 게이머들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파이날 판타지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이번 10-2는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것에 오히려 생소함을 느끼고 있다. 전작보다 좋다 나쁘다, 라는 말은 게임의 시스템과 그 스토리에 흠뻑 빠져든 후에나 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게임의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분위기나 게임초반에 접하게 되는 이벤트들은 전작보다 조금 가벼워진 면이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대작의 후속작이라는 말의 무게는 전작의 환상과 싸워 이길 정도의 퀄리티가 아니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데에 그 대부분이 실려 있다. 전작을 직접적이나 간접적으로 즐겨본 사람들이 후속작을 구매할 것이다. 과연 10-2는 10의 그 환상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자신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지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