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그대(더 씽)
2003.05.23 20:00PC PowerZine
지금까지 영화를 게임으로 옮긴 작품이 성공한 예가 거의 없었던 것에 비해 더 씽은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여러 가지 개성을 통해 단순히 영화의 이름을 따른 것이 아니라 원작을 뛰어넘기 위한 제작자들의 노력이 그대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런 류의 게임들이 영화의 줄거리를 재현하는 것에 치중하는 데에 비해 더 씽은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깔끔한 그래픽과 화끈한 사운드
더
씽의 그래픽과 사운드는 다른 액션 게임과 비교했을 때에도 흠잡을 데가 없다. 남극의
눈덮인 들판을 뛰어갈 때 생기는 발자국과 눈 밟는 소리, 화끈한 무기발사 소리 등은
리얼 그 자체다. 등장인물의 표현 또한 상당히 구체적이다. 괴물의 사체를 보고 구토를
하는 모습, 동료가 괴물로 변한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아무데나 총을 난사하는 모습
등 상당히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생명연장의 꿈 = 몸빵
더
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과 함께 임무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게이머는 동료들에게 여러 가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게이머를 따라오라고 하든지
문의 스위치를 고치라든지 등의 세부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팀원들은 착실하게
말을 잘 듣는다. 팀원들은 메딕, 엔지니어, 전투병 등 세 가지 직업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의 활용도는 해피엔딩(?)으로 얼마나 쉽게 갈 수 있는가와 직결된다. 하지만
때때로 게임 내에서 이들은 환상의 팀웍을 자랑하는 동료가 아닌 단순한 소모품으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동료들이 괴물로 변하면 이들을 쏴 죽여야
하는데 만일 동료에게 귀중한 아이템을 지급했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다. 게다가
동료들이 미션진행 중에 없어서 안될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하지만 한 미션을 끝내면
대부분 죽거나 떠나 게이머 혼자만 남는 경우도 많다. 미션이 하나 둘씩 진행됨에
따라 함께 생명을 연장해가는 동료라는 의식보다는 주인공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총알받이(일명 몸빵)로 사용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밸런싱은 꼭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
더 씽은
분명 공포를 지향한 게임이다. 게임 내의 배경음이나 대체적으로 어둡고 음산한 배경은
호러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제작자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 실패한 레벨 디자인 때문에 더 씽이 마련해 놓은 감흥을 100% 전달받기
어렵다. 달려드는 적 괴물들에 비해 너무나 맷집이 좋은 주인공, 곳곳에 널린 회복약과
탄약은 게이머에게 실패란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도록 만든다. 가끔씩 괴물로 변하는
동료는 공포영화에서 극적 긴장감이 높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뛰어드는 고양이처럼
순간순간 놀라게 하지만 한 두 번 익숙해지면 ‘후후~ 또 변하냐?’라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상하 스크롤이 3인칭 시점에서는 움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1인칭 시점으로 줌을 당기면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줌을 당기지 않은 평상시에는 가만히 있기만 하면 달려오는 적에게 자동으로 조준이 된다(게임자체의 난이도는 조절이 불가능하다. 단지 자동조준의 범위만을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살인적인 난이도는 쓸 떼없이 게임 플레잉 시간을 연장시킨다. 오해없기 바란다. 여기서 말하는 살인적인 난이도는 시리어스 샘처럼 물밀 듯이 쳐들어오는 적들 때문이 아니라 미로처럼 꼬인 길찾기 때문이라나…
난 따로국밥이 싫어요!
신선하고 획기적인
요소, 그래픽과 사운드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도 이를 비빔밥처럼 잘 섞지 못하고
따로 놀게 만들어버리는 몇가지 단점들로 인해 더 씽은 상당히 아쉬운 게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원작인 영화 더 씽을 재밌게 감상한 게이머라면 게임을 진행하는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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