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한다면 당신은 마스터 오브 게임(마스터 오브 오리온 3)
2003.05.23 21:14PC PowerZine
칼로 일어선 자, 하베스터로 망할지어다
모든
오리온 성인의 숙적, 안타란을 차원 저편으로 내쫓아버리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던
마스터 오브 오리온(이하 MOO)의 첫 번째 작품. 이후 수천년이 지나고 안타란의 함대가
다시 오리온 성계에 침공하면서 MOO2의 이야기는 시작됐다. 두 번째 오리온의 마스터(Master
of orion)는 안타란의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그 고향별마저 파괴하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2편의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악의 씨앗은 질기디 질겼다.
(억지스럽긴 하지만) MOO2에서 물리친 안타란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었고 나머지 안타란은 2편이 마무리된지 정확히 40여년 후 노도와 같이 오리온 성게예 달려들어 달랑 2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오리온의 모든 종족을 굴복시키고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생물학적 기행체 하베스터를 만들어 전 오리온인의 완벽한 지배를 꿈꾼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의 하베스터가 유출돼 전 안타란의 95%가 전멸해버리지만…
낯선 인터페이스에서 MOO의 채취를 느낀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미리 준비된 16개의 종족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정말 아쉬운 건
전작의 불라시(곰), 알카리(익룡), 엘러리안(해파리), 다록(그림자인간?) 등 친숙한
종족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어진 포인트 안에서 완전히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었던 전작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지만 여덟 개의 종(Species) 아래 준비된 16가지
종족도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은하계를 경영하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MOO. 게임 중반에만 들어서도 행성의 발전과 유지, 보수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MOO3에서는 이런 성가신 일들을 인공지능에 맡겨두고 오리온의 지배자께서는 세율조정이나 자원관리, 외교, 군사적 원정과 같은 굵직한 일만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몇몇 행성을 경제활동 지역으로 묶고 자원을 통합관리할 수 있다는 점. 자원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척박해 행성개발을 포기할 일은 없게 됐다.
6개의 분야로 나뉜 기술개발 분야와 MOO 시리즈의 꽃, 함선 디자인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 기술을 발명해 다음 기술을 이어나가는 전작과 달리 플레이어는 각 분야의 투입자금을 조절해 해당물건의 발명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전장과 개척에 나설 함선을 건조하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함선은 보유기술, 항속거리와 크게별로 여전히 무한대의 조합이 가능하며 MOO2에서 몇 가지 조합으로 가능했던 무적함선 건조도 가능하다. 이렇게 얻은 함선으로 오리온을 향해 진군, 모든 오리온 성인을 굴복시켜 싱겁지만 화끈한 승리를 거둘 수도 있으며 오리온 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거나 아타란의 5개 행성을 모두 찾는 것으로 감동스런 엔딩을 볼 수도 있다.
지극히 ‘마이크로프로즈’스러웠던 MOO
시리즈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원작을 발매했던 마이크로프로즈는 드라이빙
게임이나 비행 시뮬레이션 같은 리얼 시뮬레이터로도 그 이름이 높았지만 문명, 엑스컴,
마스터 오브 매직 등 주옥 같은 작품들을 선보였던 턴방식 전략 시뮬레이션의 명가.
MOO는 몹시도 어려운 마이크로프로즈 게임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고 복잡한 시리즈로
손꼽힌다.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나름대로 자신있던 필자도 처음 접한 MOO에서 수십번을 멸망당하는 수모를 당한 끝에 겨우 제대로된 엔딩을 볼 수 있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을 정도다. 혹시나 했던 이번 MOO3도 심하다싶을 정도로 난감하며 복잡하다. 용어와 룰은 말할 것도 없고 복잡한 인터페이스는 웬만한 개발툴에 버금갈 정도다. 게임이 어렵다는 인생을 지우기 위해 이 새로운 개발사는 귀찮을 정도의 도움말과 자동기능, 요약기능(Side step)을 구현해뒀지만 그 효과는 멀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MOO의 꽃이라 할 함대전의 부실이 못내 아쉽다.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사운드, 쉬워진 인터페이스로 단장해 대중성을 꾀한 2번째 시리즈의 그 심오한 게임시스템을 품에 안지 못하고 이내 발걸음을 돌렸던 게이머들. 3편에 들어 그 게임성의 깊이는 더했지만 팬들과의 거리를 얼만큼 좁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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