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전사들, 언더그라운드의 싸움꾼으로 거듭나다!!(데프 잼 벤데타)
2003.05.29 19:45김범준
데프 잼 벤데타란?
데프 잼
벤데타(Def Jam Vendetta)를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멋지게 쑤셔넣는 피의 복수”란
의미. 물론 해석을 잘못했을 수도 있지만 게임을 즐겨보면 대충 비슷한 의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는 데프 잼(Def Jam)이란 그룹에 속해있는
힙합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격투게임이란 것이 더 정확한 의미일 것이다. 이
게임은 4각의 링에서 상대를 쓰러뜨릴 때까지 경기가 계속된다는 점에 프로레슬링이나
기타 격투기 경기와 비슷한 형식을 지닌다. 하지만 이 게임에선 그것들과 비슷한
류로 치부해 장르를 분류해버리는데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포괄적인 액션으로
선택해 리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그 전에 게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돈과 싸움이 혼합돼 있는 세계, 그것이 이 게임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프로 레슬러들처럼 링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활약하는 싸움꾼이 있다면 그
아래에서 돈을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컨셉.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진정한 싸움꾼들의 존재를 게임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이것이다.
실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게임 속에
그대로 재현
게임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조용한(물론 합합풍의 배경음악을
빼고 하는 얘기) 가운데 진행된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색깔로 표현하자면
짙은 갈색 정도랄까? 아주 어두운 것도 아니고 프로레슬링처럼 화려한 조명을 내비춰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물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고 외모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분위기가 어둡다고 게임 속 등장인물들을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성의없게
디자인한 것은 아니다. 막상 게임을 접해보면 예상 외로 많은 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각각은 개성있는 모습과 동작으로 게이머에게 다가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통점으로는
하나같이 힙합바지를 입고 있다는 점(여성은 제외). 웃통을 벗건 모자를 쓰건, 머리를
밀건 문신을 하건 그건 각 캐릭터의 개성으로 표현된다. 게임 속 등장인물들은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데프 잼 소속의 뮤지션들을 주인공으로 한 만큼 WWE 시리즈처럼
단번에 얼마만큼 실존인물과 흡사한지를 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힙합음악쪽에
관심이 있었거나 관련 인물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각 캐릭터의 특성이 게임 속에 잘 녹아들어갔다는 점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스케일은 작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배경
이 게임에서 배경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스테이지의
종류야 수많은 도시마다 하나씩의 링을 지니고 있기에 WWE보다는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WWE처럼 경기장 내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거나 하는 것은 아닌지라 다소 짜여진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느낌을 머릿 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하나의 경기가 끝나면
새로운 링에서 똑같은 형식으로 다른 상대에 맞서 싸운다.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이용해봤자 링이나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펜스 뿐) 정작
경기를 진행하다보면 캐릭터 외에 주변에는 관심이 기울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사물들은 어느정도 정교하게 표현한 셈. WWE 시리즈에 등장하는 종이인형 모양의
배경인물보다야 작은 움직임이라도 3D게임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이 게임의
배경인물들이 게임 전체적인 분위기와 더 잘 어우러지는 것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가슴을 뛰게 하는 힙합음악의 진수를 체험
자신이
힙합 음악의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이 게임을 즐기다 보면 힙합이 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게임 속에는 그들의 음악이 상당부문 녹아있다. 심장을
자극하는 비트풍의 음악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게이머의 귓가에서 맴돈다.
중저음의 타악기(드럼처럼 날카로운 음을 생성하는 도구가 아닌 손뼉처럼 다소 부드러운
음을 생성하는 것들)를 위주로 구성된 음악들은 게이머의 가슴을 쉼없이 두드린다.
물론 배경음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비슷한 박자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박자의 예를 몇 개 들자면 ‘쿵 짝 쿵쿵짝’이나 ‘쿵 짝 쿵 짝’처럼 간단한 비트를
반복해 들려주는 곡이 있는 반면 ‘쿵 짝 쿠쿵짝쿠쿵 짝 쿠쿵짝쿠쿵’처럼 다소 복잡한
비트를 들려주는 곡들도 다수 존재한다. 물론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든 곡들은 실제
뮤지션들이 부르던 음악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게임의 분위기와 아주 맞지 않는다거나
확연히 튀게 들리지는 않는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함께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완벽하게 캐릭터 하나의 개성을 형성, 그를 직접 보거나 대화를 나눠본 것은 아니지만
그 캐릭터가 어떠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을 것이란 상상을 하게 해준다. 자극적인
음악을 필요로 하는 레슬링과 힙합뮤지션들과의 만남. 그것들 사이에 나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음악은 힙합을 제외하면 논할 것이 없다.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 어려움은 존재
기본기술은
치기, 잡기, 달리기, 링을 넘기, 피하기, 막기, 도발하기, 스페셜 기술 사용하기
등이 있는데 이들은 컨트롤러의 거의 모든 버튼을 사용해 구현되는 셈이라 조작에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도 상대방 캐릭터가
그것을 캔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므로 게임 후반부에 가서는 정말 패드를 던져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는 다소 조작이 어려운 감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술의 사용이 게임이 싫어질 정도로 어색한 건 아니다. 적의 공격을
회피한다거나 로프의 반동을 이용해 달리다가 적을 뛰어넘는다거나 하는 행위는 게임을
좀 더 쉽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게임의 진행을 매끄럽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링 밖의 바닥에서 달려드는 적을 피해 도망다니는 장면 역시 달리기 버튼을 두 번
누름으로 사각 안의 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편리하다. 도발, 블레이징
모드 발동, 필살기 발동에 있어서 R3버튼(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한 것은 엄지
손가락 하나로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어긋났다는 점에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 게임에는 부적절했다고 본다. 만약 이러한 기능을 R2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좀 더 경기를 쉽게 운영했을 수도 있을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자잘한 공격 끝에 마무리 한방은 통쾌
경기형식이
레슬링의 진행방식과 비슷하기는 하지만(실제로 사용하는 기본 기술도 유사하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똑같은 것은 아니다. WWE가 필살기 한방을 위주로 한 경기방식으로
공격 하나하나가 묵직한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된 반면에 이 게임은 상대의 체력이
소진될 때까지 수차례 공격을 가해야만 제대로 된 폴을 할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정말 단순한 액션게임과 같은 가벼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종종 연출되는 클로즈업이나 슬로우 모션 등은 게임의 타격감을 극적으로 높여준다.
시각적인 연출을 통해 기술의 효과를 100%이상 전달해 주는 통쾌함, 또한 자신의
블레이징 게이지(필살기를 사용하기 위한 기력게이지으로 보면 됨)가 꽉 찬 후 블레이징
상태를 발동시켜 필살기를 사용할 때는 비로소 가슴 속에 쌓여있는 감정을 단번에
폭발시킬 수 있을 정도. 이 때에는 배경음악도 조용하게 바뀐 후 피니시 동작과 더불어
한 방 크게 터뜨려주므로 이러한 효과는 더욱 배가된다. WWE와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통상공격은 다소 타격감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피니시 만큼은 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로지 필살기만이 끝을 볼 수 있는 시스템
스토리
모드를 진행했을 시엔 스테이지를 거듭하며 높아지는 상대방의 실력에 주눅이 들
수도 있다. 자신의 우승상금을 가지고 캐릭터의 능력치를 적절히 올려놓지 않았다면
게임 후반에 등장하는 CPU의 강력함에 압도당할 수 있다. 물론 파워가 약해도 꾸준히
사용해 상대가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야 좋겠지만 경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진행되지만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WWE와 같이 캐릭터의
체력이 바닥을 기더라도 필살기 스맥!을 걸어 일발 역전을 하는 게이머 지향의 밸런스
조절이 되었다면 한결 쉽겠지만 아쉽게도 이 게임은 그 반대다. 자신의 캐릭터가
우세한 가운데 경기를 한참 진행했다 하더라도 적은 연속공격에 노출이 된다면 그
상황은 단숨에 역전되고 만다. 이러한 상태에서 적의 필살기라도 작렬하면? 카운트를
셀 것도 없이 게임오버. 링 밖에 있다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카운트가 필요없는
궁극의 기술이 있기에 게이머는 경기진행 중에 항상 상대의 블레이징 게이지를 확인해야만
한다. 실제로 게임오버를 당하는 데에는 이 기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게임의
적정 밸런스 형성에는 좀 어긋났다고 볼 수도... 물론 역으로 게이머가 필살기를
사용해 상대를 제압하면 좋겠지만 기술의 사용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색다른 느낌의 힙합레슬링 게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게임의 재미는 어떨까? 과연 이 게임을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대답부터 하자면 “상당히 재미있다”이다. 적어도 스맥다운을 즐겨본
게이머들이라면 말이다. 힙합전사들의 개성도 더 강조하면 강조했지 실제보다 떨어지지
않게 디자인됐기에 스타와 같은 이미지도 만들 수 있다. 또한 스토리 모드에서 매
경기에서 승리한 후 얻게 되는 상금으로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린다거나 여성 캐릭터의
실제 사진을 구입하는 것 등은 게임의 또 다른 몰입을 가져다 준다. 상대방과 경기를
치루는 동기 역시 단순히 그냥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메일을 통해 미리 그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게이머의 관심을 유도한다. 스토리 중간중간에 발생하는
여성들의 격투 장면 또한 게이머에게 또 다른 흥분을 가져다준다는 점에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경기진행시간이 다소 길다는 점은 게이머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할만 하다.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지 않는 한 무제한 진행되는 경기나
끊임없이 회복되는 상대방의 체력, 2 대 2 태그 매치에서 이들을 중재할 수 있는
심판조차 없어 경기가 무한으로 나아가는 것 등은 게임에 몰입하는 데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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