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을 압도하는 컨텐츠로 열혈모드 재장전(진 삼국무쌍 3)
2003.06.05 19:20김범준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
전작이 발매되고 반년이 지나 또 다시 등장한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 개발시간이 짧았던 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는데...(일본에서는 전작이 발매된지 꽤 지나긴 했지만)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러한 게이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찾아왔다.
새로운 캐릭터의 추가 및 공성병기의 출현, 아이템이 보다 체계화됐으며 속성부가라는
새로운 요소도 도입됐다. 이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도 대폭 늘어났는데 외전격 시나리오의
출현이나 멀티엔딩이라는 설정은 시리즈 최초의 시도로 게임내적인 질을 높이는데
기인했다.
또한 게임 초반 특정 캐릭터를 선택해 엔딩을 볼 때까지 다른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스토리의 축을 나라별로 분류, 매 시나리오마다 선택한 나라의 장수들을 취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선택, 마음에 들지 않거나 더 이상 볼 것 없는 시나리오는 스킵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이것 외에도 사용할 무기를 획득, 직접 선택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경험치에 따른 성장시스템을 도입한 점과 삼국무쌍 시리즈의 상징인 최강무기의 획득시스템 또한 주목할 만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게이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에디트 무장의 출현. 기존 시리즈에는 없었던 요소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를 게임속에 등장시킬 수 있게 한 것이다. 단순히 출현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에디트 무장을 위한 레벨 10무기의 획득조건 또한 게임속에 반영시켜 보다 완벽한 플레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직접 캐릭터를 디자인, 플레이하도록 유도했다.
화려해진 볼거리,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자연스러워져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각종 시나리오와 등장 캐릭터,
공성무기가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게임의 스케일이 기존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르게
커졌는데 그와 비례해 볼거리가 풍부해진 점도 눈에 띈다. 또한 이전 작품들과 전투를
치루는 무대가 같다고 하더라도 이를 새롭게 각색, 그 전장의 분위기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된 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바위나 수레, 항아리, 볏집 등의 지형지물도 주인공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게임속에서 그 비중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사물(이벤트 포함)의 양이 증가했다. 이벤트 발생 시의 화면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겉모습이 조금 더 세련되어졌고 움직임이 더 매끄러워졌다고나 할까... 캐릭터들은 이전 작품들과 동일하게 개성중심으로 표현됐다. 삼국지 원작만을 읽어본 게이머라면 자신의 상상과는 다른 무장들의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영웅형의 캐릭터만 존재하는 것보다는 다소 코믹한 스타일의 무장들이 등장하는 것도 나름대로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므로 이는 패스. 각 무장들은 각기 다른 기술을 사용해 게이머의 시각적 만족을 유도한다. 겉모습만 다른 캐릭터보다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캐릭터들. 그것이 삼국무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특징이다.
시리즈 전통의 음악을 채용,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이 정수
삼국무쌍 시리즈 특유의 음악을 기억하는가?
오프닝을 보는 것과 동시에 펼쳐지는 그 음악은 듣고만 있어도 게이머를 다시한번
삼국무쌍의 세계로 빠뜨려 버릴 정도로 강렬하다. 이후 메뉴화면, 캐릭터 선택시
흘러나오는 음악 또한 전형적인 삼국무쌍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데...
배경화면 역시 그러한 음악에 맞춰 게이머를 불타오르게끔 용이나 무기, 불꽃 등을
사용해 비범한 이미지를 전달해 준다.
메뉴를 선택하거나 커서를 옮길 때에도 분위기에 맞는 효과음이 흘러나와 ‘자신의 행동이 게임 속에 잘 전달됐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1장, 2장, 이런 식으로 구분된 각 장의 설명에서 나오는 동영상 및 시나리오의 설명에 있어서도 각 상황을 잘 전달해주는 음악이 사용된 것은 물론, 각기 다른 성우를 기용, 모든 등장 캐릭터의 목소리를 달리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실제 전투장면에서 적을 벨 때 나오는 효과음 및 쓰러뜨릴 때 흘러나오는 비명들, 그와 더불어 각종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바뀌는 배경음악 등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게이머의 흥분을 고조시키는데 한 몫 한다. 전투가 소원한 곳에서는 잔잔한 배경음악이, 치열한 곳에서는 격력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 이번 작품에서는 각 전장의 상황에 맞는 음악이 사용된 점이 특징이다.
보이는 것은 다소 답답, 움직일 때의
느낌은 적절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자신의 캐릭터가 전투시간 대부분을
등모습만 보인채 활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단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봐야 하기 때문이고 반대방향으로 가고자 하면 적들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예전 맹장전 리뷰를 했을 때에도 지적한 것으로 시점이 고정돼
있기에 이렇게 됐다고 볼 수 있다. 3D액션게임이면서 활동장소가 넓고 탐색의 요소마저
포함하고 있는 이러한 게임에 있어서 시점변화는 필수항목이라 봐도 무방한데 아쉽게도
아직 이 시리즈에는 그것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고라면 비교적 간편한 조작패턴을 보인다. 적들과 전투를 벌일 때에는 통상공격과 차지공격, 필살기, 점프 등의 버튼만 사용해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며 망루위의 궁병에 대해서도 똑같이 화살을 겨눠 떨어뜨릴 수 있다. 말을 탔을 경우에는 뛰어다닐 때보다 적들을 맞추기 힘들지만 빠른 속도로 맵 이곳저곳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 장단점이 있다. 말에서 타고 내릴 때 바로 옆에서 점프 버튼을 누르는 등 다소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급한 경사를 올라간다거나 절벽에서 떨어짐, 물길을 거슬러 오름, 성 위를 공략하는 행동은 비교적 그 느낌이 잘 전달되는 편이다.
베는 느낌보다는 때리는 느낌이 강렬
통상
액션게임과는 다르게 삼국무쌍 시리즈만의 특징을 꼽자면 묵직한 타격감이 있다.
주인공들은 칼로 적을 벤다고 하지만 칼 본연의 속성인 날카로운 느낌보다는 쳐서
날려버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게임은 타격감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기존 시리즈물을 접했을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데빌메이크라이에서도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적을 베는 공격이 성공했을 때 순간적으로 방어가 풀린
적의 모습이라든가 차지공격으로 날려버릴 때의 날라가는 속도, 실패했을 때 꿈쩍도
안하는 적의 모습 등은 타격감을 한층 더 강렬하게 전달해준다.
적장의 무술실력, 시나리오의 난이도별로 상대의 체력소모가 차등으로 이뤄진다는 것도 이러한 느낌전달에 한층 힘을 더해준다. 선택한 캐릭터별로 게임을 접하는 느낌이 또 다른데 여포와 같은 맹장의 경우 한 칼에 주변의 모든 적을 벨 수 있다는 호쾌한 느낌이, 초선과 같은 여성캐릭터의 경우 단 한명의 상대라도 연속공격을 통해 쓰러뜨릴 수 있다는 흥분이 고조되는 느낌 등을 얻을 수 있다.
활발한 공격만큼 늘어난 적의 허점
게임의
난이도는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 볼 때 좀 더 쉬워진 경향이 있다. 일단 등장하는
적들의 수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그들의 행동패턴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이전
작품에서는 일반 병사들의 행동이 통상공격으로 한정됐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차지공격
등의 특수기를 사용한다거나 주인공과 힘을 겨루는 등 좀 더 많은 액션을 선보이게
된 것.
이렇게 생각하면 더 어렵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전투를 치러보면 그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전 작품들은 적장이나 병사 모두 시나리오를 거듭할수록, 난이도가 상승할수록 방어확률을 높여 주인공의 공격자체를 성공시키기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등장하는 모든 적들을 공격성향으로 만들어 놓음으로 상대가 공격한 빈틈을 이용해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줬다. 기본적으로는 앞에서 소개한 바대로 진행하면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지만 적장과 만날 경우에는 또 달라진다.
또한 적장도 적장 나름이라고 이름없는 말단 장수와는 달리 여포와 같은 장수를 만나면 그야말로 36계 줄행랑뿐. 적들과 싸우다가 체력이 떨어지면 더 강한 공격을 사용한다거나 무쌍 게이지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는 등의 밸런스 조절을 통해 각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맵 곳곳에는 만두나 고기 등의 체력회복 아이템이 널려 있고 적의 소대장급 캐릭터를 쓰러뜨릴 때마다 소모 아이템이 하나씩 등장, 게임을 적정한 긴장감을 갖고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다. 시나리오를 클리어 때마다 획득하는 경험치나 무기 등은 게임의 난이도 상승과 더불어 캐릭터 성장이라는 요소를 실현시켜줬다.
게임 속 다양한 요소는 게이머의 긴장을
고조
이전 작품들은 장수들의 무용담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 게임은 그 점을 더욱 살려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것은
장수들간의 일기토를 통해 이뤄진 것. 예전에 관우가 화웅과 대적했을 때 화웅이
관우에게 당하는 강제이벤트 등이 일어났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을 일기토란
형식을 빌어 표현해 게이머에게 긴장감을 갖도록 했다.
다소 사실성과는 떨어지지만 막혀있는 사각의 링 안에서 일정 시간 펼치는 적장과의 한판 승부. 전투에서 지면 그대로 게임오버지만 이긴다면 별도의 피해없이 적을 물리칠 수 있는 등 편리한 면도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적의 공성무기들이 출현, 미션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해 게이머의 긴장을 유지시켜준다. 적의 원군을 부르는 마차를 저지 혹은 불을 내뿜는 전차를 피해 적의 본진에 잠입, 아군의 성을 공략하기위해 성문을 부수거나 성벽을 넘기 위한 공성병기를 저지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
숨겨진 레벨 10의 무기를 얻기 위해서라도 수시로 정보 이력을 확인해야 하는 것 등은 좀 더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게임의 틀이 되는 무쌍 모드 외에도 도전, 에디트 모드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거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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