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Z.O.E 세컨드 러너)
2003.07.26 11:47게임메카 김성진
5시간 분량의 장편 애니메이션
Z.O.E(Zone
of the Enders) 더 세컨드 러너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아누비스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게임은 화려한 영상과 연출,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가장 큰 특징. 이번에
국내에서 출시된 버전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원작보다 동영상 장면 등 여러 가지 사항이
추가된 완전판이다.
이 게임은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를 제작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가하여 발매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항간에는 실제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직접 관여한 부분이 없다고는 알려지고 있으나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렇지만 코지마라는 이름과 더불어 ‘평범한 게임만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에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긴 했다.
▶ 이것이 메인화면! |
▶ 전작의 스토리도 볼 수 있다 |
역시, 그래픽과 동영상을 보라!
아누비스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것은 역시 그래픽과 동영상이다. 게임 DVD를 트레이에 넣고
잠시 기다리면 아누비스의 오프닝이 펼쳐진다. 오프닝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연출력과 완성도가 높다.
아누비스의 오프닝은 게임의 전체 줄거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한데, 놀라운 점은 게임을 시작하면 바로 오프닝 자체가 게임 중간 중간에 삽입된 동영상 컷이라는 것이다. 흔히 오프닝만을 멋지게 제작해 게임에 대한 흥미와 눈요기를 만들어 내는 것과 달리 아누비스는 그냥 중간 동영상만을 편집만 해도 한 편의 멋진 애니메이션이 완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아누비스의 모든 동영상, 즉 애니메이션은 극장용 수준과 견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그러나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게임플레이의 영상도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상으로 다가간다.
▶ 메타트론은 인류의 신 에너지원 |
▶ 호밍 레이저의 저 화려함을 보라! |
애니메이션이야, 게임플레이야?
게이머가
자신의 손으로 패드를 사용해 발사하는 호밍레이저는 그 모습 그대로 영상이며 검을
사용한 버스트 블레이드 베기는 하나의 애니메이션이다. 오비탈 프레임(아누비스와
같은 인간형 전투 기체를 총칭)의 동작은 유연하면서도 빠르고 화려한 액션을 연출한다.
과연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지 게임을 플레이하는지 구분이 모호할 정도다.
게임 중간에 수없이 삽입된 애니메이션은 게임과 일심동체를 이루면서 진행되어 게이머는 제프티에 탑승한 주인공 딩고로 ‘착각’하게 된다. 지겹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중간 동영상과 게임플레이가 아니다. 동영상과 게임플레이가 살아있는 유기체로 존재하며 게임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동영상 하나도 놓일 수 없고 게임플레이의 몰입도 엄청나게 증대된다.
▶ 주인공을 은근히 사모하는 여인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단골 손님 |
▶ 제프티과 각종 미션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 |
간단하지만 단순하지 않는 액션
제프티를
컨트롤하는 것은 사실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조금만 만져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제프티의 액션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잡기와 베기, 쏘기. 쏘기와 베기는 거의 일체형으로
가까운 거리의 적들은 자동으로 베기가 되며 먼 거리의 적은 자동으로 쏘기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다양한 베기와 쏘기가 등장한다. 베기의 경우를 보면 블레이드,
대시 블레이드, 버스트 블레이드, 콤보 스매쉬가 발휘되며 이들 조잡도 물론 가능하다.
쏘기는 보기에도 화려한 호밍 레이저와 버스트 샷, 서브 웨폰을 장착하여 더 많은
쏘기가 가능하다. 또한 서브 웨폰은 상대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찾아 주어야 하는
패턴도 지니고 있다. 잡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잡아 던지기와 회전하며 던지기,
휘두르기, 잡기 방어, 잡기 버스트 등 다양한 모션과 전투방식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들은 패드의 간단한 조작으로 발동되지만 시각적으로 화려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 즉 폼나기 때문에 ‘재미’가 증폭되는 것이다. 실제로 패드를 잡아 보면 알겠지만 보기보다 조작이 간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간단한 조작과는 반대로 PS2와 연결된 텔레비전 브라운관에 나타나는 영상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니 이런 재미도 정말 드믄 것이다.
▶ 마치 드래곤볼의 원기옥을 연상시키는 듯한 에너지?공격 |
▶ 이런 환경이 게이머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부분이다 |
또한, 단순하지 않는 요소들과 흠
이
외에도 아누비스는 직선적인 진행방식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들은 게임
구석구석에 심어 놓았다. 본 미션에서 알려주지 않는 엑스트라 미션을 통해 각가지
기체를 얻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렇게 얻은 기체는 다시 일대일 맞짱 대전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진다. 한 번 클리어하면 높은 난이도가 추가되어 자신의 실력을 다시
한번 테스트할 도전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물론 아누비스를 ‘슈팅게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이에 대해 완전히 틀리다고 말하긴 어렵다. 또한 ‘락온’된 적들이 항상 화면 가운데로 몰리도록 하여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은 살피기에 답답한 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의 지물을 이용해 적과 전투를 벌여야하는 경우에는 특히 짜증이 나는 부분이다. 게다가 주변에 적이 없는 상황에서는 시점 자체가 자동으로만 설정되어 원하는 곳과 기체의 방향을 잡기가 애매해지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 저 폭발을 보라! 카툰 렌더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
▶ 메카닉 디자인은 여느 일본풍과 다름이 없다 |
결론적으로 아누비스는 괜찮은 게임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전체적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직접 주인공이 되는 듯한 느낌은 분명 기분 좋으며 그 속에서 눈부신 연출과 액션은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특히 미국식 애니메이션보다 일본식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국내 유저들의 취향에도 매우 잘 들어맞는 것이다.
게임의 ‘재미’를 간단하면서도 시원하게 선사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테니 말이다.
▶ 아앗! 눈부셔~ |
▶ 각종 트레이닝은 필요없을 정도로 조작에 어려움은 사실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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