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잠입을 테러리스트들에게 알리지 마라(소콤 : US 네이비 씰즈)
2003.07.30 11:00게임메카 김범준
뛰어난 그래픽 표현보다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중점
그래픽은 다른 PC용이나 유수의 FPS게임들과 비교할
때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3D라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게 표현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PS2로 발매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할 때에도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는데... 게임은 밤에 적진을 잠복해 들어간다거나 울창한 숲속을
헤쳐나가는 등 전반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진행되기 때문에(설원이나 사막의 경우는
밝은 편이지만) 사물의 윤곽을 구분하는 것만이 강조될 뿐, 기타 자세하게 얼굴 표정이
어떻고 사물의 질감이 어떻다는 등의 요소는 게임의 분위기와 비교할 때 그리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야시경으로 확대했을 경우 졸립다거나,
당황 및 극에 달하는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이 상태를 죽었다고 보면 적절할 것이다)에
따라 각기 다른 행도을 하는 등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상태를 반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표정은 항상 뭔가를 씹은 듯한 생각이 들게 한다).
원근조절은 적당하나 지형과의 상호작용은
다소 미흡
또한 의심되는 지역을 확대했을 경우 보이지도 않았던 적의
미동까지 포착할 수 있을 정도로 원근거리 표현도 적절히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조준 모드로 적을 관찰할 때에는 점으로만 보이는 것이 점점 확대됨에
따라 윤곽이 잡히고 최대로 확대했을 때에는 얼굴 표정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 등이다(물론
다른 FPS게임에서도 대부분 이런 점은 지원한다). 하지만 지형지물의 파괴효과는
다소 미흡하게 나타나 아쉬움이 있다. 물론, 조명을 부순다거나 벽, 나무상자에 총알이
튕겼을 때 그 흔적이 남기는 하지만 완전히 부서지는 일이 없어 주변 지형은 그저
주인공의 앞길을 방해하는 장애물(혹은 적의 총알을 막아내는 방패막) 정도로밖에
인식되질 않는다. C4 폭탄 등을 사용해 보트나 무기고를 폭파시킬 수 있지만 이는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만 하는 행위로서 게이머의 우발적인 충동을
충족시켜주는데에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긴장감을 높여주는 조용한 사운드 컨셉을
채용
게임을 시작한 후 1개의 스테이지라도 플레이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게임에 사용된 모든 소리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주어진 미션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브리핑은 물론, 동료간의 대화, 가까이 있는 적의 목소리까지도 그렇다. 네이비 씰
대원들의 임무가 대부분 적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완료해야 하는 것들이므로
쓸데없는 소리는 금물이라는 의미. 풀숲 사이를 나아갈 때에는 적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요소는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럴 때에는 움직임을 멈추고
적이 다가오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적이 가까이 접근하면
발소리가 커지고, 혹은 적이 무전을 하는 내용을 엿들을 수도 있다. 그만큼 게임은
조용하게 진행된다. 물론, 적이 눈치채지 못한 것에 한정되지만... 그 외에도 테러리스트들과의
교전, 총알이 다른 지형에 튕겨져 나가는 것, 마을 사람들의 말(여러 국가의 말이었는데
확인할 수 없으므로 패스...ㅡㅡ;), 적들이 또 다른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게임의 긴박감을 소리를 통해 잘 전달받을 수 있다.
분위기와 맞지 않는 성우의 톤, 완벽한
한글화 못된 점은 아쉬워
그만큼 개개의 요소들은 게임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냈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우선은 브리핑 성우 채용에의 문제다(딴지걸기
싫지만 어쩔 수 없다). 게임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다르게 보조 설명에 채용된
성우는 침착하기 그지없다. 보다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서 그랬다면 이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솔직히 이런 목적이라면 충분히 목표달성을 했다고 본다. 영어 발음도 유창하고...),
게임속의 주인공들에게는 생사와 직결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라는 점은 간과한 것
같다. 또한 브리핑 내용에 있어서도 한글과 영어를 교대로 사용함으로써 다소간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렇다고 영어로만 표현하라는 것은 아니지만(만약 그랬다면
임무를 파악하는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기왕에 한글화할 것이었다면
영어를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한글화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충분히
그럴 수 있는 문장조차도 영어로 표현했다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설마 영어발음을
듣기 위해서!?).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콘솔 게이머에
더욱 적합
다른 게임들과 비교되는 이 게임만의 특징을 꼽자면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에 있다. 게임이 다소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그런 점도 있겠지만(하지만
FPS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이것조차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 서서쏴, 무릎쏴,
엎드려쏴 등 3가지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이동속도나 움직임 등은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또한 쓰러뜨린 시체를 들고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횡이동을 수행할
때에도 어색함이 없다. 장르의 특성상 빠른 전개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적절한 보행속도 유지를 통해 캐릭터 이동의 사실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적을 조준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해야 하니 다소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
PC용 게임들처럼 점을 찍어 적에게 직접공격을 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을 조준하기
위해 현재의 과녁을 새로운 위치까지 이동시켜야 하는 별도의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FPS 게이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PC용 FPS게임을 즐겨본 이들에게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지, 비디오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게이머들에게는
오히려 이점이 더 매리트있게 다가설 수 있다(조준 후 연속공격을 가하기가 용이하다).
?
명중했다는 느낌은 정확히 표현
어떤
점에서 통쾌한 느낌을 맛볼 수 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상대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데 먼저 그를 발견하고, 또 그 적을 조준해 한방에 쓰러뜨리는데
있다. 총알에 맞았을 때의 반응 역시 어느 부위에 맞았느냐에 따라 잠깐 주춤하거나,
쓰러졌다가 일어남, 혹은 오랫동안 정신을 못차리거나, 쓰러져서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해준다. 또한 무기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른 효과가 발생하는데 상대의 몸통을 꿰뚫는 총기류의 경우 명중 후 총알이
최종적으로 부딪친 장소에 피의 흔적이 남고, 수류탄과 같은 투척무기의 경우 제대로
맞을 시엔 흔적도 남지 않거나, 몸의 절반이 날아간다. 적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그러한 무기에 맞았을 때에도 비슷한 효과가 발생하는데, 총에 맞았을 때엔 화면이
흔들리며 쓰러지고 잠시라도 머물렀던 자리에 피가 고이는 것 등이다. 주인공이 주변에서
수류탄이 터질 때 공기의 진동으로 순간 귀가 멍해진다거나 높은 장소에서 떨어지면
바로 죽는다는 것 등은 모두 무언가에 맞았다는 느낌을 실제와 같게 전해주는데 한몫
한다.
컴퓨터 인공지능의 한계를 지속적인 핸디캡
상승으로 극복
먼저 아군과 적군이 사용하는 무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적의 스나이퍼가 이쪽의 주인공들을
잘 명중시킬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하게 동등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또한 주인공이
함께있는 여러명의 보초 중 한명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그 즉시 다른 보초가 이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현실(옆에서 누가 죽는 것도 모른단 말인가,
현실이라면 바싹 긴장하거나 부산을 떠는 등의 행동이 즉각 나온다)과 차이가 있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있음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일테지만 역으로 이용하면 어려운 미션도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게임은 쉬운가? 일단, 미션 초반에는 적들이 한번에 뭉쳐서 나오는 일도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적들이 네이비 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상태여서 작전을 수행하기가
다소 수월하다. 하지만 미션 중반 이후로 나갈수록 적이 미리 매복을 하고 있다거나
한 곳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엔딩
후에는 적들의 가시범위 및 반응속도가 빨라지니 위의 단점은 충분히 보완된다고
볼 수 있다.
임무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는 게이머의 도전의식을 자극
이
게임은 몰입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가?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주어진 미션에 대해
1, 2차 오브젝티브라는 서브 임무들을 나열해 놔 게이머의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적을 쓰러뜨린 숫자보다는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임무를 완수했는지만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 않게되는 것이다. 이는 너무 많은 적과 무기가 출현해
그것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해 주는데, 이러한 요소가
적의 보초병 하나까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전투에 있어서도 주인공만
스나이퍼가 되는 것 뿐 아니라 적들도 스나이퍼가 되고, 수류탄 투척, 개머리판을
사용해 컴퓨터가 자신과 동일한 공격방식으로 싸워나간다는데 다시 한번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총 12개의 미션으로만 이뤄져서 쉽게 질릴 수 있다고도 생각되지만
여러차례 엔딩을 볼수록 높아지는 자신의 계급장과 적들의 대응속도는 게임을 지겨워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해진 이동 루트만 움직이는
컴퓨터와는 달리 어느 방향에서 등장할지 모르는 다른 게이머들과도 전투를 벌일
수 있으니 흥미는 더욱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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