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더 절망적인 삶을 고민하게 하는 게임!(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
2003.08.13 17:52게임메카 김범준
시리즈 최고의 그래픽 표현이 압권
2D대전격투액션게임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처럼 누구라도 만족할만한 그래픽을 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이다. 시리즈를 이어오며 자리매김한 캐릭터들의 개성은 물론, 그들을 대표하는
배경스테이지들, 게임속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까지 시각적으로는 나무랄데가
없다. 20명 이상의 캐릭터는 이전 시리즈에서 이어온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했으나
세세한 복장이나 움직임을 달리 표현해 전작과 유사하면서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또한 동일 캐릭터라 하더라도 복장색깔이 바뀌거나 여러개의
복장이 존재, 또한 보다 파워업된 엑스트라 버전도 존재해 매번 게임을 즐길 때마다
다른 느낌을 가지게 했다. 이들이 전투를 펼치는 무대 역시 대표캐릭터와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한다거나 비슷한 색상을 사용해 하나의 상징된 분위기를 형성했다.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
캐릭터
움직임의 경우 여타 2D게임과 마찬가지로 몇 개의 이미지를 연이어 사용해 하나의
동작을 만들었다. 실제 게임속에서는 동작이 끊어져 어색하다거나 배경과 부조화를
이룸, 캐릭터가 서로 겹치는 등의 현상이 없다. 또한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물론, 공격이 성공했을 때 그것을 강조하기 위한 부수적인 효과(붉은색 물감이 뿌려진다거나
먼지가 일어남, 하이라이트 표시는 물론 순간적으로 화면을 정지시켜 슬로우 모션을
연출)를 발생시켜 시각적인 화려함도 이뤄냈다. 특히 필살기 발동시에는 배경화면을
전환, 시신경을 강하게 자극하는 밝은계통의 색을 반복해 사용한다거나 캐릭터 특유의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그러한 것들이 종합돼 하나의 질높은 게임속 볼거리를 제공했다.
여담으로 게임속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화면상단 체력게이지 양쪽에
위치한 것들은 실제 전투를 펼치고 있는 캐릭터의 축소형으로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보다 세련되게 변했다는 느낌이 전달
게임의
스토리모드는 이그젝스의 그것과 동일한데 길티기어 젝스 플러스에서 보았던 상하분할
형식의 대화장면이 아닌, 좌우분할 형태를 선택해 캐릭터의 얼굴을 더욱 크게 강조했다(왜냐하면
대부분의 TV가 가로가 더 길기 때문에 상하분할을 선택하면 캐릭터의 모습을 표현해내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대화창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광택이 흐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 보다 세련된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다. 전투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각 캐릭터의
전신을 보여주고 얼굴, 눈을 차례로 강조해 뭔가 몰입해 들어간다는 느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인터페이스 화면은 시리즈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검은색과 붉은색을
사용해 표현해냈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사용해 게이머의
감성을 자극
메탈악기의 연주로 시작되는 오프닝. 시작부터 흘러나오는
짧고 빠른 비트음은 게임속 등장캐릭터들간의 복잡한 관계를 압축시킨 것과 같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게이머의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화면과
더불어 전투를 치르기에 충분한 긴장을 고조시켜준다. 게임속에는 수많은 배경음악이
각캐릭터의 특징과 맞게 구성돼 더욱 다채로운 느낌을 안겨준다. 동일한 캐릭터라
할지라도 엑스트라 타입일 경우에는 또 다른 음악이 흘러나오고, 특수 캐릭터들간의
대전(대표적으로 솔과 카이가 전투할 때)시에도 그만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최종보스와의
전투라거나 다양한 엔딩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에는 총 40여개의
BGM이 등장, 타국의 분위기를 느끼게도하고 때론 주체할 수 없이 열정적이게도, 알
수 없는 뭔가를 추구하는 것처럼 혼란스럽게도, 폭발하기 직전의 고요함을 상징하듯
조용하게, 모든 전투가 끝난 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도록 잔잔하게 만들어준다.
한국과 일본판에서 사용된 사운드로 소리의
다양성을 획득
이 게임에는 배경음악 외에도 성우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메인스토리에서 들을 수 있는 성우의 목소리 역시 상황과 어색하지
않게 조화돼 있어 게이머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또한 전투에서도 각 캐릭터별 30~50개의
상황에 따른 말소리와 10여개의 개별적인 효과음, 92개의 공통적인 효과음을 사용해
단조로운 사운드를 통해 쉽게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의 요소를 단번에 날려버린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게임의 원본(일본어판)에서 사용된 배경음악 및 성우들의 음성도
들을 수 있어(게임옵션에서 BGM과 보이스를 일본으로 선택) 더욱 그러한 점을 살려준다.
한국어 버전에서 사용된 BGM과 일본어 버전의 그것이 다름은 물론, 게임속에 적용된
효과(한국의 경우 BGM의 볼륨을 크게한 반면, 일본의 경우 성우의 볼륨을 더욱 크게
했다)도 다르다. 따라서 이를 통해 양국의 대략적인 음악정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가 게임속에서 다양성을 찾기에는 더없이 좋다고 볼 수 있다.
간결 명료한 대화체로 게임에의 집중을
유도
한편 음악의 장단점을 떠나 이 게임은 스토리모드에서 대화시 배경음악이
등장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보통 등장캐릭터간 대화를 하거나 사색하는 경우 그에
걸맞는 음악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주는데, 이 게임은 오로지 성우의
목소리와 메시지를 넘길 때 들려오는 “딱딱”소리만으로 구성돼 그러한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스토리모드를 진행할 때 대화시 다소 정적이 흐른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경우 주목받게 되는 것이 성우의 목소리이다. 다행히도 각각의 문장은
짧고 명확하게 전달돼 혹시라도 계속되는 정적으로 인해 게이머가 지루해할 여지를
없애준다. 물론, 전투에 앞서 펼쳐지는 대화의 내용 역시 10문장 내외로 구성돼 있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으면 싶었지, 지루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아날로그는 무용지물, 십자키 사용으로
인한 피로도 증가
게임은 십자키와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한 조작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PS2용 대전격투액션게임을 사용할 때 흔히볼 수 있는 현상으로,
아날로그 스틱의 움직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십자키만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 이
게임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할 때보다 십자키를
사용할 경우에 커맨드 입력을 더 정확히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게임을 장시간 플레이할 때 손가락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것은 별도의
아케이드 전용스틱을 구매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입력에 따른
캐릭터의 움직임만을 살펴보도록 하자.
백스탭, 고도점프 등의 사용은 다소 어려워
먼저
이동은 걷기나 대시, 백스탭, 공중에서 대시하기로 이뤄지는데, 캐릭터의 민첩도에
따라 그 속도가 달리 책정돼 있다. 예를 들어 덩치가 큰 포템킨은 아예 대시하기가
없어 겉모습 뿐 아니라 실제 움직임까지도 상당히 느리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편
백스탭의 경우 대시하기와 달리 상당히 적은 거리를 뒤로 이동할 뿐 아니라 실제
버튼입력위치에도 불편함이 있어 원하는 상황에서 사용이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공중 대시는 입력 후 반응속도가 보통 대시를 사용할 때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공중 백대시의 경우 백스탭과는 확연히 다른 성공률을 보여줘 비교적 사용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점프는 통상점프와 2단점프, 고도점프가 있는데, 각각을 사용하면
통상점프의 경우 화면 상단의 게이지까지, 2단 점프의 경우 그보다 더 높게, 고도점프의
경우 통상점프와 2단점프의 최고위치 사이로 단번에 올라가는 효과를 지닌다. 통상점프는
바닥에서 모래바람을 일으켜 실제와 같은 효과를 연출했으며, 2단 점프는 효과음을
통해, 고도점프는 캐릭터의 잔상을 통해 통상점프보다 크게 높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보여줬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통상과 2단점프는
쉽게 구사할 수 있으나 고도점프의 경우 십자키를 아래 위로 입력해야 하는 등 다소
버튼입력의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술의 발동은 비교적 쉬운편
전투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공격은 펀치, 킥, 베기, 강베기, 더스트 버튼을 이용하는
등 다양하게 구사되는데, 펀치나 킥의 경우 위력이 낮은 만큼 빠른 속도로 발동했다.
그 후 반응이 빨리 나타나는 순서로 베기, 강베기, 더스트가 차지했는데, 기본적으로
펀치나 킥을 사용함으로 공격의 시작이 이뤄졌고 그 후 베기와 강베기, 더스트 공격을
통해 콤보를 구사했다. 게임에서 입력의 타이밍과 공격발동시간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일치하기 때문에 연속해서 정확한 입력을 했을 경우, 공격의 텀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콤보기술도 발동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아도
수많은 입력 중에도 종종 자신이 원하는 기술이 발동돼, 기술은 비교적 쉽게 발동된다고
분석된다(예를 들어 십자키와 공격버튼을 아무렇게나 누르더라도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어떤 기술이 발동하게 된다). 또한 캐릭터별 기술의 사용법도 유사하기 때문에
공격패턴에 익숙해지면 마음껏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캐릭터 움직임과 타격음이 맞물려 실제
개체와 같은 효과를 완성
앞서도 언급했지만 게임속에는 무수히 많은 효과음이
수록돼 있다. 각각은 전투에서 상대를 공격할 때나 공격받을 때, 이동시에 부수적으로
사용되는데 이러한 것이 어울려 게임속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하는 개체처럼 느낄
수 있게 해줬다. 또한 펀치나 킥과 같은 약한 공격의 경우 공격한 입장에서는 상대를
가격했다는 느낌만을 전달, 공격받는 입장에서는 비록 데미지를 입기는 했지만 전투자세를
그대로 유지, 상대적으로 가벼운 공격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표현했다. 한편 캐릭터마다
다양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게 구성했는데, 솔의 경우 각종 공격을 발동시킬 때마다
불꽃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상대에게 명중했을 경우 불타오르게 연출했다. 또한 카이의
경우에는 전기를, 슬레이어는 타격을, 베놈은 당구대와 당구공을 이용, 그 외에도
검, 정술, 낫 등 다양한 무기를 등장시켜 각각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타격감을 전달해줬다.
시간의 텀을 둔 공격으로 충격을 짐작가능
특히
필살기를 사용해 상대를 명중시켰을 때에도 그 위력에 따라 시간의 텀을 달리 두어
타격감을 전달하는데 한몫 거들었다. 흔히 진정으로 세게 맞았을 경우에는 아픔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러한 공격이 시간이 흐름이 따라 점점
더 아픔이 커져가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공격하거나 공격받은 후 대상 캐릭터가 즉각적으로
튕겨져나가기보다는 다소간에 그 상황의 멈춤을 두어 충격이 상대의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나가는 것을 연상하게끔 연출했다. 방어도 이와 마찬가지로 공격하는 것과 받아내는
것이 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뤄지는 것처럼 표현해냈다. 예로써 누군가
주먹을 뻗고 그것을 받아낼 때 단순히 시각적으로 막아냈다는 효과만 만든 것이 아니라
시간의 멈춤을 두거나 대상이 밀려나는 것과 같은 효과로 그 위력을 짐작케 했다.
접근은 쉽지만, 마스터하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
게임은 초심자도 쉽게 익힐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구성됐다(조작이
쉽다는 의미에서). 하지만 게임은 중상급의 게이머들에게 그리 쉽다는 느낌이 들도록
구성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여러개의 난이도가 존재할 뿐 아니라 게이머의 한계를
시험하는 서바이벌이나 미션 모드가 수록돼 있어 더욱 그러하다. 숨겨진 캐릭터를
출현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개의 난이도로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거나 서바이벌 모드에서
일정레벨 이상까지 진행, 혹은 100개의 미션 중 절반 이상을 클리어해야하기 함이
그것이다. 또한 자신이 설정한 난이도에 따라 상대의 공격 및 방어패턴은 천차만별로
변하므로 수동적으로 게임의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캐릭터 능력치의 차이를 콤보연계와 커맨드입력으로
보정
캐릭터별 능력치의 차이도 존재하는데, 게임속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모두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어 캐릭터들이 비교적 골고루 사용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캐릭터마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수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이노와 카이, 테스타먼트,
디지와 같은 캐릭터는 기술이 적은 대신 콤보를 구사하기 쉽도록 설정해 그 단점을
보완했다. 하지만 디지의 경우 위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기술발동을 위한 커맨드를
복잡하게 설정,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끼도록 밸런스를 조절했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보통의 기술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공격의 위력과 콤보로의 연계확률에 따라 발동커맨드를
난해하게 설정해 놔 전체적인 밸런싱을 유도했다. 또한 필살기 발동에 있어서도 캐릭터별
부수적인 효과(기를 모은다거나 동전을 사용, 에너지를 흡수하는 등의 별도의 게이지)를
두어 그만의 공격을 펼칠 수 있게 구성했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솔과 같은 캐릭터의
능력이 다른 캐릭터들보다 다소 앞서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어쨌거나 캐릭터간
능력치의 차이는 존재한다).
복합적인 요소로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
처음 게임을 접할 경우 게임의 메뉴를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만 보면,
다른 대전격투액션게임(철권, 버파, 소울칼리버 등)보다 별로일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작 게임모드를 실행하고, 전투에 임해보면 그러한 것은 착각이었음을 금새
깨닫게 된다. 사방에서 흘러나오는 빠른 비트의 사운드와 눈을 어지럽히는 현란한
그래픽은 보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을 추구하는 게이머들에게 쉽게 어필하며, 한국정서에
맞게 각색된 음성 역시 게이머에게 좀 더 친숙함을 안겨준다. 또한 로딩을 느낄 수
없는 빠른 전투전개와 보다 비중이 커진 스토리는 게이머를 더욱 몰입하게 한다.
특히 스토리는 단순히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캐릭터가 어떤 성격과 말투, 행동양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돼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게했다. 하나의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왜 상대캐릭터가 자신을 공격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다른 캐릭터들로 진행함에 따라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불타는 도전의욕은 게임에 다시 빠져들게
한다
게임은 스토리 모드를 모두 클리어했을 때 미션에의 도전의욕을 불태우게
한다. 100개의 미션은 스테이지와 비례해 난이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그간 게이머는 좌절도 맛보고 자신의 한계도 느낄 것이다. 그러던 중 캐릭터의
모든 기술을 파악, 콤보로의 연계와 방어 유형까지 모두 파악하는 경지에 오르면
비로소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는 빈틈을 찾아내게 된다. 이와 같은 시련과 도전,
극복의 시스템을 통해 게임은 게이머를 더욱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니게 되는데,
이처럼 오랫동안 함께 전투를 치러온 캐릭터들이니만큼 기억속에서 사라질 일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음번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에 대한 기대감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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