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이지만 혁신적이진 않다(네버윈터 나이츠: 쉐도우 오브 언드렌타이드)
2003.08.21 11:17PC POWER Zine 이종우
지난해 7월 발매된 네버윈터 나이츠(이하 NWN)는 발매되기 이전부터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이후 정통 RPG에 목말라있던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NWN은 최초로 D&D 3rd 룰을 제대로 적용한 RPG였으며(3rd 룰을 적용한 첫 RPG였던 풀 오브 래디언스는 비평 뿐 아니라 인기면에서도 참패했다) 멀티플레이는 마치 TRPG처럼 ‘마스터’가 게임을 주도하는 독특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발매 이후 NWN은 과거 D&D 시스템을 채용했던 롤플레잉인 발더스 게이트에 비해 전투의 전술성과 드라마틱한 시나리오가 부족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로라 툴셋을 이용해 게임을 무한히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RPG 매니아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딱 1년 후 드디어 첫 번째 확장팩이 발매됐다.
장점은 살려주고, 단점은 가려주자
NWN의 첫 번째 확장팩, 쉐도우 오브 언드렌티드(이하 SOU)의
추가요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종류의 프리스티지 클래스가 추가된 것이다. 프리스티지
클래스는 일종의 상급 직업으로서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전직할 수 있다. 보통
레벨 7 정도면 전직할 수 있으며 최대 레벨은 10이지만 대신 다른 직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스킬과 피트를 지니고 있어 플레이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
SOU에는 이외에도 50여종의 새로운 마법이 추가되었으며 사막과 겨울 등 3가지 타일셋(배경), 새로운 몬스터 16종이 추가됐다. 이렇게 추가된 요소들은 싱글 캠페인 뿐 아니라 멀티플레이에서도 적용되어 NWN의 모험을 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캐릭터 모델이 전혀 추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에서 불만을 샀던 싱글플레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되었을까? 우선 NWN 싱글캠페인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첫째로 동료가 되는 NPC가 단 한명 뿐이며 자신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어서 전투의 전술성이 떨어졌다는 점, 둘째로 ‘악신 바알의 숨겨진 아들’이 주인공이 되어 게임을 진행해나가는 발더스 게이트에 비해 NWN은 무명의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시나리오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또 게이머는 6인의 동료를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 하나만을 조작할 수 있다. 이것은 NWN이 멀티플레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이자 태생의 한계였다.
태생에 문제가 있다
SOU의
싱글플레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드라마틱한 주인공의 출생성분을 제공하진 않는다.
게이머의 주인공 캐릭터는 어쩌다보니 거대한 사건의 흐름에 말려든 일반적인 모험자일
뿐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오리지널보다 짜임새 있게 변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모험의 배경을 알려주는 도입부가 굉장히 짧아서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본격적인 모험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보다 빨리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또 전작보다 퀘스트의 개수는 적은 편이지만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변했다. 단 플레이 시간이 약 20~30시간 정도 밖에 안되는데 이는 전작의 약 100시간에 달하는 긴 모험을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토리가 너무 길게 늘어져 나중에는 “내가 왜 이모험을 시작했더라?” 같은 생각이 떠올랐던 오리지널에 비하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압축된 재미를 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반복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의 플레이시간이라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쫄래쫄래 쫓아다니면서 도움만 줄 뿐 개성이 약해서 단순한 보디가드 역에 지나지 않던 헨치맨들도 확장팩에서는 모험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는다든지 잡담을 지껄이는 등의 개성적인 행동을 한다(코볼드 바드인 디킨은 전투시 베토벤 운명 교향곡의 1악장을 흥얼거린다). 또 헨치맨의 장비와 인벤토리를 게이머가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어떤 직업으로 레벨업할 것인가를 지시할 수 있지만(단 지정된 직업 외에는 전직할 수 없다) 동료 수는 여전히 단 1명뿐이며 선택할 수 있는 동료는 겨우 3명 중 하나 뿐이다.
멀티플레이 태생이 거역할 수 없는
운명
SOU는 NWN의 첫 번째 확장팩으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지만
혁신적이진 않다. 직업과 스킬, 피트, 마법 등의 새로운 요소를 다수 추가함으로서
자신만의 모험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기존의 장점은 더욱 부각되었지만 싱글플레이가
빈약한 단점은 약간 개선된 것일 뿐 그대로 안고 있다. 앞서 설명했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 발매될 NWN의 새로운 확장팩도 직면하게 될 태생의 한계다. 사족이지만 NWN과
SOU의 싱글플레이는 다른 RPG에 비교했을 때 절대 뒤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뛰어넘어야야 할 라이벌은 바로 자신들이 세워놓은 ‘발더스 게이트’란 거대한
장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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