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이고 멋진 휴양지를 꿈꾼다!(하소연의 비치 타이쿤)
2003.08.23 12:42석동진
에로배우가 게임에 등장한다고~?
게임의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인기 에로배우 ‘하소연’이 게임의 모델로 등장하는 경영 건설 시뮬레이션이 나왔다. 이 게임은 영국의 게임 퍼블리셔 ‘에이도스’가 출시하였고 국내에 유통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살리기 위해 게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미인을 선발하여 초상권 사용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하여 인기 에로배우인 ‘하소연’이 게임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인데, 일단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게임의 통념(?)을 깨는 신선한 시도를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게임 홍보와 판매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최근 연예인을 게임 홍보 모델로 등장시키는 광고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 실정에 ‘하소연’과 같은 에로배우도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기를 바라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
하소연의 야시시한(!) 모습이 담긴 메인메뉴 화면 |
본 게임에 앞서 트레이닝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다 |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소연’이 인스톨 화면, 메인메뉴 화면, 로딩 화면, 엔딩 장면 및 각 미션 클리어 때 등장하는데 정작 게임 플레이 중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좀 더 신경을 써서 휴양지의 직원이나 관광객 같은 게임 캐릭터로 카메오 출연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욕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타이쿤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작품
게이머는 새롭게 개장한 해변 휴양지 ‘비치 라이프’의 오너가 되어 자신의 해변을 최고의 휴양지로 만들어야 한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되면 앞서 말한 ‘하소연’과 함께 주목할 만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게임 제목에 나와 있는 ‘타이쿤’이란 명칭이다.
휴양지의 중심부인 메인 호텔의 웅장한 모습 |
근접 줌인 모드로 관광객을 좀 더 가까이서 살필 수 있다 |
이전부터 ‘타이쿤’이란 제목을 붙이고 나온 게임은 정말 많았다. ‘레일로드 타이쿤’, ‘롤러코스터 타이쿤’, ‘벤처 타이쿤’, ‘주 타이쿤’ 등등 많은 작품들이 ‘타이쿤’이란 제목을 달고 나왔는데 모두 경영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로 기억된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작품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타이쿤’이란 명칭을 가진데다 게임 장르도 같다보니 마치 “타이쿤 시리즈”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 하다.
이 게임도 게임성이나 완성도면에서 기존 타이쿤 시리즈 작품들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개성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타이쿤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또 하나의 작품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인부들이 휴양 시설을 신축 공사하는 모습 |
인부들의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
깔끔한 2D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디자인
기존 타이쿤 시리즈와 같이 2D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으나 1200 × 960의 고해상도까지 지원하며 깔끔하고 부드러운 그래픽을 보여주는 등 한층 수준높은 비주얼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D 게임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 진부한 2D 그래픽이 웬말이냐는 불평이 나올 수도 있다. 필자도 솔직히 2D 그래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타이쿤 시리즈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3D보다 2D 그래픽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픽과 더불어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인터페이스창과 버튼의 디자인에 있어 한 눈에 보기 편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비록 흐릿해지긴 하기만 관광객들과 직원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근접 줌인 모드를 지원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관광객을 클릭하면 해당 관광객의 정보를 볼 수 있다 |
트레이닝 미션의 목표를 달성했다! |
휴양지를 만드는 게 즐거운 일은 아니다?
해변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휴양지는 생각만 해도 즐겁고 설레이는 장소이지만 이를 건설하고 경영하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일종의 사업적인 전략과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여 건설과 경영을 체험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이다. 적시 적소에 필요한 휴양 관련 건물을 건설하고 직원을 고용, 배치하며 각종 시설의 이용료나 상품의 가격을 책정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자신만의 멋진 휴양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다가 시설이나 서비스가 조금만 부족해도 불만을 한보따리 늘어놓는 까다로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재정에서도 성공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다하려니 이거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해변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놀러 나왔다 |
가랑비가 내리는 휴양지의 모습 |
하지만 텅 빈 섬을 점차 휴양지로 만들면서 늘어나는 관광객, 만족도와 불어나는 수입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뿌듯함이 느껴진다. 자유롭게 나만의 해변 휴양지를 만들 수 있는 자유 모드 뿐만 아니라 12가지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목표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도 즐길 수 있는데, 임무를 완수했을 때 하소연의 섹시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혜택(?)도 주어진다.
게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정신없이 건설과 경영에 몰두해야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성상 배경 음악과 효과음의 비중은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게임내내 들려오는 신나고 유쾌한 배경 음악과 아기자기하고 사실적인 각종 효과음이 해변 휴양지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게임 도중에 미션 목표와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
게임에 내장된 MP3 플레이어로 배경 음악을 요리한다! |
특히, 게임 내에 ‘GipAmp’라는 MP3 플레이어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배경 음악들의 리스트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으며 외부 음악 파일들을 가져와 리스트에 추가시켜서 게임 중에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휴양지를 운영하면서 얻을 수 있는 관광객들의 각종 의견과 중요 정보들을 표시하는 메시지창이 화면 하단부에 작은 크기로 위치해 있어서 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게임에 열중하다보면 도움이 되는 메시지들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상어의 습격, 익사 사고 등과 같은 각종 이벤트들이 발생하면 메시지창에만 알려주는데 이벤트가 발생한 위치나 모습 등을 알려주는 미니창의 표시와 같은 배려가 아쉽다.
휴양지의 환상적인(!) 야경 |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확인하고 있다 |
한편, 관광객들이 아무 때나 휴양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나 배를 타고 정해진 도착 시간에만 몰려든다는 점과 발전소를 건설하여 휴양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관리해야 하는 점은 보다 사실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한, 직원을 관리할 때 월급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근무 시간의 조정인데 24시간 내내 쉴새없이 휴양지를 관리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겠다.
게임에 자체 내장된 스크린샷 메뉴로 찰칵! |
건물 외에도 갖가지 배경 아이템을 설치할 수 있다 |
무난한 한글화를 선보였으므로 게임 진행에 언어로 인한 애로사항은 없을 듯하지만 인터페이스창에 나타나는 한글 폰트가 다소 조잡하고 간혹가다 줄 간격이 너무 좁아 가독률이 떨어지는 단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존 타이쿤 시리즈나 심시티 시리즈를 해보았던 게이머라면 게임 방식과 조작 방식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라면 매뉴얼을 꼼꼼히 살펴본 뒤에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자~! 텅 빈 섬을 해변 휴양지로 가꿔나가는 사업을 통해 대리만족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여름이 끝나기 전에 ‘하소연의 비치 타이쿤’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내가 만든 휴양지에 하소연과 함께 즐겁게 놀러가는 꿈을 꾸면서...
어떤 건물을 먼저 지을까? |
배편을 통해 관광객들이 도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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