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삼국무쌍 3 + 진 삼국무쌍 3 맹장전(진 삼국무쌍 3 + 진 삼국무쌍 3 맹장전)
2003.12.01 16:33게임메카 송찬용
내가 ‘진 삼국무쌍’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이유
전에 회사에서 진 삼국무쌍과 진
삼국무쌍 2를 플레이한 적이 있다. 그런 내 모습이 무척이나 이상하게 보였는지,
사람들이 지나면서 다 한 마디씩 나에게 건넸다. “헤에~ 「진 삼국무쌍」 종류의
게임도 하시네요?”, “어라! 싫어하는 장르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보죠?”
“이거 왜 이러세요! 이래보여도 진 삼국무쌍과 진 삼국무쌍 2의 레어 아이템들을
전부 모았다니까요. 아마 우리 회사에 나보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를 오래 플레이한
사람은 없을 걸요? 그리고 PS로 나온 삼국무쌍도 모든 캐릭터를 다 등장하게 했고!!”
이렇게 가열차게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냥 “이거요?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거든요”라며 무난하게 대응했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진 삼국무쌍 3와 진 삼국무쌍 3 맹장전까지 플레이하자 이전처럼 신기하게 보는 사람은 없어졌지만,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게임 종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업무 관계 때문이라면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미소녀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드벤처 게임, 시스템을 중시한 RPG 또는 시뮬레이션 RPG만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막상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그렇다면 나는 왜 틈이 날 때마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는지 나 자신도 신기할 따름이다. 대체 어떤 요소가 나를 이토록 빠져들게 만들고 있을까? 특별히 ‘삼국지’, ‘삼국지연의’의 팬은 아니다. 적들을 베는 상쾌감을 원한다면 ‘귀무자’나 ‘데빌 메이 크라이’ 같은 게임도 있다. 정통파 서양 판타지에 다소 식상했기 때문일까…. 정통파 서양 판타지라고…? 어라? 그렇군! 바로 ‘위저드리’ 때문이었어!
▲ 3에서 새롭게 등장한 세 명의 무장 월영과 조인, 주태 |
▲ 캐릭터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감녕. 실제로 이렇지는 않았겠지? |
단순한 때리고 부수는
액션게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RPG의 원점이라 불리며,
내 마음 속에서도 최고의 게임으로 군림하고 있는 불후의 명작 위저드리. 그 작품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와 같은 종류의 것을 나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에서 느끼고 있던
것이다. 좋은 의미로 큰 비중을 차지 않은 스토리. 각 스테이지를 던전의 한 층으로
바꿔 생각하면,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는 트랩이나 필수 전투에 해당한다.
여유가 있다면 경험치와 돈에 해당하는 무훈을 벌기 위해 모든 무장을 격파하며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충분히 강하다면 곧장 각 스테이지의 총대장에게 직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 왠지 지하 9층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장 보스에게 달려간 기억이
나는군. 그리고 마치 보물창고를 지키는 가디언처럼 특정한 무장들을 쓰러뜨리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아이템들. 게임 후반이 되면 얻게 되는 아이템의 태반이 이미
갖고 있는 것들뿐…. 이런 상황까지 옛 기억들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한 번 스토리를 따라 게임을 클리어해도, 또 다시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해가며 즐김으로써 자신이 조작하는 무장들을 극한까지 단련시키는 점도 위저드리와 같다. 특히 진 삼국무쌍 3를 하면서 기뻤던 점은 무장 편집에 의해 4명까지 오리지널 무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위저드리를 플레이할 때 보너스 포인트가 반드시 18 이상이 나오도록 캐릭터 메이킹을 끈질기게 반복하는 내게 있어, 이 부분은 아주 고마운 점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선택할 수 있는 무장의 모션들이 더욱 다양했으면 하는 정도.
마법 대신에 차지와 무쌍난무가 있다. 조금 억지 아니냐고? 진 삼국무쌍 3에서는 무기가 경험치를 얻어 성장하는 시스템이므로 차지와 콤보 종류가 전투를 거듭함에 따라 다양해진다. 차지 공격 자체도 크게 바뀌어 화살이나 폭탄, 요술 등으로 다채로워졌으므로 이것들을 마법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다만 등장조건이 까다롭고 위력이 높은 무기를 찾는, 위저드리와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방어구와 공격 보조 아이템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얻기 위해 오늘도 전장을 누비고 다닌다.
내
실력을 수라 모드로 평가한다
나의 게임실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대전 격투게임이나 레이싱 게임처럼 상대방과 대전할 수 있는 종류의 게임이라면
비록 상대적이긴 하지만 서로의 실력을 비교해보면서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플레이하는 것이 위주인 롤플레잉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 액션 게임의 실력은
어떻게 판정할까?
진 삼국무쌍 3 맹장전에 새롭게 추가된 ‘수라 모드’는 그런 의문에 대해서 확실하게 해답을 제시해주었다. 짧게짧게 진행되는 미니 스테이지를 얼마나 오래 진행할 수 있는가?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난이도는 급격하게 올라가고, 한 번 줄어든 무장의 체력은 회복되지 않는다. 초반에 아껴가며 모았던 군자금은 높아지는 만두 가격 때문에 잔고를 드러내고….
▲ 이 무기들을 모으기 위해 지샌 밤이 그 며칠이던가? |
▲ 이 아이템들을 모으기 위해 전폐했던 식음이 몇끼였던가? |
▲ 극악의 난이도 달인. 여기서 갈고 닦아야 수라 모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 처음 플레이할 때는 이 정도 스테이지에서 일단 중단하고 후일을 기약하자 |
최대한 적의 공격을 막아내며 효과적으로 무훈을 올리고 그리고 필요한 적만을 골라서 없애야하는 수라 모드. 다음 미션은 CPU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정형화된 공략법은 통하지 않는다. 어떤 적이 등장할지도 미션이 시작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한 번 죽으면 모든 게 끝. 그때까지 모았던 아이템과 돈은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린다. “여기까지만 하고 게임을 중단할까? 중단하면 아이템과 돈이 기록된다던데….” 플레이어는 안전을 원하는 천사의 요구와 조금만 더 욕심을 내보라는 악마의 유혹에 갈등한다.
진 산국무쌍 3에 비해서 대폭 강화된 CPU의 인공지능 덕분에 수라 모드의 매 스테이지는 흥미진진하다. 죽으면 끝이라는 긴장감이 플레이어의 척수를 타고 전신을 지배한다. 조금 높은 곳을 갈구하는 인간의 정복욕은 때로 처참한 결말을 부른다.
▲ 모든 능력치를 MAX까지 키운 여포. 수라의 길을 걷다 |
▲ 100 스테이지를 넘겨도 수라의 길을 계속된다 |
▲ 악마의 유혹 '중단'. 안전이냐 모험이냐. 과연 당신의 선택은? |
▲ 중단을 택하면 획득한 아이템은 보존되고 기록이 남는다. 82만금 획득! |
오늘도 난 달린다
전작의
진 삼국무쌍 3의 데이터가 있으면 맹장전은 꽤나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새롭게 무기를
성장시킬 필요없이 Lv 10 상태에서 Lv 11 조건만 만족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새롭게 추가된 최강의 난이도 ‘달인’은 플레이어를 좌절에 빠뜨리니
말이다.
몇 번씩 죽어가면서 계속해서 Lv 11 무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가끔 “내가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라며 반문하기도 하지만, 그게 바로 진 삼국무쌍 시리즈의 매력이 아닐까?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가슴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마력을 내뿜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
Lv 11 무기와 모든 레어 아이템을 모아 한시름 놓았던 나. 그러나 새롭게 수라 모드에서의 전무장 능력치 MAX라는 목표가 생겼다. 만두값을 벌기 위해 한 명이라도 많은 적을 베려고 동분서주하는 내 무장을 바라보며 내 눈은 예리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아싸! 저기 만두닷! 이 ‘수라 모드’의 아수라장 같은 플레이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 같다.
▲ 본모드에서 아이템을 얻어도 수라 모드에서는 계승되지 않는다. 즉, 수라 모드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얻어야한다는 소리. 무기 레벨도 마찬가지다 |
▲ 살수록 비싸져가는 만두. 살 때마다 20%씩 가격이 올라가 급기야 5만을 돌파했다. 초반부터 엄격한 체력관리가 요구된다 |
▲ 더 이상 키우고 싶어도 키울 수 없다. 모든 능력치 MAX에 도달한 여포의 모습 |
▲ 클리어 후 무훈을 획득금으로 정산하는 순간. 가장 뿌듯한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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