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장르가 뭐냐(배틀필드 1942: 2차 세계대전의 비밀병기들)
2003.12.06 17:41PC POWER Zine
이 게임은 SF다!
배틀필드 1942: 2차 세계대전의 비밀병기들(이하 비밀병기)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에는 2차대전 당시 실험실에서 계획만 되었던 수많은 비밀병기들이 출현한다. 이 병기들은 양산화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다분히 환상적인 녀석들이다.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적군의 머리위에서 총탄을 퍼부을 수 있는 로켓팩, 한번 이륙하면 착륙할수 없는(바퀴가 없다) 내터 로켓 전투기, 발사후 조종할 수 있는 바서폴 유도 미사일, T59 슈퍼 헤비탱크, 수륙양용의 지프차량 슈빔바겐….
고증을 철저히 무시하는 듯한 이런 비밀병기들은 기존의 게임양상을 확 바꿔버렸다. 기관총 앞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던 보병은 로켓팩을 장착해 하늘로 날아가 버렸고, 강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육로만을 지키는 보초의 뒤통수에는 수륙양용 차량을 타고 돌진할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이런 병기들이 모두 하나씩의 커다란 약점도 가지고 있어 밸런스 까지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점. 정통 FPS팬들은 이런 환상적인 병기들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필자에게는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게임이란 ‘즐기기 위한 것’이고, 저 병기들로 인해 게임플레이는 더욱 ‘즐거워졌기’ 때문이다. 배경이 1942년 아니라 생각하면 그뿐이다.
이것은 온라인 게임이다!
새롭게 추가된 것은 무기만은 아니다. 히틀러의 아방궁이라고 불렸던 독수리 요새나 V2 연구시설로 유명한 페네뮌데 등의 새로운 맵도 게이머를 반기고 있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이 맵들이 캠페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론 보츠들과 싱글플레이를 즐길 수는 있지만, 싱글플레이의 핵심인 캠페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확장팩의 중심이 멀티플레이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멍청한 보츠들의 인공지능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적의 탱크 앞에서도 엎드리기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고, 바로 옆에서 머리에 총을 겨눠도 보츠는 절대 오토바이에서 내리지 않는다. 오죽하면 FPS라고는 거의 경험이 없는 필자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엔딩을 볼까?
원작에서 지적되었던 ‘멀티플레이는 최고, 싱글플레이는 최악’이라는 평가는 이번 확장팩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환상적인 무기들을 추가하면서도 밸런스를 지켜낸 사실과 새로운 맵에 특정조건을 달성한다는 임무목표가 추가된 점 등으로 ‘확장팩’의 소임은 충분히 해냈다.
누구를 위한 게임인가?
원작이 지겨워져서 언인스톨했지만 아직까지 미련이 남아있는 사람, 2차대전과 SF의 뒤섞임을 참아낼 수 있는 사람, 영화 ‘로켓티어’를 재미있게 봤던 사람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게임을 선택해라. 하지만 밀리터리나 FPS에 심취한 매니아, 싱글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리뷰를 다시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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