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의 목숨을 내 목숨처럼(풀 스펙트럼 워리어)
2004.10.26 18:36게임메카 정우철
보통 밀리터리게임이라고 하면 레인보우 식스 등의 1인칭 액션게임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미 육군 전투교본을 기본으로 게임을 제작했다고 하면 US ARMY라는 게임을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런 1인칭 액션게임은 아무리 사실성을 강조하지만 결국 람보와 같은 천하무적 캐릭터가 되는 것이 현실이거나 주변의 동료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장애물이 되는 경우를 심각할 정도로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스쿼드(분대) 시스템을 통해 전장에서 믿을 것은 총과 전우뿐이라는 사실을 게임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과연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자.
스쿼드 시스템의 기막힌 사실성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게임성과 사실성을 기가막힐 정도로 잘 버무린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실성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아메리칸
아미는 미육군 지원자를 모집하기 위한 홍보용 게임인 반면에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군대에서 쉬는 시간에도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기 때문이다.
▲람보가 되고 싶다면 절대 잡아서는 안되는 게임 |
따라서 모든 전투는 실제 미육군 교본에 있는 교전수칙을 따르고 있으며 실제 있을 수 있는 상황만을 게임속에서 재현하고 있기에 그 사실감은 극대화될 수 있었다. 여기서 게이머들이 알아둬야 하는 것이 바로 분대수칙이다.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메달오브아너의 경우 플레이어가 각종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분대원의 통로를 개척하는 반면에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는 각 분대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면서 길을 개척해야하기에 처음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라면 무척 난감할 것이다.
▲생명연장의 지름길은 분대장의 말을 잘 따를것 |
영화에서 보듯 명령 없이 자신의 판단대로 총을 발사하거나 움직이는 일은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는 볼 수 없다. 또 엄호 사격 없이 무작정 진군하다가는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는 총알에 분대원이 전멸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분대간 상호 협력도 위치에 따라서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통로 뒤편에서 엄호사격 중 사격 범위를 통과하다가는 아군의 총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 실제로 골목길을 막고 있는 적에게 위협사격을 하면서 다른 분대를 우회하다가 왜 게임오버가 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십중팔구는 엄호사격중인 분대의 총에 맞아 죽는 경우라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FPS로 봐야하는지 전략으로 봐야하는지...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일단 FPS장르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이것이
과연 FPS라고 해야 하는지 의문에 빠지게 된다. 제작사가 신개념 FPS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게임을 접해본 느낌으로는 FPS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크로스헤어’라 불리는 조준점이 없다. 게이머가 총을 쏘는 것이 아니라 총을 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FPS와는 그 느낌부터가 다르다. 따라서 원샷원킬은 거의 보기 힘들다.
▲크로스헤어는 없다! 단지 범위 사격이 가능할 뿐 |
실제 전투에서 원샷원킬을 볼 수 있는 것은 스나이퍼나 가능한 일이고 M16 등으로는 엄폐후 조준사격을 통해 적을 공격하게 된다. 군대 속설 중 실제 전투가 벌어지면 지급받는 탄창을 모두 사용해도 적 2명을 사살하기 힘들다고 한다.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도 개방된 지역의 적군이 아니면 탄창을 모두 소비해도 적을 사살하기는 힘들다. 결국 분대장의 시점에서 명령을 내리고 각 지역을 클리어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FPS라기 보다는 전략시뮬레이션에 가까운 장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시뮬레이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략 시뮬레이션은 매번 다른 상황에서 다른 전략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같은 맵에서는 언제나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
▲엄폐한 적은 아무리 사격해도 죽지 않는다 |
스타크래프트의 예를 들어보자면 헌터맵에서 플레이할 때 똑같은 전술이나 게임진행이 일어나는 법이 없지만 풀 스펙트럼 워리어는 적은 언제나 같은 위치에서 같은 사격위치를 점하고 있다.
NPC가 스크립트에 의해 제작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고정적인 스토리 진행과 항상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NPC, 항상 있던 곳에서 등장하는 적군은 게임의 반복플레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사실적인 전장과 분대의 지휘, 무기류의 특성에 의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재미를 보여주지만 한번 클리어한 뒤라면 마치 퍼즐게임을 하듯 비슷한 플레이를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Xbox 라이브가 있다
싱글플레이에서
단조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단점이라면 이 단점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커버해주는
것이 바로 Xbox 라이브에 의한 협동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진행하는 일에 같은 것이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처음 만나는 사람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Xbox 라이브에서 협동 미션은 게임내에서 직접 컨트롤하던 알파와 브라보 분대를 각각 한사람씩의 게이머가 맡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Xbox 라이브는 신이내린 축복~ |
싱글 게임이라면 적절한 시점에 각 분대를 움직이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지만 라이브에 접속한 순간부터 각 분대를 지휘하는 게이머의 손에 운명이 갈리게 된다. 알파팀이 무작정 진군하고 있을때 엄폐하고 있는 브라보 팀이 있는가 하면 서로 진군하다가 전멸하는 경우까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상황을 연출하고 마는 것이 바로 라이브의 묘미다.
▲정말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일까? |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게이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어느 한쪽이 엄호하고 있으면 반대편으로 치고 들어가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협동미션의 핵심이다 보니 서로 대화가 없으면 싱글 플레이에서는 쉽게 성공하던 미션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작전실패! 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부족! |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실제 전투에 있어서 각 분대장끼리 작전 회의를 하고 맞춰진 시간과 작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라이브에 접속한 순간 게이머는 실제 전투에 투입된 병사들이며 라이브에 접속한 동료는 전쟁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전우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게 된다.
또 한가지! 라이브를 통한 컨텐츠 다운로드로 새로운 미션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Xbox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옥에 티가 있어도 옥은 옥일 뿐
세상에
완벽한 게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글쓴이의 지론이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고해도
단점은 눈에 띄기 마련이며 이는 보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게이머의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일단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 가장 짜증을 유발한 부분은 강제로 진행다시피 하는 튜토리얼이다. 아무리 미육군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하지만 20여분이 넘도록 진행되는 튜토리얼을 보고 있자면 화가 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스킵은 물론이고 자동진행도 되질 않는다. 때때로 게이머가 연습해야할 사항을 직접 조작시켜버리니 잠시 한눈 팔 사이도 주지를 않는다. 이 튜토리얼을 마쳐야 본 미션에 투입되기 때문에 그냥 넘겨버릴 수도 없다.
▲제군들~ 이 조작을 다 외워야만 보내주겠네! |
마치 준비되지 않은 병사는 전장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신념을 그대로 게임에 반영한 듯 튜토리얼을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조작에 익숙하게 되지만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모든 힘을 빼놓게 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조작키를 무조건 외우라고 강요하고 스킵을 위해 아무키나 누를 때 보이는 ‘이 키는 동작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면 적군보다 개발자를 테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또 분대별로 움직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문제가 발생한다.
최소 4명씩 움직이는 분대 방식이기 때문에 항상 진형을 짜서 이동하고 각 지형에 맞는 진형은 자동적으로 맞춰진다. 따라서 소대장이 각 화기별로 위치를 지정해주는 자유도가 상당부분 사라졌다.
▲분대는 한마음이며 자기자리는 알아서 찾아간다 |
물론 2개 분대 8명을 일일이 컨트롤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소대장의 명렁에 따라 움직이는 스쿼드 방식인 이상 각 분대원에게 별도의 조작?명령(이동)을 내리는 정도는?추가돼도 별 문제 가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비단 나 혼자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물론 분대화기 조작은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 스펙트럼 워리어는 오래간만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단비같은 게임이다. 기존 게임과 달리 참신함으로 무장하고 사실성과 게임성을 지닌 Xbox의 막강한 지원군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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