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쟁의 시작(워해머40,000: 돈 오브 워 (한글판))
2004.11.04 09:11게임메카 오재원
먼 미래, 지구는 한 명의 위대한 황제의 탄생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불사신의 황제는 지구를 통일하고 인류에게 무한한 영화와 번영을 찾아다 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류의 어둠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위대한 황제의 탄생으로 인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
▲제국의 정예군단 '스페이스 마린' |
황제의 가장 충실한 측근의 타락은 카오스라 불리는 암흑의 신으로부터 시작됐고, 자신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을 따르는 자들과 황제와의 처절한 사투는 황제의 승리로 끝맺게 된다.
▲절대악 '카오스'는 워해머 판타지와 40K, 두 세계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카오스의 최초의 침공은 용맹스러운 제국의 군대에 의해 격퇴됐다 |
결국 어둠은 차원의 틈새 어디론가 그 모습을 감추고, 무한한 발전을 일궈내며 그 세력을 우주전체로 넓혀가던 광대한 제국은 우주 저 너머에서 오크와 엘다 등 새로운 위협과 조우하게 된다… 흔들리는 제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둠은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전 우주로 그 세력을 확장해 나가던 제국은 다양한 적들과 만나게 된다. 오크와 엘다, 카오스 외에 '돈 오브 워'에는 등장하지 않은 강력한 불사의 군단 네크론과 생물병기 타이라니드, 고도의 과학문명을 가진 타우는 제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들이다 |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저그'의 모델이된 생물병기 '타이라니드' 다른 종족의 DNA를 흡수하여 진화하고, 하나의 뛰어난 지적존재에 의해 모든 티라니드가 통제를 받는다는 특징을 (심지어 디자인까지) 블리자드에서 표절해 해외에서는 한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음모와 모략이 가득한 전장에서 그대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전장에 내려앉은 어둠은 새로운 전쟁을 예고한다.
자신의 색이 분명한 RTS의 등장
워해머 40K: 돈 오브 워(이하: 워해머 40K)는 독특한 색체를 가진 작품이다. 오랜 기간 테이블 게임을 통해 쌓아온 탄탄한 구성시나리오와 세계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맹목적인 등장인물들과 전체적으로 어둡고 탁한 색상은 블리자드표 RTS와 다른 어둡고 광기에 찬 전장을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전반적인 내용은 좀 하드한 편이다 |
화려하면서 역동적인 그래픽은 워해머 40K가 말하고 싶은 전장의 사실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폭발에 휩쓸려 공중으로 날린 뒤에 땅에 나동그라지는 유닛들과 병사들을 손에 집어들고 갈갈이 찢어버리는 메크들, 보병유닛을 꼬챙이 꾀듯 칼로 쑤셔버리는 영웅유닛은 그 잔인성에 비례하는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한다.
이런 그래픽의 현실성은 단지 눈요기에 그치지 않고, 스타크래프트 이후 철저히 수치에 의존하는 고착화 된 유닛에 사기를 부여함으로 전술의 폭을 좀 더 넓게 만드는 요소를 제공한다.
전략적인 영웅의 운용과 부대관리
워해머 40K는 일반적인 RTS와 달리 분대개념의 유닛운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1회 생산에 1개의 유닛이 나오는 것이 아닌 4개의 유닛이 하나의 분대로 묶여 생산된다. 분대원 중 단 한명의 유닛이라도 살아있으면 분대 자체적으로 유닛을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닛 보충이 가능하다.
▲워해머 40K의 분대전투는 좀 더 빠른고 쉬운 게임진행을 돕는다 |
분대별 유닛생산능력은 이동과 동시에 쉽게 유닛을 충원시켜 게임의 진행속도를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손쉽게 대규모의 병력을 운용할 수 있다. 이는 편리하게 대규모의 전투를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양측의 자원이 넉넉하고, 빌드를 뽑아내는 속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장기전의 양상을 띄어 자칫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위험성을 전략성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공포감이다.
메카닉, 혹은 영웅 유닛이 유닛들이 보는 앞에서 유닛을 갈아버리거나 혹은 회를 떠버리면 유닛들의 사기는 급격하게 저하된다. 사기수치의 저하는 유닛들의 능력치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기가 ‘0’이 되버리면 전투 불능상태에 이르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영웅이 등장하면 아군의 사기가 올라가고, 적군의 사기는 저하되는 효과가 생긴다 |
▲반대로 아군 영웅이 죽을 경우에는 사기가 대폭 저하되므로 영웅의 컨트롤에도 많은 주의를 요구한다 |
때문에 영웅유닛과 보병, 메카닉 유닛이 함께 맞붙어 싸울 경우 플레이어가 얼마냐 효과적으로 유닛들을 컨트롤 해 상대방의 사기를 많이 깍는지도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게임의 완성도는 높지만 After가 없다..
블리자드표 RTS들의 성공에는 게임성과 베틀넷, 그리고 PC방의 영향도 컸지만 방대한 이야기 구조와 등장인물, 그리고 뛰어난 성능의 맵 에디터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맵들이 꾸준히 등장해 게임의 롱런을 지탱했다.
▲레이너, 케리건, 테사다, 제라툴 등 게임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스타크래프트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
▲스타, 워크래프트의 인기에는 유저들이 제작한 유즈맵도 큰 역활을 했다 |
분대개념과 사기개념, 친숙한 빌드시스템과 손쉬운 자원채집 시스템, 국내에서 성공한 RTS 게임을 철저히 밴치마크 게임성은 분명 나무랄게 없이 완벽하다. 하지만 워해머 40K의 가장 큰 단점은 유저가 스스로 창출해 낼 수 있는 컨텐츠 요소의 부족이다.
블리자드 RTS의 방대한 이야기 구조와 등장인물들은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또 다른 장르의 작품을 탄생시킬 정도의 높은 프랜차이즈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워해머 40K의 스토리 라인은 너무나도 빈약하다.
▲잠입액션게임으로 재탄생한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
▲MMORPG라는 더 큰 세계로 자리를 옮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에서 ‘테사다의 최후’나 워크래프트 3에서 ‘헬스크림의 최후’를 이야기하는 게이머들이 해당 게임에 갖게 될 몰입도는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워해머 40K 영문판과 한글판으로 각각 엔딩을 봤음에도 스토리에서 큰 감흥이나 감동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더욱이 오프닝 동영상에서 부풀었던 기대는 엔딩에 이르기까지 동영상 하나도 안나오는 싱글플레이로 인해 완전 주저앉고 말았다 |
48부작짜리 드라마가 12부작으로 조기 종영된 기분이랄까. 단지 11개의 미션으로 구성된 싱글 플레이는 다른 RTS들과 비교해도 한참 모자랄 뿐더러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경우에는 몰입도가 떨어진다.
▲카오스의 기원이나, 엘더 종족의 역사, 오크족의 유래같은 코덱스 북의 설정을 아느냐, 모르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에 많은 차이가 있다 |
▲엔딩 동영상 대신 올라오는 크레딧 동영상을 볼 때의 허무함은... |
또한 PC방에서 게이머들이 많이 플레이하고 있는 유즈맵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현재 게이머들이 자체적으로 맵을 만들수 있는 제작툴의 부제도 게임이 갖는 자생력에 한계를 긋고 만다.
하지만 다행히도 THQ에 문의해 본 결과 가까운 시일 안에 맵에디터가 추가될 예정이라니 다양한 유즈맵들을 워해머 40K에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볼 수 있을 듯 하다.
스타크래프트도 처음부터 잘 나간건 아니다
아무리 진흙 속에 감춰졌다 하더라도 진주는 진주라고 했던가. 다소 부실한 싱글미션이 단점으로 남지만 워해머 40K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다. 스피디한 게임진행과 각기 다른 개성을 갖은 4종족은 스타와 워크래프트 3에 지친 게이머들의 가슴에 새로운 불을 지펴줄 것이다.
국민게임이라 불리던 스타크래프트도 초기부터 크게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발란스 패치와 게이머들이 만들어낸 참신한 유즈맵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스타크래프트의 완성은 확장팩인 브루드워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맵에디터의 등장, 그리고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확장팩만 등장해준다면 워해머 40K가 스타의 아성을 뛰어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꾸준한 벨런스 패치와 맵에디터을 이용한 유즈맵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된다면 분명 워해머 40K는 블리자드 RTS 타이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타이틀로 성장할 것이다.
▲'워해머 40K: 돈 오브 워'가 침체된 국내 RTS와 패키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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