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에 맞서 싸운 사나이의 이야기(페르시아의 왕자 2: 전사의 길)
2004.11.26 10:09게임메카 오재원
먼 옛날 XT 흑백모니터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던 그 시절. 액션게임의 대명사와도 같던 게임이 있었다.
그 이름은 페르시아의 왕자. 최첨단 보안장치 따위가 없었던 시절, 초원시적인 함정으로 무장한 성 안에서 공주를 구한다는 왕자의 모험은 수 많은 함정들이 만들어내는 퍼즐을 풀어나가는 진행방식과 특유의 잔혹한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UBI에서 제공하는 플래시 버전의 페르시아의 왕자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느껴 볼 수 있다 |
그러던 어느날 2003년 11월 3D로 재탄생돼 돌아온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는 액션과 퍼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쥔 게임성과 성공적인 난이도 조절로 오리지널을 기억하는 올드게이머뿐만이 아니라 페르시아의 왕자를 처음 접해보는 신세대 게이머들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불문해 인기를 누리게 된다.
▲매우 성공적인 리메이크 작품으로 평가되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
그 후속작 ‘페르시아의 왕자 2: 전사의 길’(이하 전사의 길)은 단순히 어려운 게임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던 ‘시간의 조절’이란 요소를 새로운 종류의 퍼즐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더욱 강화된 퍼즐과 적들, 뒤틀린 시간 속에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는 왕자의 모험을 만나보자.
▲지금까지 데모버전과 동영상으로 공개된 내용은 모두 잊어라! 출시 버전의 동영상과 스토리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
뒤틀린 시간속으로
전작에서 시간의 단도를 노리는 마법사의 흉계에 의해 시간의 모래시계에 봉인된 시간의 모래를 해방시킨 왕자는 결국 마법사를 물리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지만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비극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봉인에서 풀려난 시간의 모래는 성 안의 사람들을 괴물로 바꿔버렸다 |
▲전작에서는 왕자가 시간의 단도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으로 해결하는 것처럼 끝을 맺었지만... |
그러던 어느날 한 예언자로부터 시간을 조절하는 힘을 지닌 시간의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시간의 모래시계 사건이전으로 돌아가 그것을 막으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왕자는 과거로 돌아가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결심을 한다 |
▲왕자에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며 말리는 예언자(The Old Man) |
▲하지만 예언자의 경고도 왕자의 결심은 꺽을 수 없는 것이었다. 전사의 길은 운명을 거역하려는 사나이의 이야기다 |
하지만 시간의 섬을 지배하는 시간의 여제가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예언자. 운명을 거스르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말하는 예언자에게 이대로 살아가도 결국은 죽을 뿐이라며 왕자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시간의 모래의 근원지인 시간의 섬을 지배하는 시간의 여제.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신적 존재로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왕자를 가로막는다 |
|
▲시간의 여제가 보낸 미모의 암살자 샤디 |
▲그리고 시간의 수호자 다하카 등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적들이 대거 등장한다 |
굳은 결의를 가지고 시간의 섬으로 향하는 왕자의 배는 정체불명의 적들에게 공격을 받게되고 왕자 자신도 정체불명의 적들을 통솔하는 여성암살자의 공격에 쓰러지고 만다. 정신을 잃고 표류하던 왕자는 구사일생으로 시간의 섬에 도착한다.
▲게임내내 왕자를 아주 지겹게 따라다니는 키퍼들 |
▲남성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잊지 않고 등장해주시는 샤디누님 |
▲의미심장한 미소를 한번 날려주시더니 |
▲죽으랜다...-_-; |
데모버전에서 공개된 프롤로그 부분을 마치고 시간의 섬에 도착해 폐허를 돌아다니는 게이머는 분명 전작의 화려한 궁궐과 달리 너무 초라한 배경에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두시길… 게임을 조금만 진행하면 시간 모래의 소용돌이를 통해 폐허가 된 고대의 왕국이 과거 그 화려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사의 길에 등장한 새로운 종류의 퍼즐은 바로 이런 현재와 과거의 이동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현재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계단이 과거에는 온전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여 2층으로 올라간다거나 혹은 과거에는 동작하는 함정으로 인해 지나가지 못하는 길을 현재에는 함정이 동작하지 않아 통과한다는 식의 퍼즐이 상당수 등장한다.
▲아리따운 샤디 누님의 자태 |
▲한번 덮쳐보겠다고(?) 열심히 달려가는 왕자 |
▲결론은... |
▲삽질...-_-; |
▲절망에 빠진 그의 표정을 보라 |
▲절망에 빠진 왕자의 폭주는 타임트러블을 불러일으키고(어..어이;;) |
▲폐허가 된 왕궁이 |
▲순식간에 재건축 된다(원작의 내용과는 전혀 관개없음을 밝힙니다..-_-;) |
이로 인한 진행방식의 차이도 매우 흥미로운데 예컨데 같은 장소라도 과거에는 바닥이 멀쩡한 상태라 그냥 걸어다닐 수 있던 것이 과거에는 바닥이 군대군대 무너져 내려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떨어져 죽을 수 있는 사태를 초래해, 또 다른 긴장감을 부여한다.
또 숨겨진 아이템을 얻기 위해 과거나 현재로 돌아가 특정한 조건을 맞춰주어야 했던 ‘다크클라우드 2’ 처럼 게임 곳곳에 숨겨진 특전을 얻기 위해 이를 찾는 재미가 매우 솔솔한 편이다. 전작의 난이도가 쉽다고 생각했던 실망했던 하드코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상자들을 찾으면 |
▲동영상이나 미공개 아트웍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
이런 새로운 시도는 ‘시간’이라는 본래의 주제를 잃지 않고 후속작이 보여줘야 할 새로운 모습을 갖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전작과 비슷하게 하되 전작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고난이도의 퍼즐을 숨겨진 요소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게임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화려하고 다채로워진 액션
이야기와 퍼즐뿐만 아니라 전사의 길은 최근 액션게임의 핵심코드인 화려함과 스타일리쉬를 극대화해 더욱 다채로운 액션을 보여준다.
▲페르시아의 왕자 2: 전사의 길에 사용된 프리폼 배틀 기술표들 무려 52가지나 된다! |
전작에서 단순히 점프와 공격콤보로 진행되던 게임이 이번 작품에서는 잡기와 점프, 기본공격 그리고 일도류와 이도류에 따른 기술의 차이로 좀 더 세분화됐다. 일도류의 경우는 1:1 상황에서 유리한 잡기 기술이 많은 반면, 이도류의 경우는 다수의 적을 물리치기 좋은 기술들이 많은데 전작에 비해서 전투의 비중과 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에 게이머의 적절한 판단이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르시아의 왕자 2의 진정한 부제는 '이도류의 길'일지도? |
그 외에도 벽이나 기둥을 이용한 액션도 많이 강화되었는데 적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기둥을 이용하여 다수의 적을 쉽게 물리 칠수 있으며 단순히 벽을 치고 몸을 날려 공격하는 기술 외에 적을 딛고 점프 한 상황에서 벽을 발로 차고 몸을 날려 공격하는 등 어떤 상황에도 대응되는 다양한 기술들이 준비돼 전작과 다른 자유로운 전투를 맛볼 수 있다.
▲더욱 화려해진 왕자의 아크로바틱 액션! |
기술은 다양해졌지만 기본적으로 조작에 들어가는 키는 공격과 잡기, 점프뿐인 만큼 조금만 플레이 해보면 누구나 쉽게 화려하고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좀 더 격렬하게 좀 더 스타일리쉬하게
전작이 과거 작품의 리메이크개념으로 만들어졌던 만큼 다소 동화적이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캐릭터들이 등장했던 것이 비해 완전히 스토리적으로 독립된 전사의 길은 현대적인 감각을 띄고 있다. 덕분에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적부터 고스를 연상시키는 섹시한 복장의 여자암살자까지 좀 더 격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독보적인 패션센스로 무장(?)하고 뭇남성들의 가슴을 녹여버릴 사디누님의 아리따우신 자태 |
전투음악 역시 고전 시리즈의 느낌을 주던 테크노 비트가 전사의 길에서는 완전히 락이나 메탈형태로 바뀌어서 이런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게임의 완성도와 분위기는 하나의 완벽한 작품으로써 페르시아의 왕자가 새롭게 탄생했음을 말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작과 비교해 그래픽의 향상보다 사양의 향상이 더 높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전작을 1024x718 해상도에서 풀옵션으로 돌릴 수 있었던 컴퓨터에서 동일한 옵션으로 게임을 할 경우 프레임율이 거의 절반으로 뚝 떨어질 정도로 게임이 느려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상도를 낮추거나 그래픽의 퀄리티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참고로 필자의 컴퓨터 사양은 CPU: P4 3.0C / RAM: 1024Mb / Geforce FX 5700 256Mb).
▲분명 인물의 모델링이나 표정의 변화, 배경그래픽과 효과등은 좋아졌지만 사양의 압박이(참고로 본 스크린샷은 1024x769 미디움 옵션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Fraps로 체크한 프레임율은 20~38) |
하지만 페르시아의 왕자 2: 전사의 길은 다소 그래픽 사양을 낮추더라도 반드시 즐길만한 명작임은 확실하다.
▲12월 2일날 왕자의 귀환이 시작된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용돈을 모아 정품으로 하나 구입해주자. 정품 구매야 말로 게이머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다..'-^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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