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에 이어 또 다른 닌텐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와리오(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
2005.01.22 09:35게임메카 박진호
닌텐도는 자사의 새로운 하드웨어를 발매하면 늘 자사의 메인캐릭터 컨텐츠를 이용하고 해당 하드웨어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타이틀을 동시발매해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어떻게 보면 이는 새로운 기종을 접하게 되는 유저들에 대한 하드웨어 벤더로서 갖춰야할 최소한의 예의 또는 소비자에 대한 생산자의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닌텐도의 이런 방향은 언제나 그랬듯 단순히 하드웨어의 새로운 기능 습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넘어서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시해 왔다. 때문에 각 런칭타이틀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배려이상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는 닌텐도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마리오’가 담당해왔다. 물론 새로운 하드웨어 발매와 함께 메트로이드, 동킹콩, F-Zero, 포켓몬스터 등 일일이 손꼽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닌텐도 타이틀이 발매되기는 했지만 이들은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배려의 의미라기보다는 하드웨어 보급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해준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마리오가 가지고 있던 가치를 쉽게 뛰어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3년 게임보이어드밴스(이하 GBA)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와리오’가 마리오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4년 12월, 와리오는 마리오가 가지고 있던 성역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어떤 힘이 이를 가능케 했을까?
▲간단함이 가져다주는 신선한 감동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는 2003년 3월 GBA용으로 처음 발매된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메이드 인 와리오’, ‘모여라 메이드 인 와리오’, ‘돌려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 이어 4번째로 발매된 작품이다.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 왼쪽부터 메이드, 모여라, 돌려라, 만져라 순 |
시리즈 첫 작품이었던 메이드 인 와리오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통해 개성 있는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모여라 메이드 인 와리오까지는 상당한 수준의 몰입도를 가지고 있는 완성도 있는 미니게임을 기대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외부 디바이스를 이용하기 시작한 돌려라 메이드 인 와리오 부터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에 의존하지 않고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조작성을 이용해 다양한 미니게임의 완성도를 높여가기 시작했으며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서는 그 ‘독특한 조작성’이란 부분에 대해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돌려라 이전의 작품들의 미니게임은 신선했지만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가 실현한 완성도 있는 ‘독특한 조작성’이란 부분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간단함이 가져다주는 신선한 감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만져라’라는 컨셉에 맞게 기본적인 게임인터페이스부터 핵심게임컨텐츠까지 모든 조작을 터치스크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 게임은 최대한 유저에게 손에 잡힐 것 같은 또는 유저가 직접 손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칼로 물건 베기’, ‘수리검 던지기’, ‘도화선 연결하기’, ‘수영하기’ 등 약 180여 가지의 다양한 미니게임을 제공하는 이 게임은 단순하게 터치스크린과 마이크에 대한 사용법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닌 각 게임마다의 재미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형태의 배경음악과 산뜻하게 느껴지는 조작감과 타격감(일부 미니게임에 한해서지만)은 단 1분만 즐기려고 했던 유저들의 발목을 붙들 정도로 몰입감을 제공한다.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의 모든 게임컨텐츠는 유치할 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미니게임을 하는 순간 ‘어! 이게 되네~ 희한하네!’라는 말을 중얼거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불고 싶다면 마이크를 사용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만져라의 새로운 입력 디바이스 |
▲고정관념을 버리면 돌파구가 보인다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본격적으로 외부 디바이스를 활용하기 시작한 ‘돌려라 메이드 인 와리오’부터가 아닌가 생각한다. 메이드 인 와리오나 모여라 메이드 인 와리오의 경우는 캐릭터의 분위기에 의존해 미니게임의 다양한 개성을 자아냈지만 돌려라 메이드 인 와리오부터는 외부 디바이스를 이용한 독특한 조작성을 이용해 다양한 미니게임의 개성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 디바이스에 조작감을 너무 의존한 나머지 메이드 인 와리오가 가지고 있는 순간액션이란 독특한 장르가 가지고 있는 감각은 조금 무뎌지기는 했다. ◀전작부터 등장했던 다양한 출연진의 미니게임이 인터페이스의 변화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
하지만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아주 미세한 움직임도 포착해낼 수 있는 터치스크린, 마이크 등 별도의 디바이스 덕택에 유저들은 이 디바이스들이 결정하는 색다른 방식의 다양한 순간액션을 즐길 수 있게 돼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게임완성도를 선보이고 있다.
▶화면에 선을 그어 목표물을 골로 유도한다 ▶공중에 던져진 물건이나 도마 위의 물건을 칼로 벤다 ▶풍선을 터뜨린다 ▶잘 말아놓은 휴지로 코를 간지럽힌다 ▶가루 속에서 숨겨진 동전을 찾는다 ▶연필로 파리를 잡는다 등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는 게임조작은 키패드로 해야만 한다(다양한 형태의 조이스틱이나 조이패드가 발매되긴 했지만 이것도 키패드 조작의 범주를 넘지는 못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NDS만이 가능한 조작법을 과감하게 채택해 유저들에게 즐거운 학습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만져라의 다양한 조작법. NDS유저들이 와리오를 극찬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
이것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마리오를 능가하는 와리오의 가치(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아닌 관련 타이틀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야기 한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게임컨텐츠가 가져다주는 재미보다 새로운 조작법이 가져다주는 재미가 신선한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 고정관념을 탈피하면 돌파구가 보인다는 말,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를 고려한다면 빈말은 아닌 듯하다.
혹 이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를 즐기는 유저 중에 전작인 GBA용 돌려라 메이드 인 와리오가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와 함께 NDS에 장착한 후 플레이해 보길 권한다. 시리즈 작품의 메모리를 이용한 재미있는 컨텐츠 제공은 이미 일반화됐으니 특징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와리오가 주는 또 다른 선물이 있다.
▲닌텐도의 새로운 가능성, 와리오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로 시리즈 통산 4번째 타이틀을 갖게 된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는 순간액션이란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면서 지난 시리즈 타이틀을 통해 복잡한 게임만을 양산해내는 일본 게임업계에 대한 안티테제를 외쳐왔다. 그리고 만져라 메이드 인 마리오는 NDS용 런칭 타이틀로 만반의 준비를 한 뒤 릴리즈된 타이틀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입력 디바이스 덕에 안티타이틀로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주목도를 이끌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닌텐도가 일으킨 변화의 소용돌이의 중심축으로 여겨져 왔던 와리오 시리즈가 4번째 작품에 이르면서 진가를 발휘해 기존 게임에서 유저들이 찾지 못했던 숨겨진 1%의 재미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
어떻게 보면 필자만의 과장된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짧은 시간 내에 쉽게 빠져들게 할 수 있는 요소와 기존 시리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미니게임의 독특함,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게임내용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크게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일각에서는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 대해 “이 게임도 기존 시리즈와 같이 작업적인 플레이가 요구되는 게임”이라며 “NDS의 새로운 입력 디바이스인 터치패널의 입문용으로 위치설정이 된 타이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력 디바이스에 대한 단순한 발상전환을 통해 ‘놀이’이상으로 복잡해진 현대게임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효과적으로 제시한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는 닌텐도와 NDS에 내제된 가능성을 알기에는 가장 최적인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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