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FPS, 이만한 것이 없다(스페셜포스)
2005.02.28 14:51강가딘
드래곤플라이에서 개발한 스페셜포스는 카르마 온라인의 엔진을 모태로 제작된 1인칭 밀리터리 슈팅온라인게임이다.
스페셜포스는 둠이나 하프라이프 시리즈로 대변되는 1인칭 시점 액션게임이면서 온라인게임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같은 장르의 게임에 비해 시나리오가 풍성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고사양의 동작환경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쉽고 빠르게 여러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게임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스페셜포스의 외형적인 면이 이렇다면 스페셜포스의 게임 내적인 면은 과연 어떨까?
▲당기는 맛, 동기화, 사운드의 삼위일체, 그 정도는?
1인칭 액션게임(이하 FPS)의 3대 특징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FPS게임만의 특징이라고 해도 꼽아야 할 사항은 상당히 광범위하며 그 기준도 개인마다 다르지만 1인칭 액션게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첫 번째는 바로 ‘당기는 맛’ 이다.
흔히 MMORPG에서 전투 시 화끈한 타격감을 원하듯 유저들은 FPS에서 마치 실제를 방불케하는 듯한 총을 쏘는 느낌을 원한다. 이는 조준경으로 모아진 시선이 모니터를 뚫어버릴 정도로 강한 포스를 가져다주는 몰입감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조준경
안에 너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총을 쏜다’는 느낌을 스페셜포스에서는 느낄 수 있는가?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이미 접해봤던 유저라면 스페셜포스를 플레이할 때 필요한 과정인 마우스 클릭이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스페셜포스의 ‘당기는 맛’이 시각적인 효과로 충분히 유저들에게 전달됨을 의미한다.
스페셜포스는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플레이어가 총을 쏘면 총의 반동에 의해 화면이 흔들리게 되는 효과를 채용했다. 이 효과 때문에 플레이어 캐릭터의 그에 따라서 총구의 방향이 상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놓이게 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사격 시 실제 총을 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며 다소 적응하기 힘들지라도 마우스 클릭동작을 멈출 수 없게 된다.
다만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는 방아쇠를 당길 때 점사(한 번 방아쇠를 당기면 3발이 나가는 방식)를 주로 이용하지만 스페셜포스의 무기반동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무기반동에 비해 이 약한 편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느끼는 현장감은 적다. 물론 스페셜포스도 멀리서 점사 사격방식을 통해 상대편을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대미지 면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 보다는 그 위력이 낮다. 일각에서는 스페셜포스와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비교하면서 우위를 가릴 수 없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게임이 주는 현장감면에서 스페셜포스는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주는 재미를 능가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
필자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차원에서 설명한 것이며 어느 게임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것은 아리란 점 또한 이해하길 바란다.
‘당기는 맛’에 이어 FPS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항목은 ‘얼마만큼 동기화가 잘 이뤄졌는가’하는 것이다. 이 동기화란 일명 ‘싱크’라고도 말하며 올림픽 수영종목 중 싱크로 라이징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싱크로 라이징은 2명 혹은 2명 이상의 선수들이 주어진 다양한 동작을 마치 한 사람이 행동하는 것처럼 연기해 우열을 가리는 수영종목으로 심사위원들은 선수들의 동작 동기화의 정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물론 동기화뿐만 아니라 표현의 예술성도 심사의 주 대상이 된다). 이런 싱크로 라이징과 마찬가지로 FPS게임에 있어 동기화는 높은 게임완성도와 재미를 부여하는 심장이라 할 수 있다. 동기화의 중요성이야 모든 온라인게임의 지상과제지만 FPS게임에 있어 동기화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는 오로지 동기화에 달려있다
플레이어가 슬금슬금 움직이는 상대방을 목격하고 방아쇠를 당겨 상대방이 신나게 총알세례를 받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여기서 동기화가 잘 이뤄진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발사한 수많은 총알을 맞은 상대방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동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귀로 분명히 “드드득”하고 발사소리를 듣고 두 눈으로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을 봤을지라도 상대 플레이어는 이 상황을 피해 다른 위치에서 플레이어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거나 상대방과 플레이어 사이에 AT필드가 발생해서 보이지 않던 상자 한 개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등의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동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FPS게임은 김빠진 맥주라고 할 수 있다.
▲동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의미가 없다
그리고 동기화 부분에 있어 스페셜포스는 적어도 김빠진 맥주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스페셜포스와 같은 팀 대항 FPS게임에서는 소리가 곧 시각화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중요도가 높다. 소리가 시각화된다는 것은 발자국 소리, 총소리, 폭탄투척 소리, 문 여는 소리, 유리 부서지는 소리 등 다양한 효과음이 플레이어가 상대방 위치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제 2의 눈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또는 멀티플레이 액션게임에서는 사운드효과를 어떤 요소보다 중요시하기 때문에 장중한 배경음악을 배제하기도 한다. 배경음악으로 인해 게임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운드 부분에서 스페셜포스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바로 무기별로 각기 다른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샷원킬의 대명사인 스나이퍼 계열의 무기에 대한 사운드가 약한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멀리서 외형으로 구별하기 힘든 무기를 플레이어가 소리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총성이 제공된다. 귀청을 울리는 한 방의 총성과 함께 쓰러지는 적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알 수 없는 희열감을 느끼게 하고 게임의 몰입도를 상승시킨다.
그러나 스페셜포스의 사운드는 완성도면에서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지형마다 발자국 소리가 똑같다는 점. 눈 위를 뛰어다니면 “사박사박”거리는 사운드를 제공해야만 플레이어는 실제 눈을 밟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을 밟을 때 “사박사박”대신 “뚜벅뚜벅”이란 소리가 나면 다소 의아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런 사운드효과에 중점을 두고 향후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 스페셜포스의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전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스페셜포스는 주어진 맵의 목표를 클리어해야 승리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각 맵마다 목표물을 사수하는 것과 파괴하는 것, 지정된 목표로 탈출하는 것, 목표물을 탈취해서 지정된 목적지로 옮겨오는 것 등 다양한 목표가 제공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플레이어 혼자 필드를 뛰어다니는 것은 상대방에게 좋은 사냥감이 될 뿐이다. 각 맵에는 목표물을 획득 또는 파괴하기위한 이동경로가 2개 이상 존재하며 각 이동경로를 적절히 이용해 나가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는 데는 동료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연막탄을 던지고 다른 길로 상대방의 배후를 잡는 작전, 적이 몰려올 지점을 예상해 그곳에서 스나이퍼 총을 이용해 저격하는 방법, 모든 동료들이 한 경로로만 이동해 급습하는 방식 등 다양한 전술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술들이 모두 스페셜포스가 제공하는 게임 내, 외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하면 꽤 그럴 듯 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스페셜포스는 아군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자신의 시야로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캐릭터가 이름으로 표시되므로 총소리와 더불어 아군이 사살됐다는 메시지만 받는다면 어느 지역에 적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적의 배후로 돌아가 뒤통수를 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향사격으로 응대하는 것도 전술이라면 전술
결국 스페셜포스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새로운 전략, 전술의 도구로 재창조시키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다른 게임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은 종종 볼 수 있지만 굳이 없는 시스템을 불편하게 여기기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게끔 배려한 시스템간의 유기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재미’는 모든 논리의 위에 있다
이상 FPS게임의 3가지 중요성을 논하면서 살펴본 스페셜포스의 발전가능성은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픽적인 요소에 대한 만족감이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해 떨어진다고는 하나 리니지의 그래픽이 현재의 기술력으로 표현한 그래픽보다 떨어져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에 대한 어떠한 논리도 결국 ‘재미있다’라는 명제를 능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페셜포스가 현재 기록하고 있는 8만 명의 동시접속자 수. 이는 결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외적인 요소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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