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심플하게 벗겨내자(The 수영대회)
2005.06.10 10:18게임메카 정우철
이제는 국내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PS2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바로 심플시리즈가 국내에서도 발매되면서부터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아직까지 정발되지 못하는 시리즈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지금부터 다룰 ‘The 수영대회’역시 국내에서는 정발되기 힘들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 정도의 애매한 타이틀. 특히 일본내 게임등급중 성인용에 해당하는 CERO 18을 받을 정도이니 타이틀 표지만 본다면 수영복 장르(?)의 최고봉인 DOAX를 능가하는 타이틀처럼 인식되기 쉽다.
▲일반적인 남성 게이머라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당연한 타이틀 |
그러나 우리는 꼭 이 게임 앞에 SIMPLE 2000 시리즈가 붙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돌과 수영복의 향연?
The
수영대회의 컨셉은 연말연초 일본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라비아
아이돌의 비키니 쇼’를 게임화 한 것이다. 따라서 게임에서도 10명의 그라비아 아이돌이
등장하며 당연하게 복장은 비키니다.
게임 컨셉이 이렇다 보니 실제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편이다. 컨셉이 된 주체가 야구나 축구처럼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의 수영복 차림을 보면서 허용된 범위 안에서 섹시(?)함을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10명의 비키니 아이돌이 게이머의 눈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
일단 이 게임의 원조부터 생각할 필요가 있다. ‘The 찬바라’가 진삼국무쌍을 패러디(?)하고 캣파이트가 럼블로즈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당연히 The 수영대회는 DOAX라고 보면 된다.
‘수영복 200%!! 아이돌의 섹시함이 수영장에서 활짝 핀다!’가 게임의 모토로 무엇을 노리고 만들었는지는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간단한 옵션에 눈에 띄는 것은 가슴의 흔들림 조절뿐. 강으로 설정하면... |
심플 시리즈로서는 섹시, 바이올런스, 호러를 표방한 ‘The 찬바라’ 이후 CERO18 등급을 받으며 현란한 표지와 광고로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는 ‘The 수영대회’. 하지만 이 게임은 심플 시리즈라는 것을 잊지 말자.
참고로 게임옵션도 아주 심플하다. 사운드, 가슴 흔들림의 강약조절, 세이브, 로드... 아주 단순하다.
초간단 조작, 간단 메뉴, 간단 플레이
이
게임은 15개의 미니게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복잡한 조작이나 룰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셈이다. 사용하는 조작키도 모두 합쳐봐야 3개 정도로 타이밍을 맞추면서
해당 버튼을 눌러주면 그뿐이다.
▲모두 5개씩 3부로 나뉜 미니게임들 |
모두 3라운드로 이루어진 수영대회는 라운드당 5개의 게임으로 이루어 졌는데 대부분 국내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볼 수 있는 손바닥 씨름, 풍선 터뜨리기, 가발 빨리쓰기, 가위바위보 망치 게임 등으로 게임자체의 재미보다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다양한 포즈를 감상하는 것이 목적이다.
▲초 간단한 조작방법이다 |
실제 싱글플레이를 할 경우 게임의 재미를 크게 느낄 수 없으며 ‘어이’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릴 정도의 볼륨감을 가지고 있는 The 수영대회는 2인 플레이를 할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간단한 조작인 만큼 상대방과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시작되며 알 수 없는 승부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남자들의 본능을 자극해 자신의 캐릭터를 돋보이게(?)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패배를 싫어하는 것인지는 직접 플레이 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정도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얻을 수 있는 재미는 무엇인가 반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비키니 차림의 캐릭터를 보기위해서? 게임의 컨셉이 비키니 복장의 캐릭터를 보면서 다른 비키니를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도 DOAX처럼 다양한 수영복과 액세서리를 수집하는 것에 서 찾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둘의 대결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두두두두두두두둥~ |
하지만 실제 게임을 즐겨보면서 느끼는 재미는 수집이 아닌 기록 단축이었다.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고 상대방보다 좋은 기록을 내는가 하는 것에서 게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한 반복만이 좋은 기록을 내는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 얼핏 보면 단순하고 무엇인가 빠져있지만 의도했는지 아니면 우연인지 사람의 조급함을 끌어올리면서 실수를 유도하게 만드는 절묘한(?) 밸런싱을 가지고 있다.
▲간단하지만 절묘한 머리싸움으로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다 |
한번만 더 성공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상황에서 조급한 마음에 실수를 한다면 그 자리에서 게임오버. 물론 무한 컨티뉴는 지원하고 있지만 게임이 게임인 만큼 중간 세이브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컨티뉴를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진행한 경기 결과는 모두 초기화되기 때문에 에베레스트 정상을 남기고 눈앞에서 포기해야만 하는 산악대원의 느낌처럼 도전의식을 가지게 되고 결국 오기마저 생기는 묘한 게임성을 보여준다.
▲순간의 실수는 GAME OVER로 이어진다 |
결국 모든 스테이지를 성공리에 끝내고 맛보는 성취감은 일반 게임의 엔딩을 본 것 이상의 만족도를 줄 정도다.
뭔가 부족한 느낌은 어쩔수 없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다. 잠시 불타오르다 사그라지는
성냥불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패드를 놓는 순간 지금까지 뭘 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단순히 수영복을 하나 더 얻기 위해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 광신도 집단이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나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할 수 없는 것처럼 PS2의 전원을 끄는 순간 머릿속에서 게임과 관련된 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다.
▲이런 장면도 PS2 전원을 끄는 순간 머리속에서 사라진다 |
결국 The 수영대회도 심플 시리즈가 가지는 단점인 너무나 심플한 게임의 볼륨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이정도 볼륨이라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게임의 단순함에 치를 떠는 비디오 게이머들에게는 단순한 호기심 외에는 눈길을 끌기 힘들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이 게임을 구하기 위해 일본에 직접 가서 아키하바라를 4시간 동안 뒤졌을 정도로 호기심을 발동시켰지만 결국 게임을 끝내고 나서 선택한 것은 ‘DOAX로 마무리!’였으니 말이다.
▲조금만 더 볼륨이 컸으면 좋았을 텐데;;; |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게임을 하면서 자신이 보아온 므흣한 화면을 한번만 보고 끝내는 것은 뭔가 아쉬운데 이를 위한 ‘벌칙’ 메뉴는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게 전승을 거둬 모든 수영복을 수집했을 때 등장하기 때문이다.
벌칙은 게임에서 할 수 없었던 줌인/줌아웃, 다양한 아이돌의 포즈를 마음대로 볼 수 있고 원하는 캐릭터를 선정해 물총을 쏘는 벌칙도 있지만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건은 너무나 가혹할 정도다.
물론 심플 시리즈를 심플함 그자체로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지금까지 등장한 시리즈 중에서 그나마 할만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심플 시리즈의 매력은 심플한 게임성 그 자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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