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레벨디자인, 이만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없다!(패미컴워즈 DS)
2005.08.08 10:58게임메카 박진호
대전략 시리즈, 전투국가 시리즈와 함께 실제 전쟁을 모티브로 한 시뮬레이션 장르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패미컴워즈. 패미컴워즈 DS는 1988년 패미컴으로 시리즈 첫 작품이 발매된 이래 17년 동안 기존 다른 타이틀과 달리 단 몇 작품만을 발매하고도 지속적인 인기를 누릴 정도로 게임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 패미컴워즈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패미컴워즈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절묘하게 디자인이 된 맵과 각 유니트간의 상성 그리고 시뮬레이션 초보자라도 쉽게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을 직접 즐겨본 유저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
패미컴워즈 시리즈는 대공전차, 헬리콥터, 전투기, 자주포, 중전차, 대공미사일 등 밀리터리 팬이 아니라면 듣기만 해도 어렵게 느껴지는 실제 전투장비를 소재로 하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대전략 시리즈나 전투국가 시리즈가 마니아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패미컴워즈 시리즈가 대중화에 성공한 점은 높게 사야할 것이다.
▲DS만의 신기능이 완성도를 높인다
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기능적인 발전보다는 밸런스 조절 등 게임 내적인 요소만의 완성도에만 집중하고 있는 패미컴워즈지만 이번 닌텐도DS용 최신작 패미컴워즈 DS에서는 게임 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게임 외적인 요소의 성장에도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듀얼모니터 시스템과 터치스크린으로 게임에 필요한 모든 행동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휴대용게임기로서 어느 정도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협소한 맵을 확장시키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듀얼모니터 시스템은 그동안 패미컴워즈 시리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긴장감을 제공했다. 두 명의 장군이 연합해 상대를 공략해나가는 패미컴워즈 DS만의 시스템인 태그시스템과 맞물리는 이 시스템은 터치스크린이 아닌 상단에 위치한 스크린에 표시되는 전장에서 펼쳐지는 모든 전투를 AI로 진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왼쪽처럼 2분할된 스크린을 통해 전투를 동시에 진행하거나 오른쪽처럼 스테이지의 제한요소를 표시할 때도 있다 |
하지만 상단스크린은 공중전투를 소화하는데다 지상병력을 지휘하는 플레이어가 직접 공항을 점령하고 전투기, 폭격기 등의 항공 전투병력을 생산해 지원해야하기 때문에 AI로 진행되지만 전투의 흐름은 플레이어가 제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듀얼스크린을 지원하는 미션에서는 대부분 상단스크린에서 진행되는 전투가 플레이어가 진행하는 지상병력 전투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해당 장군이 플레이어와 함께 태그전술을 펼치게 되기 때문에 전황에 따른 게임난이도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 외에 패미컴워즈 DS는 닌텐도DS만의 특징을 살려 모든 조작을 터치스크린으로 가능하게 했다. 이는 조작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면도 있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황을 지휘하는 장군으로서의 감정몰입을 좀더 쉽게 할 수 있게 하는데 의의가 있다.
▲상단스크린은 왼쪽처럼 AI전투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
이런 조작방식을 도입한 패미컴워즈 DS는 마치 마우스를 사용해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템포가 빠르게 진행되는 리얼타임 시뮬레이션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느긋하게 플레이어가 사고를 한 뒤 게임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해도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유니트간의 밸런스, 이것 정도는 배려를 해야
패미컴워즈 시리즈가 대전략 시리즈나 전투국가 시리즈 등과 차별화가 되는 점은 바로 ‘플레이어=장군’이 아닌 ‘게임캐릭터=장군’이란 개념이다. 즉 전황을 이끌어간다는 점은 같지만 패미컴워즈 DS는 장군들을 지휘하는 또 다른 장군의 개념을 바로 플레이어로 명명하고 있다.
패미컴워즈 시리즈에는 기갑부대, 공수부대 등 전투타입이나 전장에 따른 다양한 특징을 가진 장군들이 등장하며 이 장군들은 ‘브레이크’라고 불리는 저마다의 고유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진삼국무쌍’ 또는 ‘결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장의 필살기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두 무장의 브레이크 활성도가 모두 가득 차게 되면 태그브레이크를 발동시켜 1일 2회 연속 공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전 시리즈에 비해 긴장도가 배가됐다.
하지만 장군의 브레이크 능력이 너무 강해 브레이크만 터뜨리면 쉽게 전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게임진행이 퀴즈를 풀어나가는 듯한 전작의 재미보다는 어떻게 하면 먼저 브레이크를 터뜨릴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태그브레이크를 알리는 번개불빛을 보면 상황에 따라서는 거의 궤멸까지 갈 수도 |
이런 시스템적인 유니트간 밸런스뿐만 아니라 실제 유니트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밸런스도 조금은 엇갈리는 듯한 느낌이다.
비행기의 기동력에 비해 대공전차나 대공미사일, 로켓전차의 사정거리나 기동성이 너무 떨어진다거나 스텔스 및 각종 고급유니티의 연료소모량이 굉장히 높다든가 하는 점은 조금 여유를 줬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상당한 게임볼륨, 100시간도 충분
플레이어에 따라 플레이타임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지만 패미컴워즈 DS가 가지고 있는 볼륨에 대한 전반적인 평은 100시간 이상이다.
전략시뮬레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닌텐도DS에 전원을 넣고 바로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휴대용게임기가 표현할 수 있는 맵의 크기가 제한적이라는 것 때문에 혹자는 “패미컴워즈 시리즈가 커봐야 일반 가정용 콘솔게임 타이틀이 가진 전략시뮬레이션의 볼륨을 넘겠냐”고 하지만 실제 패미컴워즈 DS가 가진 볼륨은 쉽게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발매된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즐기고 있는 블리자드의 RTS ‘스타크래프트’를 연상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3화의 숨겨진 미션까지 모두 해결한다 해도 패미컴워즈 DS는 총 27화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전작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길어도 20시간이면 클리어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돼 있다. 플레이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몇 번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야하기 때문에 플레이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게다가 노멀모드를 클리어하면 상급자를 위한 하드모드가 등장한다.
▲트라이얼 모드와 프리배틀 모드는 과거 향수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캠페인 모드에 국한된 것.
패미컴워즈 DS는 자유롭게 설정을 바꿔가며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프리배틀 모드, 맵마다 특전을 겨루는 트라이얼 모드, 돈, 턴 수, 시간 등 일종의 제약조건에서 얼마나 많은 맵을 클리어 하는가를 겨루는 서바이벌 모드, 마치 슈팅게임을 즐기는 듯한 컴뱃모드 등 기본적인 스토리를 따라서 진행하는 캠페인 모드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모드를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제공되는 모드가 서비스의 개념보다는 일종의 독립된 게임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본편이라고 할 수 있는 캠페인 모드를 클리어 하더라도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러 형태로 제공되는 다양한 게임모드. 개별적인 완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
이 외에도 패미컴워즈 DS는 플레이어 자신만의 오리지널 전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에디트 모드와 노멀모드는 최대 4인, 컴뱃모드는 최대 8인까지 다운로드 플레이로 통신대전을 펼칠 수 있는 와이어리스 통신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볼륨은 플레이어가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패미컴워즈 DS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에디트 모드. 무장의 코스튬부터 맵 생성까지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
시스템적인 발전보다는 새로운 맵과 시나리오를 추가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새로운 전략을 즐기게 하는 패미컴워즈 시리즈. 새로운 시스템 추가나 이펙트 등의 외적인 성장보다는 다양한 전략을 추가로 제공하는 내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는 타이틀인 만큼 전략시뮬레이션으로서의 패미컴워즈 DS의 완성도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하드웨어의 성장으로 인해 덤으로 제공된 다양한 조작법과 디스플레이 방법은 외적인 성장이란 조건을 자연스럽게 만족시켜주고 있다.
이 이후에 또 몇 년이 흘러야 새로운 작품이 나올지 모르지만 패미컴워즈 DS는 그때까지 충분히 즐길만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파이어엠블렘 시리즈와는 또 다른 좌절을 맛보고 싶다면 한번쯤 푹 빠져볼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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