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 블랙 앤 화이트 2(블랙 앤 화이트 2)
2005.10.18 10:52게임메카 오재원
3년의 기다림 끝에 맞이한 블랙&화이트 2. 3년의 시간동안 한층 더 화려해진 외모와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지난 12일 한글화를 통해 대한민국 게이머들 곁에 찾아왔다.
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멸망의 위기에 처한 그리스 민족을 구원하고 세계를 하나로 단합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배할 것인가? 이제 선택은 게이머의 ‘손’에 달렸다.
▲그렇다 세계의 운명은 ‘손’에 달린 것이다 |
좀 더 리얼하게
3년간 공개된 스크린 샷만으로도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이끌어낸 만큼 블랙&화이트 2의 그래픽은 매우 탁월하다. 최근 우리들에게 친숙한 단어가 돼버린 쉐이더 기술의 힘으로 ?사실적인 물과 바위 등의 효과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게임의 대표적 아이콘 크리처는 털 하나하나 세세하게 묘사될 정도로 눈부신 그래픽적 발전을 보여준다.
▲찰랑거리는 저 탐스러운 털을 보라 |
전작의 자랑 중에 하나였던 물리엔진역시 한층 리얼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손의 방향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는 풀들의 모습, 불규칙적으로 반응하는 바위들, 굴러가는 통 등 한층 더 세련된 물리엔진을 선보이고 있다.
▲강화된 물리엔진을 마음 것 자랑하는 그리스의 멸망 이벤트 |
외형적인 모습이 보다 강화된 블랙&화이트 2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자랑하는 물리엔진의 활용은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분명 그리스의 멸망에서 보여주는 트랩의 활용 등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오직 해당 이벤트에서만 등장하는 트랩들로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소모품의 역할 이상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전작에서 이어져온 공 던지기만이 물리엔진을 활용한 게임진행법이자 실버스크롤 퀘스트의 주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초반에 선보였던 다양한 트랩들을 직접 게임 내에 배치할 수 있거나 혹은 볼링이나 탑쌓기, 볼튀기기와 같이 물리엔진을 활용한 미니게임 등 조금만 신경썼다면 좀 더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굳이 전작의 특징을 답습하려는 모습이 아쉽다.
크리쳐가 말을 해요
말을 하게 된 덕분에 크리처가 전작보다 훨씬 말도 잘 듣고 가르치기도 쉬워졌다. 전작의 경우 크리처의 행동을 지켜보고 하나하나 수정해주고 직접 마법들을 가르쳐주었지만 이번 작품은 크리처가 특정행동을 하는 순간 특별한 지시를 내려주지 않아도 이후에 간단히 메뉴를 열어보는 것만으로 쉽게 조정이 가능하다.
이는 굉장히 편리한 기능으로 전작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크리처 때문에 고생해본 게이머라면 쉽게 공감할만한 내용일 것이다. 분명 전작과 비교해서는 좀 더 기계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번 작품에 강화된 건축요소나 문명육성을 고려하면 적절한 변경점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의 경우 크리처의 역할비중이 70정도였다면 이번작품은 30정도로 대폭감소하면서 크리처에 투자해야하는 시간도 대폭 감소시켰다. 대신 한층 강화된 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문명의 육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
크리처를 육성시킬 수 있는 요소마저 공물금으로 손쉽게 구입해 특성을 지정할 수 있게 만든 것은 크리처를 학습시키는 전작의 재미를 일절 배제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다.
▲마법도 모두 공물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탓에 공물금만 있으면 순식간에 만능의 크리쳐로 돌변한다 |
분명 전작에서 문제됐던 행동에 대한 불만점은 지금의 제약요소만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수정됐다. 하지만 전작의 재미요소였던 학습을 공물금으로 모두 구입할 수 있게 만듬으로써 크리처간의 개성과 학습적인 요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육성의 재미를 일절 배제한 점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심시티 강림하다
비록 크리처의 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이 아쉽지만 이번 작품에서 강조하는 문명의 육성은 전작과 차별화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작의 토대를 조합해 건축 하는 방식은 각각 고유한 기능을 가진 건축물들로 세분화되어 편리하게 다양한 종류의 건물들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또 비슷한 건축물간의 상호효과와 지형에 영향을 받는 건축물의 감화력 역시 도시를 육성하는 재미를 더한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마우스 드래그만으로 쉽게 성벽과 길을 지을 수 있는 기능으로 심시티나 여타 시뮬레이션에서 어렵고 귀찮은 일로 여겨지는 기능을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간단하게 드래그 하는 것만으로 성벽과 길을 만들 수 있다(영문판 스크린샷) |
또한 멋진 도시를 육성하는 것만으로 게임에서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만든 점도 이런 발전된 도시건축기능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전쟁과 감화력을 이용한 승리 중에 감화력을 이용해 승리를 거두는 것이 유독 편리하기 때문. 이는 떨어지는 적의 인공지능과 너무나 강력한 신의 능력 역시 한 몫 한다.
인공지능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행동이 매우 맹목적이라는 점. 적의 군사유닛의 경우 성벽이 있건 없건 항상 똑같은 건물과 동일한 침공루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손쉽게 예측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부분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가 너무 쉽기때문에 그만큼 게임의 긴장감이 반감된다. 비교적 초반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파이스팅 기능 하나만 있으면 영역권 안에 들어온 적들을 모두 눌러죽일 수 있으며 전작과 달리 아군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공격마법들도 이런 압도적 방어우월권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블랙&화이트 2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
아쉬움이 남는 후속작
블랙&화이트 2는 피터 몰리뉴의 명성을 생각하면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 많은 후속작이다. 전작의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요소가 게임의 개성을 너무나 많이 갉아먹은 것이 눈에 띈다. 미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쉬워진 탓에 게임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분명 전작을 기대하고 즐긴 게이머들에게는 기대만큼의 아쉬운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전작을 완전히 배제하고 게임 그 자체로 본다면 굉장히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게임의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친절한 튜토리얼 설명은 블랙&화이트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더욱이 완전 한글화라는 요소는 이런 블랙&화이트 2의 특징을 더욱 잘살려주는 부분일 것이다.
블랙&화이트 2는 ‘심시티’, ‘타이쿤’ 시리즈와 같은 건축시뮬레이션을 즐겨하는 게이머들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작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일단 큰 기대는 접어두고 좀 더 친절해진 게임성을 만난다는 즐거움을 갖고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1월에 등장할 ‘더 무비’는 부디 명성에 부합할만한 멋진 작품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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