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시뮬레이션의 결정판, 문명 4!!(문명 4)
2005.12.04 18:41게임메카 김범준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결정판 시드마이어의 문명 4(Civilization 4). 전세계의 주요 문명들 중 하나를 선택, 최고의 문명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인 이 시리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전작보다 한층 더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기존 시스템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좀 더 정교하게 제작된 문명 4는 이미 해외에서 ‘역시, 문명이다!’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게임이다.
▲세계속의 여러 문명 중 하나를 선택해 부흥시키는 것이 목적인 게임 |
전작을 초월하는 볼륨으로 파워업!
우선
문명 4는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볼륨이 전작보다 눈에 띌 정도로 확대됐다.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수가 29개에서 100개로 늘어난 것은 물론, 선택할 수 있는 문명도
16개에서 18개로 늘어났다. 문명마다 출현할 수 있는 영웅의 종류도 1개에서 5개로
늘려, 전략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 외 건물을 진보시키는 방법도 3가지에서 20가지로,
문명별 리더의 수도 1~2명으로 구성해 총 26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자원의 수는 22개에서 35개로, 특수문명에서만 발생하는 특기도 3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
▲리더가 두명인 문명도 다수 등장한다 |
▲유닛, 건물, 자원의 수도 대폭 확대 |
한편 기술의 수는 81개에서 86개로, 맵에서 활약하게 될 유닛은 전작의 2배에 가까운 89개로 늘어났다. 피라미드,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원더(wonder)는 1개 늘어난 25개. 소규모의 원더 또한 1개 늘어난 11개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동영상 부분을 더욱 강화했는데, 원더가 발생할 때마다 건축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줘 볼거리를 충분케 했다(전작의 2개에서 69개로 파워업!). 음향적인 부분도 더욱 구체화됐는데, 전작이 195개의 음향을 지원했던 데 반해 이번 작은 308개나 되는 음향을 보여준다.
▲원더의 발생도 더 생동감이 느껴진다 |
▲현대와 고대의 기술이 공존 |
처음 도입된 3D그래픽, 뛰어난 완성도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제 문명도 3D그래픽으로 바뀌는구나’였다.
전작까지 고집해오던 2D그래픽을 과감히 버리고 이번 작에서는 맵 위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들을 풀3D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마우스 휠을 이용한 줌인, 줌아웃
기능을 사용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점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로써 게임을 매우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건물이나 유닛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은
이들과 대륙을 한눈에 보고싶은 이들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줬다.
▲전체적인 맵을 볼 때의 화면 |
▲자세하게 맵을 관찰할 때의 화면 |
한편 건물과 유닛, 자원, 원더 등 게임속에 표현된 모든 그래픽 퀄리티가 전작보다 월등히 향상됐다. 2D게임이 3D로 변화할 때 의례 느껴지는 어색함이 문명 4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문명간 경계선은 반투명효과를 넣고, 인터페이스는 간단한 디자인을 사용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건물과 유닛 또한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됐다는데 입이 쩍 벌어진다. 각종 기술이나 원더를 발견할 때 나오는 동영상도 수준급. 똑같은 건물과 유닛을 사용해도 단조로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지면의 고저, 도시간의 도로표현도 깔끔하다.
▲같은 건물이 빼곡히 있어도 단조롭지 않다 |
▲지형의 고저, 굴곡이 잘 표현됐다 |
영웅제도 강화, 문명발전의 핵심
한편 전작에서
처음 채용된 영웅시스템(Greatest Person)은 이번 작품을 통해 문명 시리즈의 확실한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작에서의 영웅은 단순히 문명을 빛내기 위한 소모품
경향이 짙었던데 반해, 이번 작에서의 영웅은 문명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필수인물로
묘사됐다. 예술, 기술, 상업, 예지, 과학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영웅은 해당도시의
건축물과 문화수준, 발전상태를 기초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웅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시켜 그 문명을 황금시대로 인도하거나 도시의 생산성을 증가, 혹은 신기술의
습득속도를 높이는 등 종류별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영웅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 문명의 흥망이 결정될 정도로 게임속에서의 영웅은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이 됐다.
▲영웅도 5종류로 분류된다 |
▲시기와 문명의 발전상태가 영웅을 탄생시킨다 |
종교의 역사채용, 전략성 강화
문명
4는 전략성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종교라는 요소를 채용했다. 전세계의 역사는
종교와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종교가 중요한데, 이제서야 종교가
문명 시리즈에 등장했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게임속에서 종교는 예술적인
건축물, 음악의 발전정도, 도시환경에 따라 그 종교의 선교자와 함께 태어난다. 한
도시에 발생한 종교는 인접 도시에 영향을 끼친다. 또 인접하지 않은 도시에 대해서는
선교자가 직접 종교를 전파할 수도 있다. 종교는 도시의 행복지수와 통화량을 늘려주며,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건축물들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종교의 출현과 함께 등장하는 선도사 |
▲종교가 역사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
일단 게임에는 총 7개의 종교가 등장한다. 불교, 기독교, 유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도교가 그것인데, 각 종교를 먼저 발견한 문명이 문화적 우위를 점유할 수 있다. 또 종교는 문명간의 외교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상황이 아니더라도 종교가 맞지 않는 문명과의 기술교류는 매우 어렵다. 특히 타문명을 배척하는 문명과 교류하려면 자신이 종교를 개종하거나 상대를 힘으로 굴복시킬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문명 4에서는 종교 시스템을 전략의 중요한 요소로 사용했다.
▲타협이 안될 경우 힘으로라도 굴복시켜야 한다 |
▲받아들인 종교에 따라 문명의 특성이 달라지기도 |
체제를 구체화, 문명에 독특한 색을 입혀
문명의
특성을 나타내는 체제도 전작보다 더 세분화됐다. 체제를 더욱 다양한 범주로 구분해
문명의 발전방향을 결정짓는다. 문명 4에서는 체제를 구분하는 요소로 5가지의 범주를
사용했다. 정부형태, 법제, 노동제, 경제정책, 종교가 그것인데, 이들은 한 문명의
생산과 발전속도, 시민들의 만족도를 급변 시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앞에서 소개한
종교 시스템도 달리 보면 체제의 일부로 국한된다.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체제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자신의 문명상황에 맞게 체제를 변화시키거나
기존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양한 체제로 문명을 건설할 수 있다 |
▲체제의 변화는 혁명으로 나타난다 |
전투 유닛을 강화, 전술에도 만족
한편
전투유닛에 대해서는 경험치란 개념을 도입해 문명마다 특성화시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본 3단계로 구성된 유닛 강화는 프로모션(Promotion)이란 메뉴를 통해 행할
수 있다. 기본 공격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도시, 언덕, 숲 등 지형에 따른 공격,
방어력 변화, 유닛의 회복, 가시거리의 증가 등 다양한 능력을 부가할 수 있다. 이렇게
문명 4에서는 전투를 위한 유닛의 메뉴를 세분화함에 따라 전략 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요소도 더욱 강화시켰다.
▲고대 원시전투유닛부터 |
▲기마병도 등장, 이후엔 현대병기도 등장한다 |
초반 문명발전이 게임의 흐름을 장악
문명
4에서는 게임초반의 기술발전이 문명의 흥망을 이끌 정도로 강조됐다. NPC의 인공지능이
높아져 전작처럼 적당히 정착민을 뽑아 새로운 도시를 개척하려 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하나의 도시를 충분히 성장시켜야만 다른 문명에 뒤쳐지지 않는 것이다.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켜 다른 문명과 교류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다른 문명간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등 주변문명과의 긴밀한 교류만이 승리의
지름길이다. ‘독불장군은 고립되기 쉽다’는 말, 문명 4를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은
없을 듯 싶다.
▲초반 위협을 제거해 나가는 것만이 |
▲최고의 문명을 만들 수 있다 |
게이머의 특성 반영, 내방식대로 즐길 수 있다
한편
문명 4는 난이도와 스피드, 확장된 맵 편집 기능을 사용해 게이머의 다양한 특성을
게임속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우선 세틀러(Settler)부터 디트리(Deitry)까지 총
9단계의 난이도를 두었으며, 각각의 난이도에 따라 자원습득이나 기술발전, NPC의
인공지능을 달리 지정했다. 또 유닛 하나하나 명령을 지정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각 유닛의 자동행동 메뉴도 강화했다. 전작에서 사용된 월드빌더에 새로 XML,
파이썬을 이용한 맵 편집기능을 추가해 유저맵 기능도 더욱 강화시켰다. 이들을 이용해
간단한 맵 편집은 물론, 각종 이벤트 발생 비용과 배경음악, 인터페이스를 변화시키는
등 게이머에 최적화된 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유닛 편집화면 |
▲맵 편집화면 |
이름에 걸맞게, 진화를 거듭하는 게임
문명
4를 통해 기존의 문명 시리즈는 또 한번의 진화를 이뤄냈다. 각종 게이머 포럼을
두어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을 게임속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그래픽과 사운드도 한층
더 진일보했다. 개발사 뿐만 아니라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각종 패치가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실정이니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게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작에
등장했던 한국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지만, 혹시 아는가? 통신과 생명공학부문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문명으로 재 탄생될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면, 자신이 직접
만들어 봄은 어떤가? 마지막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 문명 4, 다음 작품에서는
얼마나 더 큰 진화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게임이다.
▲빠르게 변화는 세계와 함께 |
▲진화를 거듭하는 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