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대부)
2006.04.10 16:51게임메카 한상권
마피아 영화로서 잘 알려진 ‘대부(Mario Puzo’s The Godfather, 1972)’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거나 아니면 감상해봤을 명작이다. 그 영화가 이제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다. EA가 원작인 소설과 영화를 기반으로 제작에 들어간 대부는 2년이란 시간을 걸쳐 제작됐다. 개발진은 대부의 수많은 팬들을 상대로 과연 만족스러운 게임을 탄생시켰는지 한번 살펴보자.
▲Godfather…(대부/돈 콜레오네) |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
게임은 영화로고처럼 시작되며 추억으로 남겼던 대부의 배경음악들 들려온다. 음악과 함께 희미하게 들려오는 지프라이터의 찰칵찰칵 소리가 게임 시작 전부터 마음을 울리는 듯 하다.
타이틀 화면은 게임 분위기에 맞게 고인이 된 돈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와 함께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피아의 진한 내음처럼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와 음악을 들으며 게임은 시작해보자.
영화 스토리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
게임 진행은 대부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아닌 유저가 만든 가공의 인물로 진행된다. 캐릭터를 통해서 가공의 인물의 새로운 대부의 이야기를 맛 볼 수 있다.
▲ 마피아라면 이태리 풍이지 않는가? |
▲ 모든 것은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거다 |
게임의 시작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프롤로그로 등장하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콜레니오 패밀리에 몸을 담고 있었다. 결국 마피아들의 세력 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숨을 거두게 되고 그 장면을 어린 주인공이 목격하게 된다. 이때 돈 콜레오네가 나타나 주인공에게 아직 복수할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과 함께 프롤로그는 끝나게 된다. 이처럼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원작의 다양한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출되며 유저들의 입맛을 돋구어 주었다. 마이클이 아버지의 안전을 위해 결국 적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이나 소니의 다혈질적인 사내다운 모습들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운 것이 바로 완벽한 한글화 덕분이다.
▲마이클과의 첫 만남 |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
이처럼 대부는 영화 및 소설의 시나리오에 새로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조화시켰다. 이것을 통해 유저들은 게임의 거부감을 느끼기는커녕 보다 게임 속에 빠져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필자 역시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영화 같은 전개로 어느새 |
▲어딜 가나 이런 면상은 꼭 있다 |
마피아는 주먹보단 총기가 더 어울린다
물론 게임이 마피아 세계를 무대로 했기 때문에 단순히 이야기를 통해 유저들을 만족시키지는 않았다. 마피아는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부분이 많이 연출되어야 한다. 이런 점을 게임의 액션적인 부분으로 연출했다.
▲원래 매에 장사는 없는 법. |
▲수송차량을 습격해 녀석들의 아지트를 |
인간의 원초적인 무기는 손과 발을 사용한 육체적인 것이다. 이것은 마피아에게도 필수이며 유저들은 게임상에서 격투기를 사용해 상대를 무찔러야 한다. 이 부분에서 단순한 동작이 아닌 보다 다양한 동작들을 볼 수 있다. 실제와도 같은 동작들을 연출해 유저들의 불순한(?) 욕망을 자극시켰다. 예를 들어 심하게 얻어맞은 사람이 다리가 풀려 쓰러졌어도 쓰러진 상대를 계속 발로 차는 것이나, 다시 일으켜 세워 폭행을 가할 수 있는 점이 있다. 이런 연출이 힘없는 존재를 폭력으로 지배하는 마피아의 세계를 유감없이 표현했다고 할까?
▲아픈 척 해봐도 소용없다!
어차피 |
▲ 피 토하는 거 봐라.
최소 일주일은 |
마피아에겐 주먹도 어울리지만 그것보단 보다 효율적인 연장이 더 어울린다. 단순한 야구 방망이부터, 쇠파이프, 기관총, 리볼버, 피스톨, 샷건, 교살 도구 등 당시 등장했던 무기들이 게임상에 등장한다. 무기들은 3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암거래상을 통해서 구입하며 보다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다양한 무기들 쏘는 맛이 다르다 |
▲암상인들에게 쓸만한 무기를 얻자 |
▲최대한 언폐하며 상대하자 |
▲차가 달리면 NPC는 적을 공격한다 |
암거래상을 통해서 총알과 총기를 구입할 수 있지만, 상대 마피아를 공격해 빼앗을 수도 있다. 무기를 얻는 것은 유저들의 선택이니 빼앗든 구입하든 자유다, 단 상대에게 빼앗을 수 있는 무기는 1단계(기본) 무기들이니 명심하자.
※ 엽기 살인 행위 - 이런 방법으로 사람 죽여 돈 벌자 서브 퀘스트처럼 각 지역에 척살 대상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을 진행하든 안 하든 자유지만 돈이 궁하다면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의뢰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양키 센스가 가미된 조크를 건네며 담소를 나눈다. 의뢰 내용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의뢰된 척살 대상은 그냥 총으로 죽여도 상관없다. 그러나 담소 속에 담긴 무언의 부탁들이 있다. 불에 관련된 얘기나, 야구 얘기가 그렇다. 불에 관련된 얘기를 나누면서 상대를 불태워 죽여달라는 무언의 지시인 것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화염병이나 야구 방망이 혹은 쇠파이프 등을 구할 수 있다. 그것들을 사용해 의뢰인이 원하는 방법대로 죽이면 몇 배의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야구 방망이를 사용해 개 패듯이 패서 죽이거나 화염병을 사용해 상대를 잔인하게 불태워 죽이는 방법을 선택하면 돈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
가족이 있기에 돈이 필요하고 돈이 있기에 뉴욕이 움직인다
마피아는 폭력만으론 살아갈 수 없다. 그들에겐 가족이 있고,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돈이 필요하다. 돈 없이 마피아가 살아갈 길은 없다는 것. 즉 돈이 이 세계의 최고의 권력이다. 그래서 마피아들은 필사적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영역 차지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유저 역시 그 세계에 담그고 있으니 필연적으로 싸울 수 밖에 없다.
▲ 까부는 녀석들에겐 보복이 있을 뿐 |
▲ 진작에 말을 들을 것이지 |
뉴욕의 거리는 다섯 개의 패밀리로 구성되어 있다. 유저 및 주요인물이 속해 있는 콜레오네 패밀리가 차지하고 있는 리틀 이테리 지역처럼 뉴욕에는 거대한 다섯 개의 지역이 존재한다. 나머지 네 지역도 다른 네 개의 마피아가 차지하며 자신들의 구역을 지키고 있다. 앞으로 이들은 숙명처럼 싸우게 된다.
지역 내에는 수많은 마피아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업체와 불법 사업체가 존재한다. 이것은 마피아들의 돈줄이며 목숨처럼 아끼는 자산이다. 그러나 게임의 목적은 뉴욕의 대부가 되기 위해 다른 조직의 사업체들을 빼앗아야만 한다.
▲대부께서도 사업에 실패하면 |
▲한눈에 자신의 영역과 사업체들을 |
유저는 사업체를 얻기 위해서는 그 주인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물론 그 이전에 다른 마피아의 일원들과 전투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하물며 가게 주인이 쉽게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협박이다. 만약 주인장이 저항하면 주변 기물을 파손해 겁을 주거나 상대를 철저하게 구타를 해야한다.그렇게 협박을 통해 보다 많은 돈을 빼앗을 수 있다. 협박의 강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주인은 쉽게 굴복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다. 단! 정도가 심하면 결국 오기가 생겨서 반항을 해 손쓸 방법이 없게 되니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정도가 심하면 이렇게 죽는 경우가 있다 |
▲사업체의 불법을 막기 위해 뇌물은 기본 |
운이 좋으면 사업체의 주인을 통해서 불법 사업체를 찾아낼 수 있다. 보통 합법적인 사업체의 지하나 건물 안에 어떤 사업체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곳에는 언제나 상대 마피아가 존재하니 싸움은 피할 수 없으니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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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피로서 갚는다
마피아는 서로 피가 섞이지 않았어도 가족이란 진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마피아는 자신의 형제들이 당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진 않는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복수(revenge)’ 시스템이다.
▲복수란 아련한 것 |
▲결국 피는 피를 부르는 법이다 |
유저가 상대 마피아의 일원을 죽이거나 영업소를 빼앗으면 복수 수치가 점점 오른다. 게임상에서 각 마피아의 상징적인 마크와 함께 빨간 막대가 차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상태에 따라 마피아의 일원들이 유저를 보고 싸움을 걸 수도 있고, 마피아 전체가 일어서 마피아 전쟁이 벌일 수도 있다.
▲이것을 통해 쉽게 현 상황을 알 수 있다 |
▲평시 불만이 쌓이면 이렇게 |
유저의 잘못된 선택 하나로 인하여 조직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유저는 조직을 위해 몸을 사리거나 아니면 보다 적극적으로 상대 마피아를 밀어붙이는 플레이를 할 것이다.
※ 괴력의 사나이? 게임 중에 은밀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필요로 하다. 그럴 때는 보통 암살이 주 목적이다. 암살은 요란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교살 도구(쇠줄과 같은 것)를 사용해 상대의 숨을 끊는 행위를 한다. 목을 조르니 소리가 나올 리도 없고 상대는 괴로워하다 죽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줄이 아니더라도 손으로 목 졸라 죽일 수 있다. 허나 한번 잡히면 거구의 사내도 풀지 못하니 주인공은 과히 괴력의 사나이라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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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내기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게임에서 최고의 직위는 바로 뉴욕의 ‘돈(대부)’이다. 유저들의 최종 목표는 바로 그 ‘돈’이 되는 것이다.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유저가 반드시 올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가족에게 받는 ‘존경심’이다. 이 존경심 시스템을 통해서 유저는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존경심의 등급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보다 유저는 강력해질 수 있다.
▲이것을 보라 이게 바로 서열이다 |
▲직위에 따라 대우도 달라지는 법 |
존경심은 마피아로서 행동에 따라 수치가 오른다. 보통 상대 마피아 일원을 죽이면 올라가고, 혹은 다양한 사업체를 늘리면 늘릴수록 존경심이 올라 인정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이 바로 등급과 직위이다.
등급은 레벨과 같은 개념이다. 등급을 높이면서 자신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이것은 RPG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친숙한 부분이다. 캐릭터의 능력은 보통 전투, 사격, 체력, 속도, 지능 다섯 개로 나눠져 있다. 등급이 오를 때 주어지는 포인트를 통해서 세세한 능력치를 올려 게임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직위는 패밀리 내의 계급이다. 처음에는 외부인으로 시작해 점차 부조직원에서 조직원으로 언더보스(부두목)에서 돈(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위가 존재한다. 직위가 오르면 주마다 들어오는 수입이 늘어나 자금의 여유가 생기게 될 것이다. 이것을 통해 다양한 물품을 구입해 게임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마피아는 당연히 사격이 아닐까? |
▲이렇게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
이런 과정에서 경찰과 마피아의 이목이 당연히 몰리게 될 것이다. 이것을 쉽게 유저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RPG처럼 쉽게 목록에서 다양한 항목들을 찾을 수 있다. 조직 내의 레벨과 마피아들의 적대 상태, 경찰의 감시도, 그리고 전과 등이 있다. 이것을 통해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며 현재 자신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 도심 속의 질주 대부 내에서는 다양한 차량들이 등장한다. 필자는 그 차량들의 이름은 모르지만 일반 트럭에서부터 시작해 고급스러운 승용차까지 당시 나왔던 차량들은 거의 출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차량들은 속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어느 차는 스타트부터 빠른 속도로 질주할 수 있는가 하면 어느 차는 일정 속도가 붙기 전까지는 느리게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차량들을 사용하여 도심 속에서 수많은 차량을 피하며 추격과 도주를 시행해야만 한다. 그럼 어디 한번 도심 속에서 무한질주를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
뉴욕을 손에 쥐는 그날까지
필자가 대부를 하며 느낀 것은 한편의 영화와도 같은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완벽한 한글화로서 영화에서 봤던 익숙한 장면들을 직접 감상하며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고, 새롭게 도입된 이야기 역시 영화와 소설의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거부감이 없었다. 마피아들끼리 뉴욕의 산업체들을 두고 싸움을 펼치는 것도 잘 표현했다.
▲부패 경찰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 |
▲축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단 아쉬운 것은 차량을 운전할 때 지나가는 자동차들이나 NPC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것 같다. 경적만 울려도 멀리 있는 차량들까지 피해주니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할까? 또한 뛰어난 음악과는 달리 그래픽 수준은 보통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는 영화와 소설을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대부의 내용과 함께 뉴욕의 마피아 세계의 진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 게임을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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