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컨버전의 모범답안이라 불러다오!(기어즈 오브 워)
2007.11.14 16:12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올해 초 Xbox360 전용 타이틀로 출시되어 전 세계적으로 수 백만 장을 팔아 치운 액션슈팅 게임 ‘기어즈오브워’가 드디어 PC버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Xbox360 타이틀이 출시된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PC버전이 출시된 것이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러한 생각으로 게임을 설치했지만 플레이해 본 후, 생각이 반대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오히려 Xbox360버전보다 PC버전에 손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 동시발매도 아닌 몇 달이 지난 후 출시한 PC버전에 이렇게 많은 신경을 썼을 줄 그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 PC버전 플레이 동영상. '기어즈오브워' PC버전은 PC컨버전의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PC컨버전의 모범답안을 제시
일반적으로 콘솔게임이 PC버전으로 컨버전 될 경우, 적합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문제(특히 콘트롤러), 그래픽 다운그레이드 등 여러 문제를 안게 된다. 이 경우 허술한 컨버전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일 뿐이다. 실제로 콘솔게임으로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지만 PC버전이 허술해 게이머들의 핀잔을 받는 게임도 많이 있다('PC컨버전만도 감지덕지'라는 말에는 필자도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기어즈오브워' PC버전은 마치 컨버전의 모범답안을 보는 듯 했다. 김연아 선수의 멋진 연기만큼 완벽하다. 그래픽, 인터페이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Xbox360급 혹은 그 이상이다. 여기에 새로운 스테이지까지 추가됐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 편집자 주: 컨버전(conversion)은 다른 환경에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것을 지칭한다. 보통 다른 게임 플랫폼에서 게임이 실행될 수 있도록 수정한 행위를 일컬어 '~로 컨저번했다'고 표현한다. '기어즈오브워'의 경우 본래 Xbox360 전용 게임이었지만 PC에서 구동이 가능하도록 컨버전 된 경우다. |
PC버전만의 재미, 5개 스테이지 추가
‘기어즈오브워’ PC버전에는 5개의 새로운 스테이지가 추가됐다. 물론 Xbox360버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스테이지다. 새로운 스테이지는 게임 후반부에 즐길 수 있는데, 5개 스테이지의 플레이타임은 약 30분~50분 정도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Xbox360 버전의 스테이지와 특별한 차이점이 없어 아쉽다.
그래도 추가된 스테이지 중에 보스전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위안이 된다. 보스는 ‘브루먹’이라고 불리는 녀석으로 거대한 이족보행 공룡과 비슷하게 생겼다. 단지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몸 여기저기에 다양한 현대식 무기를 장착하고 있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브루먹’과의 대결은 ‘기어즈오브워’의 모든 보스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몇 번 붙어보면 큰 어려움 없이 클리어 할 수 있는 적당한 난이도와 고정패턴이 아닌, 상황에 따라 변하는 ‘브루먹’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는 Xbox360버전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개발사가 충분히 인지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후속작에선 더 멋진 게임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 PC버전에서 추가된 보스 '브루먹'과의 전투 동영상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 18세 게임답게 적나라한 대사도 매력적이다 |
▲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
Xbox360급 그래픽과 뛰어난 최적화
PC버전의 그래픽은 Xbox360버전 이상이다. 물론 PC 모니터라는 점과 Xbox360버전 당시보다 발전된 언리얼 엔진3 개량버전을 사용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 있게 봐야 할 것은 PC버전의 뛰어난 최적화다. 필자가 플레이한 PC는 모니터를 제외하고 40만원~50만원 대(조립식 기준)에 구입할 수 있는 평범한 PC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PS(프레임 퍼 세컨드: 모니터에 초당 보여지는 장면 수. 높을수록 자연스럽게 보인다)를 측정해본 결과 평균적으로 35~40을 상회했다. 가끔 새로운 지역에 돌입했을 때 1초~2초 정도 멈추면서 로딩이 있었을 뿐이다. 초고급사양 PC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Xbox360만큼 혹은 그 이상의 깔끔한 그래픽 상태에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의 PC 사양 AMD 윈저 5200 / 2G RAM / Geforce 8600GT / DX 9.0c |
▲ PC버전은 Xbox360 못지 않은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 스크린샷 프로그램, 동영상 녹화 프로그램을 실행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저하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 언리얼 엔진 3의 특징인 광원효과 역시 그대로 살아있다 |
아쉬운 점 한 가지
분명 ‘기어즈오브워’ PC 버전이 뛰어난 풀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 한 가지가 눈에 띈다. PC버전에서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선 Xbox360 라이브에 가입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멀티플레이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Xbox 라이브는 유료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귀찮고 복잡한 가입절차를 차지하더라도 일정량의 정액요금을 지불해야 가입이 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인 PC 게임의 경우 패키지를 구입하면 온라인 게임이 아닌 이상 멀티플레이는 ‘무료’라는 통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PC 유저들로 하여금 이질감이 느끼게 한다. 그것이 콘솔게임에 뿌리를 둔 ‘기어즈오브워’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Xbox 라이브 요금 1개월 8800원 / 3개월 2만2000원 / 12개월 5만4000원 |
▲ '도전과제', '대결 모드(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선 유료 콘텐츠인 Xbox 라이브에 가입해야 한다 |
▲ 설치 전에 그래픽 카드, CPU 드라이버와 다이렉트X를 최신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버튼만 누르면 '기어즈오브워' 설치 프로그램이 알아서 업데이트 해주니 걱정말자 |
새로운 형태의 PC 패키지 게임 시대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
‘기어즈오브워’ PC버전은 PC에서 차세대 게임기급 그래픽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고 Xbox 라이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라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PC 패키지 게임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12월을 기점으로 PC와 Xbox360을 상호 연동시킬 수 있는 ‘라이브 포 윈도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말은 가까운 미래에는 그래픽을 포함해 PC게임과 Xbox360 게임의 경계선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쉐도우 런' 같은 PC와 Xbox360 연동 게임이 출시되긴 했지만, '라이브 포 윈도우'는 훨씬 강력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헉슬리’나 ‘킹덤 언더 파이어: 서클 오브 둠’ 역시 ‘라이브 포 윈도우’를 기반으로 서비스 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라이브 포 윈도우’를 새로운 트랜드로(그것이 강제든 아니든) 만들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기어즈오브워’ PC버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형태로 다가올 PC 패키지 게임 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과 같은 게임인 것이다. 게임팬이라면 과연 ‘기어즈오브워’ PC버전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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